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새만금스카우트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
ⓒ KBS 유튜브 갈무리
폭염과 시설 미비, 준비 부족, 운영 미숙 등으로 질타를 받아 온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오늘이면 끝난다.
잼버리조직위와 정부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폐영식을 진행하고 곧이어 '케이팝 슈퍼라이브' 콘서트 (아래 케이팝 콘서트)를 연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케이팝을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의도보다 파행을 맞은 잼버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케이팝 콘서트로 돌려막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했다.
케이팝 콘서트도 잼버리와 마찬가지로 잡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콘서트는 6일 전북 부안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잼버리 조직위는 5일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 발생 및 안전문제를 감안해 11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부터 올해 열린 잼버리 준비 상황 브리핑에서 '폭염과 폭우를 확실히 준비하겠다'고 자신했었다. 이런 말이 무색하게 케이팝콘서트가 날짜와 장소, 공연무대, 출연진 등이 충분한 준비 없이 변경된 것이다.
기존 공연 연출팀 대신 <뮤직뱅크> 스태프로 변경
▲ 10일 오후 북상 중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는 다음날인 11일 오후 예정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 권우성
행사 준비도 주먹구구식이다. <텐아시아>는 10일 기존 공연 연출진은 모두 빠지고 <뮤직뱅크>를 담당하는 KBS 피디와 스태프들이 대거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뮤직뱅크> 제작진이 케이팝 콘서트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출연자 섭외에 난항을 겪자 아예 <뮤직뱅크>를 통째로 케이팝콘서트로 바꾼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실제로 11일 KBS2TV <뮤직뱅크>는 결방됐고, 이 시간에는 '케이팝 슈퍼 라이브'가 중계될 예정이다.
팬들 사이에서도 케이팝콘서트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 신인 가수의 팬들은 천금 같은 <뮤직뱅크> 출연 기회가 케이팝콘서트 때문에 불발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성 가수 팬들도 갑자기 무대가 변경되면서 스케줄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인기 가수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며 반기는 목소리도 있었다.
압수수색 때문에 아이브 출연?
▲ '아이브' 아이브(IVE. 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가 4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첫 정규앨범 < I’ve IVE(아이해브 아이브) >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I’ve IVE >는 '자기애, 자신감, 자유'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주체적인 자기 확신을 담은 11개의 곡을 담은 앨범이다.
ⓒ 이정민
출연진 중에는 공연 일정 변경으로 출연이 무산됐다가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한 그룹도 있다. 바로 아이돌 그룹 '아이브'이다. 6일 공연이 11일로 변경되면서 9일 발표된 출연진에는 아이브의 명단은 빠져 있었다. 하지만 공연 하루 전인 10일 문체부는 "아이브가 6일 공연 출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상암동 케이팝콘서트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이브의 출연에 대해 일각에서는 10일 진행된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인 카카오엔터테먼트와 연관된 김범수 창업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압수수색 때문이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하이브와 카카오 사이에 벌어진 'SM 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김범수 창업자 등 카카오 최고 경영진이 연루됐는지 조사 중이다.
문체부는 의혹에 대해 "정부가 특정 출연진을 요청하거나 섭외를 요구한 적은 없다"면서 "KBS가 주관사로 전적으로 책임지고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역행사 출연진 뺏으려 한다는 폭로도...
▲ 2023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 JUMF 제공
앞서 콘서트 장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로 바뀌었을 때에는 잼버리 케이팝콘서트가 반년 넘게 준비한 지역행사 출연진을 빼가려고 한다는 폭로도 나왔다.
'2023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아래 JUMF)'는 오는 11일부터 3일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JUMF' 주관사인 전주 MBC 이태동 국장은 자신의 SNS에 "오늘(6일) 오후 잼버리 주관방송사에서 연락이 왔다"면서 "금요일(11일)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를 같은 날 전주에서 1시간 전에 열리는 잼버리 폐영식 K-POP 콘서트에 출연시키려 하니 양해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라는 글을 올렸다.
다음날 이 국장이 한 매체를 통해 "잼버리 조직위원회에서 출연자가 겹치지 않게끔 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수습은 일단락 됐지만, 오랜 시간 준비한 지역행사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국 각지로 흩어졌던 150여 개국 4만여 명의 잼버리 참가자들이 케이팝 공연을 들으면서 잼버리를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스카우트 대원에게 평생 한 번뿐인 잼버리(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4년 마다 14~17세 청소년만 참가)에 대한 추억이 오로지 케이팝 공연만 남을 수 있어 안타깝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