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고교야구대회의 끝을 알리는 봉황대기의 결승전이 9일 정오 열린다.

올해 전국고교야구대회의 끝을 알리는 봉황대기의 결승전이 9일 정오 열린다. ⓒ 박장식

 
청주와 대구, 두 지역의 야구를 대표하는 고교가 올해 마지막 전국대회에서 맞붙는다. 누가 우승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싸움이지만, '전성기의 증명'과 '한풀이'라는 우승의 목표는 사뭇 다르다.

제5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결승전이 9일 정오부터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다. 걸승전의 주인공이 된 두 팀은 청주 세광고등학교와 대구고등학교다. 세광고등학교는 41년 만의 전국제패를 노리고, 대구고등학교는 봉황대기로만 따져도 4번째, 전국대회 전체로 따지면 여덟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두 학교가 결승의 문턱을 밟기까지의 길도 사뭇 달랐다. 대구고등학교는 준결승에서 경동고를 만나 홈런을 곁들여 13점을 몰아치는 타격전 끝에 결승에 올랐다. 반면 세광고는 대구상원고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내며 드라마 같은 결승 진출을 이루어냈다.

10회 말 극적 역전극, '부진하던 선수'가 이뤄낸 홈런 

세광고등학교는 '짐을 싸기 전'에 극적으로 결승행 티켓을 만났다. 6일 열린 준결승전에서 대구상원고등학교를 만난 세광고는 1회와 3회 대구상원고에 선취점을 내주며 고전했다. 초반 리드를 내준 세광고등학교는 7회 초까지 대구상원고에 끌려가며 결승 진출이 좌절되나 싶었다.

하지만 7회 말 세광고가 득점의 물꼬를 텄다. 세광고는 신하준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데 이어 이예찬이 좌중간으로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며 주자 1, 3루를 만들어냈다. 이어 득점권 기회를 놓치지 않은 이정재가 희생플라이를 쳐내며 귀중한 득점 하나를 가저오는 데 성공했다.    

8회 말에는 세광고가 균형을 맞추기까지 했다. 앞서 득점을 만들었던 신하준 선수가 적시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 신하준 선수의 타점으로 세광고는 대구상원고와 2대 2 균형을 맞췄다.

세광고는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간 10회 승부치기 때 역전 끝내기에 성공했다. 10회 초를 2실점으로 막아낸 세광고는 전민재의 내야안타로 세 번째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 최종 스코어 5대 4로 길었던 경기의 종지부를 찍고 결승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6일 열린 봉황대기 준결승전에서 대구고등학교 선수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6일 열린 봉황대기 준결승전에서 대구고등학교 선수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 박장식


한편 전국대회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룬 경동고를 만난 대구고등학교는 초반부터 타격전을 펼치며 경기를 리드했다. 대구고는 1회 초부터 다섯 점을 몰아치며 발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한 술 더 떠 2회에는 두 점을, 3회에는 한 점을 더 달아나며 경동고를 따돌렸다.

특히 6회에는 류현서의 홈런이 인상깊었다. 6회 첫 타석에 들어선 류현서는 상대의 공을 때려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때려냈다. 대통령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류현서는 이번 봉황대기에서도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상황. 하지만 류현서는 팀의 결승으로 올려놓는 중요한 홈런을 자신의 고교 무대 첫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특히 경동고가 3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득점을 하며 따라오던 상황에서, 이 차이를 다시 벌리는 홈런이었기에 류현서의 홈런이 의미가 컸다. 대구고등학교는 8회, 9회에도 득점을 더 올리는 데 성공하며 13대 5로 승리, 결승 무대를 밟게 되었다.

주말 한 가운데에, 이틀 쉬기까지... 명승부 펼쳐질까

비 때문에 황금사자기 이후 펼쳐지는 대다수의 전국대회가 차질을 빚었다. 이는 봉황대기도 마찬가지다. 당초 이번주 중에 끝날 경기가 미뤄졌다. 하지만 미뤄진 경기가 두 팀에 모두 긍정적인 변수가 되었다.

가장 먼저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격돌하는 이른바 '연고전'의 야구 종목 경기가 금요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수요일날 준결승을 마쳤던 선수들은 예정대로라면 금요일 결승을 치러야 했겠지만, 경기장이 이미 다른 대회를 위해 일찍이 예약이 차 있었다면 다른 날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서 선수들에게 뜻밖의 휴식일이 하루 더 부여되었다.

두 번째 변수는 주말이다. 세광고와 대구고는 모두 야구부에 대한 동문들의 열정이 강한 학교이다. 비단 두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주말에 열린 고교야구 경기에서 동문들의 열띤 응원이 펼쳐지는 풍경은 익숙한 일이 되었다. 더욱이 41년 동안 쌓인 한을 푸는 우승이냐, 8번째 전국대회 우승기 수성이냐를 가리는 경기이기에 더욱 힘찬 응원전이 펼쳐져 선수들에게 힘을 줄테다.

아울러 이틀 휴식이 주어진 만큼 투수들 역시 고교야구 경기에서 부여되는 투구 수 제한이 풀려 자신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힘까지 결승전에서 역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도 했다. 비와 연고전이 겹쳤다고는 하지만, 올해 고교야구 전국대회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는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결승 무대다.

가을 햇볕이 쨍쨍한 가운데에서 열리게 될 대구고등학교와 세광고등학교의 경기. 올해 마지막으로 마운드에서 물을 뿌리고, 헹가래 시간을 가질 학교는 누가 될 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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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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