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2신: 19일 오후 10시>

"수배생활은 창살 없는 감옥…그러나 '양심의 자유' 포기못해"
[현장] 25·26일 공개 건강검진 여는 한총련 정치수배 해제 모임


▲ 19일 한총련 정치수배 해제 모임은 공개간담회를 열고, 최근 한총련 관련 정치 수배자들 40여명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해병대에 지원하고 학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할 정도로 건강했다. 하지만 수배생활 3년째에 접어든 지금은 '이명증'을 앓고 있다. 어떤 날은 귓가에서 맴도는 소리 때문에 하루종일 아무일도 못하기도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그 예로 고향집에 가는 꿈을 꾸고 나면 소리가 더 커진다. 집에 계신 부모님께 다가가면 주변에서 잠복해 있던 형사들에게 잡혀가곤 하는 꿈인데 이 꿈은 매번 반복된다. 학교 한의대생에게 간이 검진을 받은 결과 '이 (수배)생활 끝내라. 30대가 넘으면 청력에 심각한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라는 답을 얻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주진완(28·동국대 국어교육 4년, 01년 사범대 학생회장·02년 총학생회장)

"만성 위염과 위궤양을 앓고 있다. 그래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체중이 수배 전보다 약 4㎏이 줄었다. 정확한 진단은 못 받았지만 허리도 좋지 않다. 학내 생활방에 잠자리가 부족하면 소파에서 자곤하는데 그 다음날이면 허리를 펼 수도 없고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 친구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니 그냥 되돌아 올 수밖에 없었다." - 김정숙(25·연세대 행정학과 4년, 01년 사회대 학생회장)


19일 오전 11시 30분 연세대 총학생회실에 수배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다름아닌 한총련 관련 정치 수배자들. 한총련 이적규정의 '원년'인 지난 97년부터 7년째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유영업(97년 목포대 총학생회장·제5기 한총련 의장권한 대행, 현 수배해제모임 대표)·송용한(제5기 한총련 지역간부)씨를 비롯 5명의 한총련 수배학생들이 얼굴을 마주했다.

창살없는 감옥, 그곳엔 병원이 없다 / 김이연심 . 박재광 PD
”수배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은 사회와의 차단”

지난 6일 연세대 학생회관 내에 사무실을 개소한 한총련 정치 수배해제 모임(이하 수배해제 모임)은 이 자리를 통해 의미있는 자료를 하나 공개했다. 이는 현재 수배 중인 한총련 소속 수배학생들의 건강상태에 대한 자료다. 수배해제 모임은 최근 각 대학의 한총련 관련 정치 수배 학생들 40여명의 건강 상태를 파악, 공개 간담회를 열고 이를 발표했다.

클릭! 수배해제 모임이 공개한 수배학생 건강상태
한총련 수배학생 건강상태 조사자료

이 자료에 따르면 수배학생들이 흔히 앓고 있는 병은 위염·위경련과 같은 '속병'과 허리 디스크와 같은 뼈 이상이다. 수배해제 모임 측은 "속병은 불규칙한 식사와 오랜 수배생활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일 것으로 짐작된다"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리 디스크는 불편한 잠자리가 주범이다. 대부분 수배학생들의 잠자리는 학내 생활방이나 학생회실 시멘트 바닥에 깐 스티로폼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학내를 기습한 경찰을 피하기 위해 2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다 인대가 끊어진 학생도 있다. 울산대 수배자 김기호(99년 부총학생회장)·박재산씨는 각각 인대와 무릎을 다쳤지만 물리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이미 몇몇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박제민(26·2000년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의장)씨 역시 고도근시로 시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위염·허리 디스크는 '기본'…신변 노출될까 걱정 전화도 30초 이하"
'양심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맞바꾼 이들


▲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오랜 수배생활로 인한 위궤양, 허리 디스크, 이명증 등의 신체 이상을 호소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몸으로 느껴지는 병만 얻은 것은 아니다. 오랜 수배생활은 특이한 버릇도 생기게 했다. 수배학생들은 전화통화, 외출 등 일반인에겐 일상적인 일을 하면서도 긴장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정숙씨는 "전화를 하다가도 상대방이 '근데 너 어디야'라고 물으면 '아니 왜 그런 걸 물어'라고 짜증을 내게 된다"고 토로했다.

