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토요일 저녁 꽤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캐슬 파크(수원종합운동장)에는 수원 FC 역사상 최다 유료 관중인 9221명의 축구팬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주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홈 게임 후반전에만 다섯 골을 몰아넣으며 5-3 대역전승 감격을 누린 영향력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이번 게임 상대 팀은 언제나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전북 현대였지만 수원 FC 선수들의 자신감은 상대를 압도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김도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FC가 15일(토) 오후 7시 캐슬 파크에서 벌어진 2023 K리그1 전북 현대와의 홈 게임을 라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5위(10점 3승 1무 3패 9득점 11실점)까지 뛰어올랐다. 반면에 최근 팬들로부터 대표이사와 감독 동반 사퇴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는 전북 현대는 시즌 네 번째 패배의 수렁에 빠지며 8위(7점 2승 1무 4패 7득점 8실점)에 자리잡았다.

상대 실수 놓치지 않은 '라스'의 결승골

두 팀 모두 지난 주 게임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연승 흐름에 누가 올라탈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섰다. 수요일(4월 12일)에 열린 FA(축구협회)컵 3라운드 목동 어웨이 게임에서 K리그2 서울 이랜드 FC에게 1-2로 졌기 때문에 수원 FC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번 게임 승리가 더 간절했다고 볼 수 있다.

축구를 '실수의 스포츠'라고 말하기도 하는 것처럼 이 게임 결승골이 바로 그렇게 나왔다. 어웨이 팀 전북 현대의 날개 공격수 송민규가 백 패스 실수를 저질러 결승골을 헌납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공을 받은 수원 FC 골잡이 라스는 50미터 정도를 혼자서 몰고 들어가다가 과감하게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김정훈이 지키는 전북 현대 골문 왼쪽 구석에 정확하게 꽂혔다. 게임 시작 후 26분 21초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홈 팀 수원 FC의 기세는 더 뜨겁게 달아올라 홈 관중 신기록을 세운 팬들에게 짜릿한 순간들을 더 만들어줬다. 전반전 추가 시간 3분 44초에 이승우가 보여준 발리슛이 골 순간 이상으로 아름답고도 놀라웠다. 이광혁의 오른쪽 크로스가 허리 높이로 날아오는 것을 이승우가 몸을 날리며 오른발 가위차기로 연결한 것이다. 전북 골키퍼 김정훈의 슈퍼 세이브도 빛났다.

어느덧 수원 FC 에이스로 자리잡은 이승우는 후반전에도 결정적인 오른발 슛(60분)을 날려 추가골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린 김정훈의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반면에 내홍을 겪고 있는 전북 현대는 전반전 추가 시간 44초만에 한교원의 빈 골문 왼발 슛이 왼쪽 기둥을 때리며 날아가 버렸고, 70분에 연거푸 나온 박진섭과 송민규의 날카로운 슛들은 수원 FC 노동건 골키퍼의 믿기 힘든 연속 세이브에 막히고 말았다.

이렇게 5위가 된 수원 FC는 22일(토) 오후 7시에 10위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만나러 인천 축구전용구장으로 들어가며, 8위로 내려앉은 전북 현대는 그 다음 날 제주로 날아가 7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만난다.

2023 K리그1 결과(15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

수원 FC 1-0 전북 현대 [득점 : 라스(26분 21초)]

수원 FC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라스
AMF : 장재웅(9분↔이승우), 무릴로(76분↔오인표), 정재윤(9분↔이광혁)
DMF : 윤빛가람, 박주호(46분↔김선민)
DF : 정동호, 신세계, 이재성(80분↔잭슨), 이용
GK : 노동건 

전북 현대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송민규(79분↔문선민), 하파 실바, 한교원(46분↔이동준)
MF : 정우재, 아마노 준, 이수빈, 맹성웅(46분↔백승호)
DF : 박진섭, 김건웅, 홍정호
GK :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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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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