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니 수원삼성의 아사니가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아사니 수원삼성의 아사니가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삼성이 다시 한 번 투지를 불사르며, 잔류를 위한 가능성을 높였다. 라이벌 FC서울을 물리치고 귀중한 승점 3을 얻었다.
 
수원은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32가 된 수원은 11위 수원FC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12위를 유지했다. 10위 강원(승점 33)과의 격차도 1점에 불과해 최종라운드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원, 아사니 결승골로 서울 격파
 
홈팀 서울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나상호-일류첸코-윌리안이 최전방 스리톱을 형성한 가운데 중원은 이시영-기성용-한승규-고요한이 포진했다. 수비는 김주성-오스마르-박수일, 골문은 백종범이 지켰다.
 
수원은 웨릭 포포-안병준을 투톱에 놓는 4-4-2로 나섰다. 미드필드는 바사니-고승범-이종성-아코스티가 출전했다. 포백은 김태환-김주원-한호강-손호준, 골키퍼 장갑은 양형모가 꼈다.
 
점유율에서는 서울이 65%로 앞섰지만 슈팅수는 14-10으로 수원이 우세할만큼 공격의 날카로움이 돋보였다. 두 팀은 라이벌전답게 긴장감 있고, 치열한 공방전을 선보였다.
 
전반 16분 코너킥에서 루즈볼을 윌리안이 왼발 발리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수원도 1분 뒤 아사니의 왼발 슈팅으로 서울을 위협했다.
 
수원은 몇 차례 예리한 카운터 어택으로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38분 웨릭포프의 돌파 이후 아코스티의 슈팅으로 득점을 노렸으나 백종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43분에는 아코스티의 오버래핑 이후 낮게 크로스했다. 이어 안병준이 오른발로 시도한 슈팅은 김주성에게 가로막혔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웨릭포프의 슈팅이 굴절된 뒤 아사니가 발을 갖다댄 공이 골키퍼 선방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서울의 김진규 감독 대행이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일류첸코, 고요한 대신 지동원, 팔로세비치를 투입했다. 후반 초반 서울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후반 3분 기성용의 중거리 슈팅, 후반 5분 한승규와 윌리안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수원의 염기훈 감독 대행도 후반 8분 박대원, 후반 17분 뮬리치와 김주찬을 넣으며 공격을 한층 강화했다. 효과를 거둔 것은 후반 18분이었다. 2선에서 바사니가 단독 전진 드리블 이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서울도 라인을 올리며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후반 31분 윌리안의 패스에 이은 기성용의 슈팅은 골문 밖으로 향했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바사니, 안병준 대신 전진우, 이상민을 투입하며 안정에 힘썼다. 반면 김진규 감독 대행은 공격수 비욘존슨과 윙어 강성진을 넣으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서울은 추격의 동력을 잃고 말았다. 후반 43분 오스마르가 김주찬에게 거친 태클로 인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10명이 된 서울은 평정심을 잃은 듯 카드를 수집하기 바빴다. 거친 플레이가 증가하면서 양 팀은 신경전을 벌였고, 시간이 지연됐다. 11-10의 수적인 우세를 안은 수원은 남은 시간 1골의 리드를 효과적으로 지켜내며 승리를 거뒀다.
 
불씨 살린 수원, 최종 라운드에서 판가름 날 강등 싸움
 
수원 삼성은 지난 시즌 가까스로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잔류를 확정지었지만 전통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올 시즌은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기대감은 산산조각났다. 개막 후 10경기(2무 8패) 무승에 그치는 등 하위권을 맴돌았다.
 
시즌 첫 승은 11라운드에서야 나왔지만 끝내 반등에 실패하면서 지난 5월 이병근 체제가 막을 내리고, 김병수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으며 변화를 꿈꿨다. 그럼에도 효과는 미비했다. 수원의 마지막 선택은 플레잉 코치 염기훈을 사령탑에 앉히는 초강수를 던졌다.

다이렉트 강등권인 최하위 탈출을 위해서는 10위와 11위에게 주어지는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 획득이 절실했다. 수원은 남은 서울, 강원전에서 모두 이겨야만 2부리그 강등 직행을 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37라운드에서 최대 라이벌인 서울과의 슈퍼 매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은 4년 연속 파이널B에 머무르며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이미 잔류를 확정지었지만 마지막 홈경기이자 수원과의 라이벌전에서 패배는 용납할 수 없는 결과였다.

결국 간절함이 앞선 쪽은 서울이 아닌 수원이었다. 올 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바사니가 난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벤치클리어링까지 가는 신경전이 발생할만큼 두 팀의 승부는 치열했다.  

라이벌전 승리를 거둔 수원은 여전히 12위 탈출에 실패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늘리며,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만약 10위 강원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12위를 면할 수 있다. 혹은 강원과 비기고, 수원FC가 제주에 패하더라도 수원의 11위가 가능하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서울월드컵경기장, 2023년 11월 25일)
FC서울 0
수원삼성 1 - 바사니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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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 수원 서울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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