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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가 때아닌 필화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방일보>가 최근 피바다 찬양기사로 인해 책임자 처벌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군 관계자들의 안일한 북한관이 낳은 우려할 만한 사건이라는 시각과, 통신사의 보도를 인용한 것을 갖고 언론사 고위 책임자들까지 집단 처벌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선 군장병들을 대상으로 발행되고 있는 <국방일보>가 최근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듯한 논조로 북한의 '피바다 공연'을 기사화한 뒤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신문부장과 편집실장 면직, 편집과장과 취재과장의 징계위원회 회부'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이번 <국방일보> 사태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면서 계속해서 비난을 퍼붓고 있는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책임자 처벌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방일보>는 지난 3월 22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한 '피바다' 1500회 공연 소식을 전하면서 "혁명가극 '피바다'1500회 공연, 주체사상을 구현한 사상적 내용의 심오성과 혁명적 대작의 참다운 품격을 완벽하게 갖춘 명작, 장군님의 정력적 영도에 의해 가극예술의 대 전성기가 펼쳐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또 "김주석 창작 지도한 혁명연극, 주체사상 구현 완벽한 명작"이라는 부제도 달았다.

<국방일보>의 이런 보도가 나간 뒤 현역 및 예비역 군 관계자를 중심으로 비난이 쇄도했다. 이들은 <국방일보>의 이번 보도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 기사를 읽은 국 장병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한나라당 강창성 의원은 4월 18일 국회 국방위에서 "경악을 금치 못할 기사"라며 "국방부가 만드는 국방일보인지, 북한 노동신문인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게재경위를 추궁하기도 했다.

4월 21일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이와 관련해 남한의 <국방일보>가 최근 북한의 혁명가극 '피바다' 공연 관련 기사를 게재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방송>은 "남조선 국방부에서 발행하는 신문 <국방일보> 3월 21일 부에 '혁명가극 피바다, 1500회 공연'이라는 제목과 함께 공연소식이 사진과 함께 실려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방일보>는 김일성 주석이 창작 지도한 혁명가극, 주체사상을 구현한 완벽한 명작 등의 소제목과 함께 피바다 공연에 관한 <조선중앙방송>의 보도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고 전했다.

<국방일보>는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자 사과내용을 담은 해명의 글과 함께 책임자 면직, 그리고 징계위원회 회부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국방일보>는 21일 "本報 '피바다 공연'보도 물의"라는 사고를 통해서 "<국방일보>는 올 1월부터 '북한의 오늘'면을 신설, 매주 1회씩 정기적으로 운용해 왔다, 이는 세계 각국의 군대 중 가장 높은 학력수준을 지니고 있는 우리 장병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려줌으로써 장병들 스스로 확고한 대적관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고 전제한 뒤 "최근에 문제가 된 '피바다 공연' 관련기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국내 통신사가 북한조선중앙방송 보도를 인용해 이미 기사화한 것으로 체제 공고화를 위해 문화예술계에까지 우상화에 혈안이 되고 있는 북한의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국방일보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통신사의 기사를 전재함으로써 결국에는 북한의 주장을 전한 것과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또 북한의 주장임을 나타내는 인용부호를 표기하지 않은 편집기법상의 실수로 이 같은 오해와 부작용을 더욱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또 "<국방일보>는 이번 파문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특히 불철주야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에게 송구스러움과 함께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국방일보>는 지금 철저한 반성과 더불어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국방홍보원은 이번 파문의 책임을 물어 20일자로 신문부장과 편집실장을 면직시키고, 편집과장과 취재과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바다'는 '꽃파는 처녀' '당의 참된 딸' '금강산의 노래' 등 북한의 5대 혁명가극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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