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이 7화까지 공개됐다. 한국 최초의 초능력 휴먼액션 드라마를 표방하는 <무빙>은 500억 원이 넘는 엄청난 제작비에 원작자인 강풀 작가가 직접 각본을 쓰고 <킹덤2>를 연출했던 박인제 감독이 박윤서 감독과 함께 연출을 담당했다. 무엇보다 류승룡과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박희순, 양동근 등 어지간한 대작 영화에서도 나오기 힘든 화려한 캐스팅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

<무빙>은 9일 7화까지 공개한 후 매주 2화씩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인데 7화까지의 전개와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특정 캐릭터에 쏠리지 않고 균형 있게 이야기를 배분했고 액션의 완성도나 초능력의 묘사도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7화까지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김두식(조인성 분)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출연진이 워낙 화려해 시청자들이 지루할 틈이 없다는 점도 <무빙>의 장점이다.

<무빙>이 공개되기 전, 불안요소로 꼽히던 부분은 성인 역의 배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떨어지는 청소년 역을 연기하는 배우들이었다. 하지만 이정하와 고윤정, 김도훈, 신재휘 등이 주축이 된 청소년 역의 배우들도 <무빙>에서 선배들에게 뒤처지거나 밀리지 않고 자기 몫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장주원(류승룡 분)의 외동딸 장희수 역의 고윤정은 <무빙>을 통해 자신이 왜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유망주 배우 중 한 명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스위트 홈> <로스쿨>로 주목 받은 신예
 
 고윤정은 <스위트홈>에서 석궁을 사용하는 안길섭의 간병인 박유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고윤정은 <스위트홈>에서 석궁을 사용하는 안길섭의 간병인 박유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 넷플릭스 화면캡처

 
1996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윤정은 중학교 1학년 때 미술을 시작해 고등학교에서 서양화, 대학에서는 현대미술을 전공했다. 대학교 2학년 시절이던 2016년,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잡지의 표지모델로 나선 고윤정은 당시 인터뷰에서 오랜 기간 미술만 하느라 슬럼프가 찾아왔다며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고윤정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9년 tvN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GOT7 출신의 박진영과 <더 글로리> 어린 박연진 역의 신예은, 시스타 출신의 김다솜 등 젊은 배우들 위주로 출연한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에서 고윤정은 신예은이 연기한 재인의 소꿉친구이자 어린이집 교사 김소현 역을 맡았다.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고윤정은 <사이코매트리 그녀석> 이후 이동통신사를 비롯한 여러 광고에 출연하며 떠오르는 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20년 이승철의 뮤직비디오에서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박보검과 함께 출연한 고윤정은 2020년 두 편의 넷플릭스 드라마에 출연했다. 2020년 9월에 공개된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는 기성여고에 다니던 전교 1등이었지만 사고로 죽게 되고 방석 사냥조에게 방석을 도난 당한 이후 이를 되찾기 위해 나타나는 귀신 최유진 역을 맡았다. 하지만 고윤정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2020년 연말에 공개된 다크판타지 액션스릴러 <스위트홈>이었다.

고윤정은 <스위트홈>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안길섭(김갑수 분)을 돌보는 간병인 박유리를 연기했다. 박유리는 괴물화 사태가 발발했을 때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캐릭터로 군대식 '다나까 말투'를 사용하고 의약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이다. 박유리는 9화에서 <스위트홈> 최악의 인간쓰레기 경모(이정헌 분)를 살해하는 활약(?)을 선보였지만 괴물이 된 정의명(김성철 분)에 의해 목숨을 잃는 비운의 캐릭터다.

고윤정은 2021년에도 JTBC 드라마 <로스쿨>에서 의상학과 출신이지만 남자친구를 따라 로스쿨에 지원한 전예슬 역을 맡았다. 함께 응시했던 로스쿨 시험에서 탈락한 남자친구에게 심한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이를 로스쿨 동료들과 교수들의 도움으로 극복해 나가는 다소 난해한 역할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했던 <스위트홈>과 <로스쿨>은 고윤정이라는 신예를 더욱 성숙한 배우로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다.

만 27세의 나이에 여고생 장희수로 변신
 
 고윤정은 <무빙>에서 체대입시생 장희수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실제 체대 입시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고윤정은 <무빙>에서 체대입시생 장희수 캐릭터를 연구하기 위해 실제 체대 입시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 디즈니 플러스 화면캡처

 
고윤정은 2022년 6월에 방송된 tvN 드라마 <환혼>에서 지나가는 자리마다 사람들의 목을 떨구는 무자비한 살수 낙수 역으로 특별 출연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에 방송된 <환혼: 빛과 그림자>에서는 낙수의 얼굴을 지닌 신녀 진부연 역을 맡아 처음으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환혼>은 넷플릭스에서 1억 1500만 시간의 누적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넷플릭스 TOP 10 집계 기준).

2019년 연기자 데뷔 후 TV와 OTT를 오가며 활동을 이어가던 고윤정은 2022년 8월에 개봉한 이정재 감독의 <헌트>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고윤정이 연기한 조유정은 박평호(이정재 분)의 일본 정보원인 조원식(이성민 분)의 딸로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는 대학생 역할이었다. <헌트>는 200억 원이 넘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전국 435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덕분에 고윤정도 무난하게 영화에 데뷔했다.

연초 드라마 <환혼: 빛과 그림자>를 끝낸 고윤정은 여름 초능력 액션 드라마 <무빙>을 통해 돌아왔다. 고윤정은 <무빙>에서 아버지 장주원의 신체회복능력을 물려 받은 정원고 학생 장희수를 연기하며 김봉석 역의 이정하, 이강훈 역의 김도훈 등과 좋은 연기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1996년생으로 어느덧 만 27세가 된 고윤정에게 고등학생 역할은 그리 쉽지 않았지만 고윤정은 큰 무리 없이 장희수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장희수가 이전 학교에서 일진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신혜원(심달기 분)을 돕다가 자신의 초능력을 발견하고 퇴학을 당하는 에피소드가 나오는 5화는 '장희수 특집'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고윤정이 많은 분량을 차지했다. 고윤정은 지저분한 진훍밭에서 뒹굴며 십 수명의 일진무리들과 싸우는 힘든 액션연기를 직접 소화했고 젊은 배우가 소화하기 쉽지 않은 복잡한 감정연기 역시 잘 표현했다.

<무빙>은 아직 절반도 채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고윤정이 연기한 장희수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윤정은 올 연말에 공개 예정인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에 출연할 예정이고 최근엔 <응답하라> <슬기로운> 시리즈를 연출한 신원호 PD와 신작과 관련해 미팅을 갖기도 했다.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고윤정의 맹활약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는 뜻이다.
 
 <무빙>은 500억 원이 넘는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디즈니 플러스의 야심작이다.

<무빙>은 500억 원이 넘는 제작비와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디즈니 플러스의 야심작이다. ⓒ 디즈니 플러스

고윤정 무빙 장희수 환혼: 빛과 그림자 스위트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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