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3월 A매치 2연전에 나서는 축구 국가대표팀 소집일이 다가왔다.
 
황 감독은 지난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는 21일(홈)과 26일(원정) 열릴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4차전에 출전할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모습과 결과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뒤를 임시로 이었던 황 감독은 아시안컵 대회 중 다툼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이강인, 손흥민을 동시에 발탁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외에도 조규성, 이재성, 김민재, 황인범, 설영우, 김진수와 같은 대표팀 핵심 전력을 대거 소집한 황 감독은 주민규, 정호연, 이명재와 같은 리그에서 절정의 기량을 뿜어내고 있는 자원들을 최초 발탁하며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처럼 임시 감독 체제임에도 불구, 대표팀 명단 발표에 많은 시선이 쏠린 가운데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하며 붉은 유니폼을 입는 선수들이 존재했다. 바로 김문환, 조유민, 백승호, 송민규, 권경원, 이창근이 대표팀 복귀 소식을 알린 것이었다.
 
꾸준한 상승세, 스스로 증명한 '복귀 이유'
 
약 1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A대표팀에 합류한 이들은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을 지휘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아래에서 중용을 받았으나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줄곧 외면받았다. 카타르 월드컵 우측 수비를 책임지며 4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을 선보였던 김문환은 지난해 3월 소집 이후 1년 만에 대표팀 복귀를 알렸다.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전북 현대를 떠나 카타르 알 두하일 SC에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문환은 대표팀의 고질적인 측면 수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한국 무대를 떠나 카타르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김문환은 빠르게 주전을 차지, 크리스토퍼 갈티에 감독의 꾸준한 신뢰 아래 리그 16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문환과 마찬가지로 백승호 역시 1년 만에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2023시즌 종료 이후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잉글랜드 2부리그 버밍엄 시티로 새 둥지를 튼 백승호는 빠르게 주전 자리를 확보하며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리그 10경기 출전 중 7경기에 선발 출전해 소속팀 핵심 중원으로 자리잡은 백승호는 기존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3선과 2선에서의 유연한 연결 고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에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송민규-이창근-권경원의 복귀 역시 이목을 끌고 있다. 전북 공격 핵심으로 완벽하게 자리잡은 송민규는 시즌 개막 이후 공식전 5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주역인 권경원 역시 2024시즌을 앞두고 K리그에 복귀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해 리그 최다 실점(76점)으로 강등 위기까지 직면했던 수원 FC의 수비 불안 해소 적임자로 팀에 입단했던 권경원은 빠르게 팀 수비 중심으로 활약하며 3라운드 종료 기준 팀의 리그 최소 실점(2점)에 기여, 녹슬지 않은 수비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권경원에 이어 최후방을 지키는 대전 하나 시티즌 이창근 골키퍼도 K리그에서 놀라운 활약을 바탕으로 4년 만에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전의 골문을 지켰던 이창근은 K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선방(133개)을 기록하며 놀라운 퍼포먼스를 뽐내며 리그 최상급 실력을 선보였다. 리그에서의 미친 활약을 바탕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이후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창근과 함께 대전 출신으로 활약하며 카타르 월드컵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조유민도 1년 만에 대표팀 복귀에 성공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대전을 떠나 UAE(아랍에미리트) 샤르자로 이적을 택한 조유민은 빠르게 중동 무대 적응에 성공하며 팀의 수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꾸준한 상승세 속 스스로 복귀 이유를 증명한 이들은 황 감독의 꾸준한 관찰 아래 대표팀에 복귀했다. 클린스만 감독 시절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클린스만 감독은 꾸준하게 대표팀 명단 이슈에 연루되며 화제를 낳았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좋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대표팀 명단에 발탁되기도 했으며 K리그 경기는 등한시하며 새 얼굴 발굴에 전혀 노력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논란을 자초했다. 결국 아시안컵에서의 최악의 경기력과 결과를 기록하며 파국을 맞았던 클린스만 감독은 끝까지 자기 위로 식의 발언을 일삼으며 한국에서의 퇴장을 알렸다.
 
황 감독은 클린스만과는 달랐다.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을 동시에 업무 수행하는 '임시' 감독에 불과하나 본연 업무에 충실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을 선발함과 동시에 누구나 좋은 모습을 선보이면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다는 공식을 재차 입증하며 다소 죽어있던 대표팀 분위기에 활로를 불어넣었다. 이제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인 태국과의 2연전을 앞두고 있다. 2연전에서 최소 1승 1무의 성적을 기록할 경우, 대표팀은 월드컵 최종 입성 관문인 최종 예선으로 향하게 된다.
 
중요한 2연전을 앞둔 시점, 꾸준하게 좋은 모습으로 대표팀에 오랜만에 복귀한 선수들의 활약은 어떠할까. 이들의 활약을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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