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저하와 볼넷 증가로 인해 부진한 롯데 한현희

구속 저하와 볼넷 증가로 인해 부진한 롯데 한현희 ⓒ 롯데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부산에 봄을 몰고 왔다. 롯데는 2일 기준 15승 8패 승률 0.652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는 사직구장의 시즌 첫 매진에 성공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하위권을 전전했던 롯데가 선두권을 형성한다면 KBO리그 관중 동원은 대폭발할 것이 분명하다.

시즌 초반 롯데의 호성적은 외부 영입의 시너지 효과로 분석된다. FA로 영입된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은 롯데의 고질적 약점이었던 센터 라인의 수비 안정화에 앞장섰다. 김상수, 안권수 등 방출 선수 영입으로 롯데는 투타에 걸쳐 선수층, 즉 뎁스(Depth)도 강력해져 서튼 감독의 가용 선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롯데의 선두 질주가 이른바 '봄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있는 선발 마운드가 좀더 탄탄해져야 한다. 특히 지난겨울 FA 3+1년 총액 40억 원에 영입된 사이드암 선발 투수 한현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남고 출신 한현희는 2012년 넥센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한 뒤 지난 겨울 FA 자격을 처음 취득해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 롯데 한현희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롯데 한현희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한현희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한 한현희는 2승 2패를 기록 중이나 평균자책점 7.17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815로 세부 지표가 좋지 않다. 이닝당 평균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도 1.83으로 높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24로 음수를 모면하는 수준이다.

한현희는 '광속 사이드암'으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패스트볼을 보유한 사이드암 선발 투수라는 차별화된 강점이 있다.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4km/h로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142.6km/h로 2.8km/h나 감소했다. 지난 1월 17일 뒤늦게 롯데와 FA 계약을 맺어 몸만들기가 늦어진 탓일 수도 있다. 

9이닝당 평균 볼넷은 지난해 2.78이었으나 올해는 4.64로 증가해 제구 난조를 드러내고 있다.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하니 스트라이크존의 구석을 노리는 소극적인 투구가 볼넷의 증가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 
 
 지난겨울 FA 3+1년 총액 40억 원에 롯데로 이적한 한현희?

지난겨울 FA 3+1년 총액 40억 원에 롯데로 이적한 한현희? ⓒ 롯데자이언츠

 
일각에서는 한현희가 긴 이닝 소화에 대한 부담이 있는 선발 투수보다는, 짧은 이닝 동안 패스트볼 스피드를 끌어올려 전력투구할 수 있는 불펜 보직이 나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4월 26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스트레일리가 3이닝 1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하자 한현희가 구원 등판해 2.1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었다. 

반면 올 시즌 한현희의 선발 등판 기록만 놓고 보면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05 피OPS 0.847로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롯데가 체결한 FA 계약 규모는 한현희를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로 상정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구단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와 반즈의 동반 부진에 한현희마저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롯데의 상승세는 봄날이 끝나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기루처럼 사라질 우려도 있다. 선발 투수로 시험대에 오른 한현희가 하락한 패스트볼 구속을 되찾아 롯데의 선두권 유지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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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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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크리에이터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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