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스트로' 문빈의 사망 소식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그룹 '아스트로' 문빈의 사망 소식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아스트로 문빈(25)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비롯해 아이돌 스타들이 잇따라 세상을 떠나면서 주요 외신들이 K팝 산업의 어두운 그림자를 조명했다. 

AP통신은 20일(현지시각) "문빈은 2016년 6인조 보이그룹 아스트로의 멤버로 가요계에 입문했다"라며 "빌보드의 새로운 K팝 그룹 톱 10에 이름을 올렸고, 밟은 신스팝 사운드로 전 세계 K팝 팬들을 사로잡았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한국 가수와 배우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면서 빠르게 성장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가혹한 경쟁, 폭력적인 온라인 문화, 스타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 촉구되었다"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스타 된다는 것, 북미나 유럽보다 압박 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초경쟁 사회인 한국은 높은 자살률로 고민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문빈의 죽음은 경쟁이 치열한 한국 쇼 비즈니스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라고 꼬집었다. 

<빌보드 매거진>의 롭 슈워츠 아시아 특파원은 BBC에 "한국에서 스타가 된다는 것은 북미나 유럽에 비해 훨씬 더 큰 압박을 받는다"라며 "연예인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직업이고, 이 때문에 시작부터 경쟁이 치열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K팝 스타가 되려면 혹독한 훈련을 거쳐야 하고, 친구를 비롯한 인간관계가 몇 년간 끊기기도 한다"라며 "일부 K팝 스타들은 정신 건강을 이유로 장기간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슈워츠는 "일부 팬들은 아이돌에 너무 집착하고, 스타들은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위해 늘 현미경 아래 놓여있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BBC는 "여러 기획사들이 이제는 연예인과 연습생을 위한 정신 건강 치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라며 "한국의 최대 온라인 검색 엔진은 2020년부터 연예 뉴스의 댓글을 폐쇄하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다만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의 모멘텀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라고 쓴소리했다. 

"한국의 문화수출 산업, 어디서 잘못된 걸까"
 
 그룹 '아스트로' 문빈의 사망 소식를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그룹 '아스트로' 문빈의 사망 소식를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영국 <가디언>은 문빈의 사망 소식에 "수많은 K팝 스타들이 최근 몇 년간 세상을 떠났다"라며 설리와 구하라, 샤이니 종현, 백퍼센트 민우 등의 이름을 전했다.

이어 "K팝 스타들은 10대 중반이나 더 어린 나이에 기획사에 들어가 엄격한 통제 속에 생활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혹독한 훈련으로 보낸다"라며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설리의 경우 생전에 끈질긴 온라인 괴롭힘에 시달렸고, 그의 사망을 계기로 한국에서 온라인 범죄와 악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자살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특히 40세 이하 사망 원인에서 자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문빈의 사망은 한국의 많은 20대 스타들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가장 최근의 사례"라며 모든 사안이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는 극단적 선택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9년 에프엑스 설리와 카라 구하라의 죽음을 언급하며 "그들의 죽음은 한국의 가장 인기 있는 문화수출 산업이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에 대해 한국 스스로 성찰하도록 했다"라고 지적했다. 
문빈 아스트로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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