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개막전 패배 후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초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단 2안타로 3점을 뽑아내는 경제적인(?) 야구를 선보이며 3-1로 승리했다. 지난 23일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서 2-8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한화는 이후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SSG와의 주중 3연전에서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3승1패).

한화는 1회 채은성의 볼넷 때 나온 SSG 선발 박종훈의 폭투로 3루 주자 요나단 페라자가 홈을 밟으며 결승점을 뽑았고 8번 임종찬이 팀의 유일한 장타(2루타)와 함께 1타점1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마운드에서는 3명의 투수가 SSG타선을 상대로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특히 한화 마운드는 개막전 류현진의 패배 이후 3명의 투수가 연속으로 선발승을 따내면서 시즌 초반 강력한 선발진의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4188일 만에 복귀전 치른 류현진의 아쉬운 투구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 그리고 KBO리그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괴물투수' 류현진의 복귀였다. 2012 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빅리그에서 10년 동안 활약하며 통산 78승4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3.27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올렸다. 류현진은 팔꿈치 수술 후 복귀했던 작년에도 11경기에서 3승3패3.46의 준수한 활약을 통해 여전한 경쟁력을 증명했다.

류현진의 구위와 경험 등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빅리그에서 2~3년 정도는 충분히 활약할 수 있었지만 30대 중반의 류현진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하는 구단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류현진의 계약이 미뤄지는 사이 류현진은 더 늦기 전에 친정팀 한화의 부활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고 지난 2월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 원이라는 KBO리그 역대 최고대우를 받고 한화에 전격 복귀했다.

계약시기가 다소 늦긴 했지만 개인훈련을 통해 충분히 몸을 만들었던 류현진은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등판해 9이닝9피안타9탈삼진3실점을 기록했다. 전력으로 투구하기 보다는 구위를 점검하고 투구수를 늘리기 위한 등판이었지만 한화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시범경기부터 매진이 되는 등 '류현진 효과'로 열기가 뜨거웠다. 최원호 감독도 개막전 선발투수로 일찌감치 류현진을 낙점했다.

하지만 큰 기대를 모으고 등판했던 류현진의 국내 복귀전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2회 신민재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 2점을 허용한 류현진은 2-2로 맞선 4회말 투구에서도 2사 후 2루수 문현빈의 실책이 빌미가 되면서 추가로 3점을 더 내줬고 2-5로 뒤진 4회 마운드를 내려왔다. 3.2이닝6피안타3사사구 무탈삼진5실점2자책. 엄청난 기대를 모은 '괴물투수'의 국내 복귀전임을 고려하면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와 투구내용이었다.

물론 4회 2사 후 문현빈이 신민재의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했다면 그대로 이닝이 끝났을 것이기 때문에 이날 류현진이 기록한 5실점 중 3점은 류현진의 책임이 아니다. 여기에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와의 경기 이후 무려 4188일 만에 KBO리그 경기에 등판하면서 마운드 적응문제와 심리적인 흥분도 있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개막전 결과만 보고 함부로 류현진의 올 시즌을 예측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류현진 이후 3연속 선발승, 다음은 문동주

류현진의 투구는 앞으로 점점 나아질 거라 기대할 수 있지만 그와 별개로 한화가 개막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꽤나 실망스러웠다. 류현진을 포함해 6명의 투수가 등판해 4명이 실점을 했고 타격에서도 3회와 4회 1점씩 추격해 동점을 만든 후 5회부터는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개막전의 아쉬운 패배 이후 한화는 내리 3연승을 달리며 시즌 초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특히 류현진 이후 등판한 선발투수들의 활약이 매우 눈부시다.

한화는 24일 경기에서 한국생활 3년째를 맞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가 선발 등판했다. 2022년 5승에 이어 작년 11승으로 류현진이 없던 한화 마운드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준 페냐는 24일 경기에서 6.2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1사사구4탈삼진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한화의 8-4승리를 견인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105만 달러에 재계약한 보람이 있는 페냐의 시즌 첫 등판 결과였다.

장소를 서울에서 인천으로 옮긴 한화는 25일 SSG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김민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화요일 선발은 일요일에 다시 등판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14승 이후 지난 2년 동안 7승17패에 머물렀던 김민우의 등판은 다소 위험해 보였다. 하지만 겨우내 부활을 위해 많은 땀을 흘린 김민우는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2피안타3사사구6탈삼진 무실점의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27일은 좌완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의 차례였다. 작년 전반기 5승1패2.61을 기록한 후 후반기 2승7패4.60으로 부진했던 산체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총액 75만 달러에 한화와 재계약했다. 그리고 산체스는 시즌 첫 등판에서 5.2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2사사구8탈삼진1실점의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SSG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적어도 첫 경기는 작년 전반기를 보는 듯한 투구내용이었다.

한화는 28일 경기에서 작년 신인왕이자 한국야구의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가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한화에서 5번째로 선발 등판하지만 문동주가 올해 한화의 5선발이라고 생각하는 야구팬은 아무도 없다. 만약 문동주마저 시즌 첫 등판에서 위력적인 구위로 한화의 시즌 첫 스윕(3연전 전승)을 이끈다면 올 시즌 한화팬들은 시즌 전에 기대했던 강력한 선발진의 위력을 초반부터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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