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국가대표 손준호

한국 축구국가대표 손준호 ⓒ KFA

 
중국 언론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 선수 손준호의 공안 구금이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시나닷컴>은 17일 중국프로축구 산둥 타이산에서 뛰고 있는 손준호의 구금과 관련해 중국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관련 기사 : 축구 국가대표 손준호, 수뢰 혐의로 중국 공안에 구금).

전날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정례회견에서 손준호 선수가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지난 12일부터 랴오닝성 공안에 형사 구금된 상태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는 공무원이 아닌 개인 또는 기업이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에 해당한다.

"단순한 문제였으면 벌써 풀려났을 것"
 
 손준호 구금과 관련한 중국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하는 <시나닷컴> 갈무리

손준호 구금과 관련한 중국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하는 <시나닷컴> 갈무리 ⓒ 시나닷컴

 
잉보 중국정법대학 형사사법대학원 교수는 "중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중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 형법을 위반하는 자는 누구든지 영토 관할권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잉보 교수는 "과거에도 축구 선수가 이 같은 범죄가 발각되어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라며 1990년대 중국 국가대표 셴시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6년에 50만 위안(약 1억 원)의 벌금형을 받은 사례를 전했다.

다른 법률 전문가인 후용핑 변호사도 "비공무원이 받은 뇌물이 6만 위안(약 1100만 원) 이상 100만 위안(약 1억 9000만 원) 이하일 경우 징역 5년 이하, 그 이상의 뇌물일 경우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영토 내에서 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누구도 예외 없이 이 법률이 적용된다"라며 "만약 외국인이라면 중국에서 추방 당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나닷컴>은 "중국의 여러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손준호는 중국 법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거나,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최종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구금되고 며칠이 지났는데 만약 단순한 문제였다면 벌써 풀려났을 것"이라고 위법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미 언론 "중국, 외국인 잇따라 구금"... 외교 마찰도 거론 
 
 손준호의 중국 공안 구금 소식을 보도하는 <월스트리트저널> 갈무리

손준호의 중국 공안 구금 소식을 보도하는 <월스트리트저널> 갈무리 ⓒ 월스트리트저널

 
반면에 미국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손준호의 구금 소식을 보도하며 최근 중국 사법 당국의 잇따른 외국인 구금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지난 몇 달간 자국 프로축구의 부패 의혹과 관련해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하며 (선수뿐만 아니라) 중국 국가대표 감독, 중국축구협회 임원 등 최고위급 인사들도 구금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중국이 최근 외국인과 기업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라며 지난 3월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일본인 남성을 구금했고, 중국 상하이에 있는 미국 컨설팅 회사를 압수수색한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한국과 중국 당국이 최근 대만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라며 손준호의 구금이 양국 간 외교 마찰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은 세계적인 문제이며, 중국의 대만과 관련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고 말했고, 이에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손준호 구금과 관련해 "중국 현지 공관에서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라면서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언급하기가 어렵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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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중국 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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