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에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도스틀리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한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에 득점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실점에 아쉬워하는 한국 선수들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도스틀리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한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에 득점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어린 선수들의 축구화가 폭설에 파묻혔다. 양쪽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과 경기장 표시선만 눈을 치운 상태로 축구가 시작된 것이다. 조건은 비슷한 입장이지만 그래도 후반전 호주의 동점골은 눈밭에 걸려 더 나아가지 않은 덕을 본 셈이다. 9월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FIFA(국제축구연맹) U-20 여자 월드컵 본선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대만은 물론 개최국 우즈베키스탄까지 이겨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박윤정 감독이 이끌고 있는 20세 이하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 5시(한국 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도스트리크 스타디온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U-20 여자 아시안컵 A조 첫 게임에서 호주에 1-2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슛 4개 모두 유효슛으로 찍은 호주의 결정력
 
사실 우리 선수들도 첫 골을 눈 덕분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25분에 배예빈이 얻은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호주 골키퍼가 미끄러운 공을 단번에 잡아내지 못해서 골을 넣은 것이다. 김신지가 오른발로 올린 프리킥 크로스가 호주 골문 앞으로 날아올 때 클로에 링컨 골키퍼가 나와서 쉽게 잡아내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공이 미끄러지며 뒤로 흘렀고 한국 팀 주장 전유경이 오른발로 차 넣은 것이다.

자신감을 얻은 우리 선수들은 49분에 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아 박제아의 헤더 슛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클로에 링컨 골키퍼가 이번에는 놀라운 순발력으로 날아올라 구석으로 향하는 공을 멋지게 잡아냈다.

73분에 호주의 결정적인 동점골이 나왔다. 라라 구치의 스루패스 타이밍이 좋았지만 한국 페널티 에어리어 밖 눈밭에 떨어지며 공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바람에 페타 트리미스가 달려나가 오른발 슛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에 한국 벤치에서는 박수정 대신 양은서를 실점 직후 들여보내고, 4분 뒤에 배예빈 대신 강은영까지 들여보내 보다 공격적으로 변화를 주문했지만 호주의 수비 집중력이 우리보다는 한 수 위였다. 
 
원채은 눈밭 뚫고 드리블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도스틀리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한국과 호주의 경기. 한국 원채은이 드리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원채은 눈밭 뚫고 드리블 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도스틀리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한국과 호주의 경기. 한국 원채은이 드리블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90분에 호주의 왼쪽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가 이어졌고 여기서 우리 수비수들의 세컨드 볼 집중력이 흐려지는 바람에 뼈아픈 역전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번에도 라라 구치의 짧은 어시스트가 빛났고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나오미 토마스-친나마의 감각적인 오른발 슛이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한국 골키퍼 우서빈이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랐지만 미치지 못하는 골이었다.

한국의 주장 전유경은 후반 추가 시간 4분에 교체 선수 양은서의 좋은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극장 동점골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호주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나고 말았다. 

우리 선수들은 13개의 슛 중에서 5개를 유효슛으로 찍어내며 38.5%의 슛 정확도를 기록했지만 호주는 4개의 슛 모두를 유효슛으로 기록하는 놀라운 정확도로 멋진 역전승을 이끌어낸 것이다.

조 2위 이상의 성적으로 4강 토너먼트에 올라가야 FIFA U-20 월드컵 본선 티켓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은 3월 6일(수)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대만을 만나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

AFC 20세 이하 여자 아시안컵 A조 결과
(3월 3일 오후 5시, 도스트리크 스타디온 - 타슈켄트)

한국 1-2 호주 [골-도움 : 전유경(25분) / 페타 트리미스(73분,도움-라라 구치), 나오미 토마스-친나마(90분,도움-라라 구치)]

◇ 한국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박수정(73분↔양은서), 전유경
MF : 김지현(46분↔고은빈), 원채은, 김신지(46분↔황다영), 배예빈(77분↔강은영)
DF : 박제아, 엄민경, 양다민, 정유진
GK : 우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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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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