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 SBS

 
지난해 연말 KBS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폐지를 결정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산 데 이어 새해 1월부터 타 방송사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일련의 보도에 따르면 SBS의 장수 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아래 '세상에 이런 일이')가 폐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관계자의 입을 빌어 "아직 입장 정리중"이라는 내용도 들려왔지만 높지 않은 시청률과 화제성 등을 종합해볼 때 지난 1998년부터 올해로 무려 26주년을 맞게 된 <세상에 이런 일이>는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폐지설이 대두된 가장 큰 이유는 '적자'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OTT, 유튜브 등의 강세와 맞물린 방송사들의 매출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구조조정 본격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몇몇 예능, 교양 프로들이 도마 위에 올랐고 결국 <세상에 이런 일이> 역시 칼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해로 방영 26주년... 피하지 못한 칼바람​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 SBS

 
지난주 13일 방송을 통해 통산 1260회 째를 맞이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주로 목요일 또는 화요일 밤 시간대를 책임진 SBS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1회부터 진행을 맡아온 임성훈-박소현 콤비를 중심으로 다양한 MC들이 거쳐간 <세상에 이런 일이>는 제목처럼 우리 주변에서 목격되는 진기한 일을 재미난 내레이션을 덧붙여 소개해오고 있다.​

각 방송사마다 비슷한 유형의 프로그램 혹은 코너가 다수 존재하고 있지만 <세상에 이런 일이> 만큼은 '원조'답게 장기간 방영되면서 하나의 상징처럼 자리잡아왔다. 덕분에 각종 케이블 채널에서도 심심찮게 이 프로그램을 목격할 수 있을 만큼 우리 생활 속의 일부처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앞에 장사가 없듯이 <세상에 이런 일이> 또한 위기를 맞고 말았다. 지난해 6월부터 토요일 저녁 시간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재도약을 노리긴 했지만 KBS <불후의 명곡>, MBC <놀면 뭐하니?>의 강세를 뒤집기엔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모기업의 위기... SBS에도 파장?​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 SBS

 
<세상에 이런 일이> 폐지설은 최근 SBS를 둘러싼 일련의 한파와 맞물려 있다. 건설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계열사 SBS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었다. 두 회사의 최대 주주인 TY홀딩스는 자구책으로 케이블TV 분야인 SBS 미디어넷 주식도 담보로 내놓는 등 사실상 SBS를 제외한 여러 부분의 매각을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렇다보니 예전만큼 원할한 투자 지원은 상당 기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SBS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908억 원, 영업이익 26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는 전년도 4분기보다 매출은 26.6%, 영업이익은 33.3% 각각 줄어든 수치이다. 이렇다보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특히 SBS는 과거 <도전 1000곡>처럼 시청률이 비교적 높은 프로그램이라도 매출 저조에 따른 폐지를 단행한 사례가 종종 존재했기에 <세상에 이런 일이>를 시작으로 비슷한 움직임이 도미노처럼 이뤄지지 않겠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주시청자들의 연령대가 높고 광고 매출 측면에서 기여도가 크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엔 SBS 뿐만 아니라 타 방송국 역시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폐지, 구조 조정... 찬바람 불어오는 2024 방송업계​
 
 KBS '홍김동전'(사진 위), '옥탑방의 문제아들'

KBS '홍김동전'(사진 위), '옥탑방의 문제아들' ⓒ KBS

 
최근 들어 주요 방송사에는 말 그대로 찬 바람이 불고 있다. JTBC는 지난해 520억 원 적자(예상치)를 기록할 만큼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명예퇴직 등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있다. KBS는 잘 알려진 것처럼 이번주 <옥탑방의 문제아들> <홍김동전>이 연달아 폐지된다.  ​

수익성이 낮아지면 이에 대한 자구책 마련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프로그램 제작 중단, 인력 삭감, 비용 절감 등이 활용되는 것 또한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방송국 내 현존 최장수 프로그램의 타이틀도, OTT 내 인기 순위 1위의 명예도 개편, 구조조정 등의 거센 파고 앞에선 속수 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2024년 1월 방송가의 현실인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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