송용한씨는 한 때 약 1년간 전화를 가까이 하지 않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화로 신변이 노출될까봐 전화를 멀리했다"며 "지금도 30초이상 통화를 하지 않는 버릇이 있어 통화가 길어지면 어떻게 해서든 전화를 끊으려 한다"고 말했다.

유영업씨는 어딜 가든 사람의 얼굴을 늘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유씨는 "(언제 형사가 나타날지 모르니) 나도 모르게 새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 가면 사람들 얼굴을 늘 유심히 기억하게 된다"며 "한때는 이런 버릇때문에 늘 머리가 어지럽고 식은 땀이 흘렀다"고 말했다. 수배생활은 몸 뿐만 아니라 이들의 정신도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몸과 마음을 망쳐가면서까지 이들이 수배생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송용한씨는 "이런 명분 없는 소모전이 대물림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는 "사실 요즘엔 연행이 돼도 재판에서 실형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징역보다 힘들다는 수배생활을 계속하는 이유는 수배해제 및 한총련 합법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우리와 같은 이들이 또 생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총련 최장기 수배자이자 수배해제 모임의 대표인 유영업씨는 "다들 건강이 좋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조사를 하면서 우리도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씨는 "이는 결코 한 두 명의 특별한 사례가 아닌 수배학생들에게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수배해제 모임은 "대학별 한총련 수배 학생들의 접수를 받아 공개 건강검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수배해제 모임은 "오는 25일 전남대에서의 검진을 시작으로 26일엔 서울·경기지역 대학 수배학생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와 보건의료노조 등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2년 이상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한총련 전·현직 대의원 및 간부는 총 189명. 수배해제 모임은 "앞으로도 수배자들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한편 건강검진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며 "접수사례가 늘어나면 결과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애완견도 병원가는 세상인데…" 20대 청년들이 몸은 ' 60대 노인 '

"인터넷 라디오 방송 개통 등 수배학생 사연 알리는 창구될 터"
지난 6일 연세대에 문 연 한총련 수배해제 사무실

▲ 지난 6일 개소한 한총련 정치수배 해제 사무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6일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3층에는 새로운 사무실 하나가 들어섰다. 그런데 개소한지 불과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이 사무실 문 옆에는 "이 사무실은 하루 빨리 문을 닫아야 합니다"란 카드가 붙어 있다.

이곳은 바로 '한총련 정치수배 해제를 위한 모임'의 사무실이다. 한총련 관련 수배학생들의 수배해제를 위해 공개 사무실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 이곳은 앞으로 수배학생들에게 일종의 '창구'역할을 하게 된다. 운영 또한 수배학생들이 직접 하고 있다. 현재 7년째 수배 중인 '한총련 최장기 수배자' 유영업(97년 목포대 총학생회장·제5기 한총련 의장권한 대행)씨가 이 사무실의 운영을 맡고 있다.

현재 수배해제 모임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수배학생 대상 공개 건강검진 및 건강상태 조사 △대통령 특별사면 요구 △인터넷 라디오 방송 등이다.

이미 공개 건강검진은 인도주의 실천 의사 협의회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라디오 방송도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야심작' 중의 야심작이다. 대학생들에게 널리 퍼져있는 사이버 방송을 통해 한총련 수배학생 문제를 자연스럽게 공론화 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이버 자키(Cyber Jockey)도 수배자가 직접 맡는다. 주인공은 송용한(제5기 한총련 지역간부)씨. 송씨는 "잔잔하고도 정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방송을 통해 한총련 수배학생들의 사연을 자연스럽게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인터넷 라디오 방송은 오는 20일 인터넷 채팅 사이트인 '세이클럽'(www.sayclub.com)을 통해 첫 시험방송을 거친 후 정식 방송을 시작할 계획.

