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의 의견을 적대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일종의 편견이다. 사회의 보편적인 관습을 이해하는 것은 갈등 해소를 위해 필요하지만, '과도한 일반화'가 이루어지면 타인을 분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모든 사람이 나를 안 좋게 본다'고 타인의 의도를 의심하다 보면 사람을 만나는 게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여성 폭행 사건과 은둔설 등으로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다는 최홍만에게 오은영이 건넨 조언이다. 20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운동선수 겸 방송인 최홍만이 출연해 고민을 털어놓았다.
 
최홍만은 218cm, 160kg의 거구를 바탕으로 씨름 천하장사이자 격투기 선수로 명성을 떨쳤다. 뛰어난 끼와 쇼맨십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방송활동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최홍만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절에도 크고작은 구설수에 휘말리며 평가가 엇갈렸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별다른 활동 없이 어느샌가 팬들에게 잊혀져 있었다.
 
최홍만은 5년 가까이 고향인 제주도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며 그동안 격투기 시합과 방송 출연 등 많은 제의가 있었음에도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최홍만은 "사람을 만나기가 싫다.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벗은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누구보다 강인하고 자신감 넘칠 것 같았던 최홍만이, 정작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올리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출연 결정도 약 1년 만에 승낙했다는 최홍만은, 그동안 꾸준히 운동을 해왔고 복귀에 대한 준비도 모두 마쳤음에도 망설이다가 번번이 무산되었다고 한다. 최홍만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게 두렵다"며 "이유는 잘 모르겠고 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과거에 활동할 때는 누구보다 사람을 좋아하고 두루두루 인맥도 넓었다는 최홍만이 갑자기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오은영은 사전에 실시한 다면적 인성검사(MMPI)를 토대로 최홍만이 "사람이 주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지각이 불안정하고,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다"는 분석을 내렸다. 오은영은 "사람의 시선이나 관계가 힘들어지면서 자신을 보호하기위한 본능적 회피를 하고 있다. 회피도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어버리면 어느새 사람이 일상적으로 하던 일도 두려워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최홍만은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눈에 띄는 체형으로 주목받는게 일상이 되면서 유독 "안좋은 말만 유독 귀에 꽃히더라."는 고충을 밝혔다.

하루는 큰 키 때문에 지하철을 탔다가 실수로 머리를 다쳐서 출혈이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놀라서 쳐다보는 사람의 시선마저 조롱처럼 느껴졌다고. 또한 초등학교 때의 가족여행이 마지막이라는 최홍만은, 사람들의 이목을 피하고자 가족들과 시간도 포기해야했던 아픔도 털어놨다.
 
또한 최홍만이 운동선수이자 방송인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얻게된 또다른 고충은 수시로 '가십의 대상'이 되어야했다는 것이다. 최홍만은 경기에서 이겨도 '약한 상대를 이겼다.'고, 지게 되면 '실력이 거품'이라는 비난을 들어야했다. 방송활동이나 사업을 하면 '운동선수가 노력은 하지않고 한눈을 판다.'는 오해에 시달려야했다.
 
부정적인 의미로 화제가 된 중국 파이터 이룽과의 대결에서는 자신보다 42cm나 작은 선수에게 충격적인 TKO 패배를 당하면서 당시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일제히 냉담한 반응을 들어야했다. 최홍만은 자신을 향한 악플을 보지않으려고 해도 여기저기서 듣게 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 최홍만의 여자친구에게까지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이 쏟아졌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최홍만에게 가장 오점으로 남은 사건은 '여성 폭행' 사건이었다. 최홍만은 자신이 운영하던 주점에서 여성 손님과 시비가 붙어 폭행 혐의로 경찰 입건되었다. 최홍만은 당시 사건에 대해 "주점의 콘셉트가 남녀간 자유로운 만남이 이루어진 헌팅포차였다. 그런데 합석했던 남자들이 돈을 안 내고 도망갔다. 화가 나서 술을 마시다가 취한 여성 손님들이 제게 와서 이것저것 요구하다가 옷을 잡아 끌었다. 저는 자연스럽게 뿌리쳤는데 이걸 폭행이라고 여성들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하지만 대중들은 진실보다는 가십에 더 주목했다. 아직도 최홍만에게 "진짜 때렸냐?"며 당시의 사건을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사연을 들은 오은영은 "최홍만은 타고난 체격 때문에 많은 오해를 받아오면서 상황을 최대한 피거나 약자처럼 행동하는 데 익숙해졌다"며 "고개를 돌리거나 어깨를 움츠리는 것은 '당신을 공격할 마음이 없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오은영은 "최홍만이 회피 행동을 보였을 때 대다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일부는 '최홍만이 생각보다 약하네'라고 얕잡아보는 사람도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오은영은 "그런데 그런 사람이 과연 나의 인생에서 의미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오은영은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고 강조하며 "타인의 감정과 행동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 때 후회가 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최홍만에게 필요한 것은 '악연'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으로 오은영은 최홍만이 사람들의 편견으로 상처를 받은 것처럼, "최홍만 또한 사람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편견이란 부분적인 단서를 가지고 일반화하는 생각을 의미한다. 최홍만이 그동안에 겪었던 사건들도 인하여 사람들의 시선과 의도를 경계하는 것도, 일종의 편견이라는 것이다.
 
또한 오은영은 사람이 두렵다는 최홍만의 내면에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긍정적이고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반전 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따뜻할 수만은 없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에 대하여 오은영은 "사람들의 냉담한 반응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최홍만의 마음은, 순수하고 순진한 어린 아이같은 측면이 있다"며 "최홍만은 습관화된 회피 행동으로 인하여 고립되어 있다. 지금 최홍만에게 필요한 건 오히려 타인과의 소통"이라고 당부했다.
 
오은영은 최홍만을 위한 솔루션으로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강물이 모여서 바다로 가듯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는 게 중요하다. 무례한 상황에서는 우물쭈물 하지 말고 단호하고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라는 조언을 전하며 대인기피증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한 연습을 통한 노력을 강조했다.
 
5년 만의 복귀를 앞둔 최홍만은 "그동안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해준 분이 없었다. 제 마음을 알아주신 게 신기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은퇴 경기는 꼭 보고 싶다고 기대하는 패널들에게, 최홍만은 "두 번은 할 것"이라고 약속하여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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