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9구단 NC 다이노스와 10구단 KT 위즈, 두 막내들의 역사적인 첫 가을야구 맞대결이 펼쳐진다. 두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10월 30일부터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PO) 일정에 돌입한다.
 
 25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SSG에 7대 6으로 승리한 NC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25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SOL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SSG에 7대 6으로 승리한 NC선수단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NC는 2013년부터, KT는 2015년부터 프로야구 1군무대에 합류하며 지금의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됐다. 두 팀은 신생구단의 성공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빠르게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NC는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 9개구단 중 7위에 그쳤으나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이듬해인 2014년 2년차 만에 3위로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016년에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진출했다.

8년차인 2020시즌, NC는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승 2패로 제압하고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의 영광을 이룩했다. 우승 시즌 이후로는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잠시 주춤했으나 올시즌 4위로 3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에 복귀했다. NC는 KBO 통산 11시즌동안 우승 1회를 비롯하여 무려 7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했으며 통산 승률이 .522(791승 37무 724패)에 이를만큼 어엿한 리그의 신흥 명문으로 자리매김했다.

2년 늦게 창단한 KT는 NC에 비하여 초기 몇 년간은 고전했다. 1군 합류 첫 해인 2015시즌부터 3년 연속 최하위를 비롯하여 5년연속(10-10-10-9-6)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는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이강철 감독 부임 2년차인 2020년 3위를 기록한 KT는 마침내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이듬해인 2021시즌에는 정규리그 막판 순위결정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을 4-0으로 스윕하며 7년만에 창단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는 원년 팀들을 제외하고 창단 후 최단 기간 우승 신기록이기도 했다. KT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고 팀 통산 성적은 9시즌간 601승 23무 672패, 승률 .472다.

직전 시즌의 NC에 이어 막내 구단들이 연달아 통합우승과 함께, 역대 창단 이후 최단기간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것은, 프로야구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그리고 두 팀이 함께 1군무대에서 경쟁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9시즌만에 역사적인 첫 가을야구 맞대결이 성사됐다.

NC와 KT가 같은해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것은 2020시즌(당시 NC 1위, KT 2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당시 막내 구단들의 한국시리즈 첫 맞대결이라는 빅매치가 성사될 뻔 했지만 KT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 3패로 업셋을 당하는 바람에 아쉽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리고 3년 만에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결국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드라마틱한 대반전, 두 팀의 공통점은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로 직행한 KT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로 직행한 KT ⓒ KT위즈

 
두 팀 모두 올시즌 드라마틱한 대반전을 이뤄내며 올라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KT는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6월초까지 한때 승패 마진 –12를 기록하며 꼴찌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6월 중순부터 차근차근 순위표를 끌어올린 끝에 결국 최종순위 2위(79승 3무 62패)로 정규리그 레이스를 마감하는 역전극을 이뤄냈다.

KT의 강점은 강력한 마운드였다. 고영표, 웨스 벤자민, 윌리엄 쿠에바스, 엄상백, 배제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에 홀드왕 박영환, 마무리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강력했다. 특히 6월초 대체 외국인 투수로 다시 KT 유니폼을 입은 쿠에바스는 18경기에서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12승, 자책점 2.60으로 승률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팀 반등의 선봉장이 됐다.

NC는 SSG-두산-KIA 등과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강경쟁을 펼친 끝에 정규시즌 4위(75승 2무 67패)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5위 두산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완파한 데 이어, 준PO에서는 3위이자 전년도 디펜딩챔피언 SSG를 3승으로 '스윕 앤 업셋'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정규시즌에서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달성한 특급 에이스 에릭 페디(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는 아끼고도 4연승을 달리며 체력까지 비축했기에 더 고무적인 성과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페디는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마침내 복귀하여 승률왕 쿠에바스와의 외국인 에이스 빅매치를 예고했다.

2015년 10개 구단 체제가 된 이후 정규시즌 4위 팀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건 지난 2021년 두산 베어스 단 한 팀뿐이었다. NC는 KT를 상대로 또 한번의 업셋을 노리고 있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KT가 NC에 10승 6패로 앞선다. 그런데 KT가 초반 부진하던 6월까지는 NC 측이 오히려 5승 2패로 우위였으나 7월 이후로는 오히려 KT가 8승 1패로 압도했다는게 눈에 띈다.

KT는 단기전에서 중요한 선발싸움에서 NC에 우위다. KT 투수들의 NC전 성적은 웨스 벤자민(1승2패, 자책점 5.65)을 제외하면 쿠에바스(3.00), 고영표(3.55), 배제성(3.38)이 모두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평균자책점 1.17과 3세이브, 계투 박영현은 평균자책점 0.79에 2승 6홀드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페디(KT전 1승 2패, 자책점 2.65)의 실전감각 문제와 3선발 이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변수가 있는 NC보다 전력이 두텁다는 평가다.

하지만 그렇다고 NC 타자들이 KT 투수들에게 밀린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박민우(.390) 손아섭(.344), 박건우(.339), 제이슨 마틴(.319) 등 NC 주축타자 다수가 KT전에서 3할대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와일드카드전과 준PO를 거치며 NC 타선이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기대를 걸만하다.

NC는 통산 3번째, KT는 2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린다. 승자는 29년 만에 정상탈환을 노리는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 선착하여 기다리고 있다. 드라마틱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두 막내 구단중 또 하나의 역사를 쓸 팀은 누구일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2023플레이오프 KT위즈 NC다이노스 상대전적 1차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