유영업씨는 "이 사무실을 통해 한총련 수배학생들의 현황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한편 수배자들에겐 의사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김지은 기자


<제1신: 19일 오전 10시 30분>
"7년 수배생활에 내 몸은 '종합병원'"
"한총련 문제 인권차원서 접근해야"


▲ 한총련 소속으로 5년 장기 수배자인 윤용조씨. 5년 수배생활 후 윤씨는 심근염을 얻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강심제, 위염 치료제, 만성 천식성 기관지염 치료제 그리고 또 뭐가 있지… 아, 이젠 제가 무슨 약을 먹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수배생활 5년이 지난 지금, 윤용조(25·부산대 철학과 4)씨의 몸은 예전의 그것이 아니다. 25살의 청년인 그는 앞에 놓인 곰탕 한 그릇을 채 비우지 못했다. 위가 이전보다 많이 작아지고 안 좋아져 많이 먹지 못한다고 했다. 밥보다 더 잘 챙겨 먹어야 하는 것이 약. 항상 지니고 다니는 약만 세 종류가 넘는다. 양심과 신념을 지킨 결과로 그는 심신의 병과 헤아릴 수 없는 약들을 얻었을 뿐이다.

윤씨는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소속 정치수배 학생이다. 99년 인문대 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그는 자연스레 한총련의 대의원이 됐다. 그리고 그때부터 수배생활의 '역정'이 시작됐다.

수배자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은 학교다. 윤씨도 아예 학교 '생활방'에 살림을 차리고 모든 숙식을 학교 안에서 해결했다. 2002년 총학생회장에 선출되면서는 더욱 할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해 10월, 심장에 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3일간 거동을 하지 못했다. 그 이전해 1월에도 심장이 많이 아팠던 적이 있었지만 검진 받을 엄두조차 못낸 채 1년 반을 보내던 터였다. 학교 밖으로 빠져나갔다간 경찰에 잡힐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이제 안 되겠다. 어떻게든 검사를 받아보자'며 '병원행'을 서둘렀다. 결국 동생의 건강보험증을 빌려 서울의 큰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 수배생활 5년이 지난 지금 윤용조씨는 밥보다 약을 더 잘 챙겨먹어야 하는 몸이 됐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검진 결과는 '심근염으로 인한 심근종'. 담당의는 "딱히 이렇다할 치료책이 없으니 병을 악화시킬 일을 하지 않고 호전되길 기다리는 게 최선책"이라며 "달리기 등 심장에 무리를 줄 만한 활동은 금물"이라고 했다. 특히 긴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가장 위험한 적이다.

하지만 수배자에게 '긴장'이란 친구나 마찬가지다. 어딜 가든 '보는 눈'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어도 절대 돌아봐선 안 된다. 그는 이것을 "몸에 배인 긴장감"이라고 말했다. 오랜 수배생활이 그의 병을 키운 셈이다.

가장 황당했던 이들은 가족이다. 특히 부모님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는 "4년만에야 제대로 얼굴을 볼 수 있게 됐는데 아들 몸이 이 지경이니 부모님이 제일 놀라셨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찰에 신변이 넘겨진 상태다. 올해 1월 경찰은 윤씨가 입원해 있던 부산의 모 병원으로 찾아와 그의 부모님에게 '신변인도서'를 요구했다. 자식의 몸이 우선이니 아버지는 경찰이 요구하는 대로 요구서를 써주었다. "어쨌든 결국 사정이 이리 됐으니 설마 구속 수사를 하리란 생각은 안 했죠. 몸이 아프니까 어느정도 배려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던 게 사실이예요." 하지만 검찰은 불구속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사보류'라는 통보를 해왔다.

윤씨는 "3개월쯤 몸이 호전되기를 기다렸다가 괜찮아지면 구속 수사하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앓고 있는 병은 치료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작정 조심하는 수밖에 없거든요. 구속이 되면 차라리 편한데 그러면 내 신념을 버리게 되는 꼴이 되니 이제껏 참아왔는데, 결국 몸이 안 좋아져서 이렇게 된 거죠"라며 씁쓸해 했다.

