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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공희정


7대 종단을 비롯한 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임동원 통일부장관의 해임 요구와 8.15 민족대축전 평양행사를 둘러싼 일부언론의 비판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시민사회단체들이 특정 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한 적은 많았지만, 오히려 퇴진 반대를 주장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임 장관 해임과 관련 이들은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문제를 당리당략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 것과 임장관 해임요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경실련, 참여연대 등 10개 여성·시민단체 대표들은 30일 8.15 민족공동행사추진본부의 방북활동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단의) 돌출행동에 대해 파문을 확대시켜 정치공세로 활용하는 것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참여연대 2층 느티나무카페에서 발표문을 낭독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 이경숙 대표는 "대표단들은 국민들의 비판과 염려를 겸허히 받아들여 향후 통일운동의 발전을 위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사회도 일련의 돌출행동이 남북교류의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용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들은 특히 발표문을 통해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이번 돌출행동을 빌미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바탕을 두고 민족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돌아온 대다수 방북 대표단 활동의 성과를 반국가적인 것으로 매도하거나 북한에 이용된 것처럼 왜곡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과장, 확대하면서 우리 사회를 극단의 이념갈등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언론과 정치권의 기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배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우리 시민사회는 파문을 확대시켜 정치공세로 활용하면서 사회를 갈등과 대결적 국면으로 몰고가는 냉전적 사고와 행동을 중지하라"면서 "이번 사태가 남북관계를 후퇴시키거나 민간단체의 통일 노력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서는 안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여연의 이경숙 대표는 임동원 통일원 장관의 해임안과 관련 "일부 방북단의 돌출행동을 일부 정치권에서 정쟁화시키고 있다"면서 "임장관의 사임은 현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의 기조를 표류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장관 해임 문제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환경운동연합 서주원 사무처장도 "언론들은 일부 방북단 인사들의 돌출행동만 부각시키고 성과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 않다"면서 "임동원 장관의 해임요구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김동춘 정책위원장(성공회대 교수)도 "방북단 파동은 일부 보수 언론과 보수층에 의해 과대포장되었으며 정치공세이므로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번 파문 통해 통일에 걸림돌이 되는 법,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하고, 사회 전체 분위기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또 "DJ가 일부 언론의 여론몰이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면서 "방북단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작업 등으로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와 학술단체협의회, 한국산업사회학회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15방북단 일부의 행위 등을 둘러싼 이념적 왜곡과 정략적 정쟁으로 삼는 행태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최근 언론 세무조사에 따른 언론의 보복적 의도나 내년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일부 정치세력의 정략적 의도가 개재돼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실련 통일협회도 30일 별도 성명을 내고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의 순수하지 못한 남북, 남남대결 유도 행위는 가장 대표적으로 통일부 장관 퇴진 요구에서 드러나고 있"며 "이러한 행위는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북쪽과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화해·평화·통일의지와 위신을 현저하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협회는 또 "평양에서 벌어진 일부 돌출행위는 당사자와 민간단체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통일부 장관 해임안을 제안한 정치권이 자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종교계에서도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개신교, 불교, 성균관,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종단은 31일 오전 서울 세실레스토랑에서 종단 수장회의에 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임동원 통일부 장관 해임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7대종단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나라당과 자민련을 방문해 임 장관 해임 요구 반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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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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