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통합 우승을 이끈 오세근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통합 우승을 이끈 오세근 ⓒ KBL

 
프로농구 최고의 파워포워드 오세근이 서울 SK로 전격 이적하면서 농구판을 뒤흔들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오세근은 18일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몸담았던 안양 KGC인삼공사를 떠났다. SK 구단은 "오세근과 계약 기간 3년, 첫해 보수 총액 7억 5000만 원(연봉 5억 5000만 원·인센티브 2억 원)에 계약했다"라고 발표했다.

오세근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의 지명을 받고 데뷔 첫해인 2011-2012시즌 인삼공사를 곧바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끄는 등 지금까지 우승 반지만 4개를 꼈다. 

어느덧 서른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전성기가 끝났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으나, 2022-2023시즌 정규리그 52경기에서 평균 13.1점 6.4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인삼공사를 1위로 이끌었다.

인삼공사 남을 줄 알았는데... 오세근은 왜 SK 선택했나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 ⓒ KBL

 
특히 SK와 격돌한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평균 19.1점 10리바운드 2.4어시스트로 펄펄 날아다니면서 인삼공사를 통합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

FA 자격을 얻긴 했으나,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된 만큼 새로운 도전보다는 영구결번을 남기고 명예롭게 은퇴한 팀 선배 양희종처럼 인삼공사의 '레전드'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기에 오세근과 인삼공사의 결별은 큰 충격이다. 오세근은 SK와 계약 발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지금까지 모든 것을 바친 인삼공사를 떠난다는 것은 며칠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고민할 만큼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라면서도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FA 협상을 하며 큰 실망과 허탈함을 느꼈다"라고 인삼공사와의 입장 차가 컸다는 것을 내비쳤다.

오세근은 "그러던 중 저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SK와의 컨택으로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였고, 그 끝에 이적을 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인삼공사는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프로농구를 평정했으나, 이적 시장에서는 가장 큰 '패자'가 됐다.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문성곤이 수원 kt로 이적했고, 변준형이 입대를 하는 데다가 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오세근마저 떠나면서 핵심 선수들을 한꺼번에 잃게 됐다.

'중앙대 52연승 신화' 오세근-김선형, 12년 만에 다시 뭉쳤다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KBL

 
반면에 오세근을 영입한 SK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인삼공사에 빼앗긴 우승 트로피를 다음 시즌에 되찾을 만한 전력을 구축했다. 

특히 김선형이 이끌고 있는 SK는 오세근까지 합류하면서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와 파워포워드가 손발을 맞추게 됐다. 비록 오세근이 이끌던 인삼공사에 우승을 내줬으나, 김선형도 정규리그 54경기 평균 16.3점 6.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정규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오세근과 김선형은 이미 대학 시절 손발을 맞췄던 '콤비'였다. 둘은 중앙대에서 2006년 1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5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2010년에는 중앙대의 대학농구리그 원년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같은 해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로 오세근이 인삼공사, 김선형이 SK로 향하면서 선의의 라이벌로 프로농구를 이끌다가 12년 만에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다만 SK는 오세근을 영입하면서 역시 FA 자격을 얻은 최준용과는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비록 지난 시즌에는 부상을 겪으면서 존재감이 많이 떨어졌으나, 타고난 기량이 워낙 뛰어나서 영입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극적으로 다시 뭉친 오세근과 김선형이 과연 프로 무대에서도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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