▲ 25세의 청년인 그는 곰탕 한그릇을 채 비우지 못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수사보류가 됐다고 해서 긴장감을 늦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유한 수사 보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 경찰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아직도 그를 엄습해온다.

"수배 학생들은 어딜 가나 주변을 의식하게 돼요. 그러다보니 어디든 혼자 가길 꺼려하는 일은 몸에 배게 돼요. 게다가 저는 아직도 법적으로는 '수배자'이고 언제 검찰이 '구속 수사' 결정을 내려서 다시 잡아갈지 모르는 상태니까요."

윤용조씨는 부산대에만도 자신같은 수배학생이 10명이 더 있다고 했다. "2년 차는 축에도 못 끼죠. 최고 5년차에서 3년차, 4년차까지. 생활이 불규칙하고 먹고 씻고 자는 걸 제대로 못하니 위염은 기본적으로 다 가진 병이고요. 사실 그건 병이라고도 할 수 없죠. 십이지장궤염, 신장염… 등 앓고 있는 병도 다양하죠. 병을 키우고 있는 셈이예요. 어차피 검진을 제대로 받아도 치료를 할 수 없으니까 일부러 받지 않는 애들도 있어요. 불안감만 커지니까…."

"수배생활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다"
한총련 장기 수배 학생들, 공개 건강 검진 추진


▲ 이미 사회단체들은 "한총련 문제는 정치적 문제를 넘어 인권 침해의 문제로 발전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열린 <한총련 합법적 활동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
ⓒ 김지은
한총련 장기수배자 중에서도 최고참 격인 유영업(97년 목포대 총학생회장·제5기 한총련 의장 권한대행)씨는 이는 비단 윤용조씨만 겪고 있는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생활 자체가 안정치가 않으니까요. 저만해도 7년 동안 수배생활을 하면서 전국을 떠돌아다녔어요. 잠자리라고 해봤자 학교 내 생활방 시멘트 바닥에 깐 스티로폼과 장판이 전부고."

심적인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다. 유씨는 "사회적인 고립감과 정신적인 긴장감 속에 몸과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망가져 간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이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이뤄지고 있는 거죠. 정부가 한총련 합법화 문제를 더 이상 정치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한총련 정치수배 해제를 위한 모임(이하 수배해제 모임)이 19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상황이 더욱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수배해제 모임에서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한총련 수배학생 중 현재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학생은 서울·경기 지역만 40명이 넘는다.

고도근시로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인 경기대 박제민(26·2000년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의장)씨를 비롯해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이명증을 앓고 있는 주진원(2002년 동국대 총학생회장)씨 등은 이미 몇몇 언론의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경우다.

이밖에도 수배학생들이 앓고 있는 병은 간경화·출혈성 비염·허리 디스크 등 '종합병원' 수준이다. 경찰의 기습을 피하다 학내 건물에서 뛰어내려 인대가 끊어진 경우도 있다. 수배생활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학생도 있다.

한총련 합법적 활동 보장을 위한 범사회인 대책위(이하 한총련 합법화 대책위)는 지난해부터 "한총련 문제를 인권적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정부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강위원 한총련 합법화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한총련 수배학생들이 받는 인권 침해는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부적응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해 8월 한총련 합법화 대책위는 한총련 이적단체 규정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한총련 합법적 활동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통해 "한총련 수배자들의 건강과 가족들의 정신적인 고통은 날로 악화돼 한총련 문제는 정치적 의사표현과 자유의 문제를 넘어 인권의 문제로 발전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배해제 모임은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회와 함께 오는 26일 한총련 소속 정치 수배학생들의 공개적 건강검진을 실시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에 앞서 19일 연세대에서는 한총련 수배학생들이 직접 나와 현재의 상황 및 공개 건강검진 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는 한총련 수배학생들이 직접 이들의 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처음 내는 자리로서 의미가 있다.

19일 이 자리에 나올 예정인 한총련 소속 수배자 유영업(수배해제 모임 대표)씨는 "이는 수배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의 건강상태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자리인 동시에 정부에 한총련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항의의 표시를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