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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회당 초청으로 유럽을 방문하고 어제(26일) 귀국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27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외교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최근 노무현 정부의 위기국면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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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집중제 ' 는 현실 속에 살아 있었다

권영길 대표,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동 및 '국가현안 대책회의 상설화' 제안

권 대표는 "국정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실언을 거듭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가면서 국정운영 자체가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며 "여야 정당은 ‘신당논란’과 ‘당권경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정당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호화판 술타령이나 벌이면서 국민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정부는 물류 파업 사태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파동, 새만금 개발 등 우리 사회의 주요한 현안문제가 터질 때마다 그때서야 뒷북치는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국정 현안을 해결해 나갈 능력과 시스템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한마디로 나라의 전체적인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나갈 ‘정치’ 자체가 실종되었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이어 노 대통령의 개혁성 상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온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실’ 운운하며 이라크에 한국군을 파병하더니, 이번에는 ‘실용’을 강조하며 굴욕적인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굴욕 외교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항의 시위를 ‘난동’이라고 규정하며, 노동 3권의 보장을 요구하는 공무원들의 투쟁에 ‘엄단’을 외치는 노무현 정부의 모습은 과거의 정권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권 대표는 "정부의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부동산 값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300만명의 신용불량자가 개인 파산 상태에 놓여 있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청년실업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SK글로벌에 대한 대책에서 보듯이 정부의 재벌정책은 후퇴하고 있고, 지난 2월부터 11번째 부동산가격 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하였지만 그 때마다 사후약방문격에 그치면서 ‘민생’은 완전히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노동당 대표가 조속한 시일내에 만나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촉구한다"며 노 대통령과의 회동을 제안했다.

권 대표는 "이러한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당면한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미회담과 다자회담을 병행하는 방안, 6~7월에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사문제 해결 방안, 국회정치개혁특위와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즉각 가동하여 본격적인 정치개혁에 착수하는 문제, 분양권 전매 전면금지제를 포함한 부동산 투기 대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 환수 방안 등 산적한 현안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또한 '제정당 국가현안 대책회의' 상설화를 위기극복의 방안으로 내놓았다. 그는 "그동안 여야 정당들이 북핵문제, 민생문제, 노사문제 등 주요한 국정 현안 문제에 대해 아무런 조정과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민주노동당이 참여하는 여야간 '제정당 국가현안 대책회의'를 상설화 해서 앞으로 일어날 여러 현안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순방기간 동안 진보세력의 반전평화운동 연대 호소"

권 대표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지역을 방문했다. 그는 프랑스 사회당 전당대회를 참관하고 피에르 모아 장조레스재단 이사장을 만나 민주노동당과 유럽 진보정당들의 교류·협력문제를 논의했다.

권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외교의 성과와 관련 "유럽순방기간 동안 이라크전쟁을 전후로 확산되고 있는 진보세력의 반전평화운동의 연대를 호소했다'며 "이번 유럽순방에서 EU의 중심국가인 독일의 집권당 사민당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또한 "장조레스재단은 민주노동당 지자체 활동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과 남반구 진보정당 간의 대화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민주노동당과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며 "특히 장조레스재단과 함께 올 하반기 서울에서 '세계진보진영 국제포럼'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미국의 일방적 세계구도를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한 축이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국제진보정당간 연대와 협력이 더더욱 필요하다"며 "민주노동당은 연대와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진보정당의 국제주의를 강조했다.

다음은 권영길 대표와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

- 현재 국정이 총체적 난맥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고, 취임 이후 천명한 개혁의 원칙을 어김으로써 혼란을 야기한 것이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은 노동자·농민·도시빈민 등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 입장에서 지지기반이 도와주기는커녕 제 목소리만 내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지기반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자·농민·서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서 정리할 수 있는 곳은 민주노동당뿐이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서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합의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통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 않다면 계속되는 대결은 국정 위기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 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인 신당이 출현한다면 어떻게 봐야 하는가.
"민주노동당은 노무현 정권이 성공하길 바란다. 개혁이 실현되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직간접적인 정치구조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정당은 진보정당이 될 수 없다. 현재 신당논의는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패권쟁탈전일 뿐이다. 국민들에게 당권논쟁으로 비춰져 있으며, 이런 신당논의는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중단되어야 한다."

- 이번 유럽순방의 성과는 무엇인가.
"한반도 평화정착은 동북아 평화와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유럽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반도가 미국의 패권주의적 행동의 새로운 전장으로 휩쓸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국면을 해소하여 평화를 확립하는 것이 미국의 패권주의를 막아내고자 하는 세계 진보세력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유럽순방기간 동안 이라크전쟁을 전후로 확산되고 있는 진보세력의 반전평화운동의 연대를 호소했다.

이번 유럽순방에서 EU의 중심국가인 독일의 집권당 사민당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사민당은 빠른 시일내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기간 동안 미테랑 대통령 당시 국무총리와 수상을 지낸 바 있는 사회당의 장조레스재단의 피에르 모와 이사장을 만나 프랑스 사회당과 민주노동당의 연대협력교류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장조레스재단은 민주노동당 지자체 활동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과 남반구 진보정당 간의 대화를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민주노동당과 함께 진행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민주노동당은 당의 상징을 담은 액자를 장조레스재단의 피에 모와 이사장과 사회당 카데르 아리프 남반구관계 국제서기에게 선물하였다. 특히 장조레스재단과 함께 올 하반기 서울에서 '세계진보진영 국제포럼'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일방적 세계구도를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한 축이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국제진보정당간 연대와 협력이 더더욱 필요하며 민주노동당은 연대와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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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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