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궁금해 연진아. 피해자들의 연대와 가해자들의 연대는 어느 쪽이 더 견고할까?"

<더 글로리> 파트1에 나온 송혜교의 내레이션이다. <더 글로리> 파트2에서는 문동은(송혜교 분)의 인생을 건 복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따라서 이 질문에 대한 답 또한 어느 쪽으로든 내려질 것이다.

오는 3월 10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9~16화)가 공개 예정인 가운데,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파트2 중 9, 10화가 28일 언론에 먼저 공개됐다. 파트1은 지난 2022년 12월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정상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송혜교와 임지연의 본격 대립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 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고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미리 본 9, 10화는 꿈꿔온 복수를 실현해나가는 문동은과 이에 맞서 악랄하게 반격하는 박연진(임지연 분)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그려졌다. 

"연진아, 네가 아직도 내 춤을 보고 싶어 한다면 좋겠네. 망나니 칼춤이겠지만."

파트1에서 등장한 이 대사처럼, 복수의 칼날을 한껏 벼린 동은의 망나니 칼춤이 파트2에서 거침없이 펼쳐진다. 복수가 구체화됨으로써 파트1에서 김은숙 작가가 깔아놓은 '떡밥'도 하나, 둘씩 회수되는 모양새다. 가령, 파트1에서 동은이가 자신의 방에 복수 계획을 위한 사진들을 붙이면서 '연진아, 네가 언젠가 이 방에 와서 이걸 보는 모습을 상상해'라고 되뇐 말 등이 파트2에서 이어진다.

파트2는 손명오(김건우 분)의 실종과 윤소희(이소이 분)의 죽음이 베일을 벗는 것으로 시작한다. 손명오가 실종 직전에 박연진, 전재준(박성훈 분), 이사라(김히어라 분), 최혜정(차주영 분)에게 협박했던 내용이 드러나는가 하면, 손명오 실종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연진의 무리가 서로를 불신하며 우정에 금이 가는 모습도 그려진다. 또한 손명오가 동은마저 배신하려 들면서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양상을 보인다.

윤소희의 죽음도 주요하게 다룬다. 윤소희는 학창시절 문동은보다 먼저 박연진 일당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추락사한 인물로, 경찰은 이 사건을 자살로 종결했지만 문동은은 그의 죽음의 진실을 점점 들춘다. 동은은 손명오에게 윤소희를 죽인 이들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 복수에 그를 끌어들이고, 친구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던 손명오는 결국 실종된 것이다.

특히 파트2에서 주요하게 그려지는 것은 문동은과 박연진의 대립이다. 동은은 서서히 연진의 목을 조여오지만 연진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죄책감이 전혀 없는 뻔뻔스러움으로 무장한 박연진은 "경찰에 가서 자수하라. 그러면 이 복수를 그만 두겠다"라는 문동은의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린다. 연진은 동은에게 맞설 '고데기'를 찾아 반격에 나선다. 그 고데기는 바로 동은의 엄마와 강현남(염혜란 분)이다. 

정성일과 피해자들의 행보, 관전 포인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 넷플릭스


송혜교와 임지연의 대립 뿐 아니라 정성일의 선택, 그리고 이도현, 염혜란 등 조력자들(피해자들)의 행보도 파트2의 관전 포인트다. 송혜교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은 연진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자 혼란스러운 상태다. 파트2에서 도영은 연진의 과거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제대로 열어버리게 되는 것. 하지만 하도영은 악인도, 선인도 아닌 복합적인 인물로 비춰지는 만큼 그가 내리는 향후의 선택들이 이 이야기의 전체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문동은의 복수를 돕는 조력자 주여정(이도현 분)의 움직임도 파트2에선 더욱 과격해진다. 10화에선 주여정의 성형외과를 찾은 박연진에게 복수의 칼날을 드리우는 그의 모습이 긴장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파트2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현남과 동은의 연대가 아닐 수 없다. 연진에게 뒷덜미를 잡히면서 위기에 처한 강현남이 과연 동은을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연대를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왜요. 맞고 사는 년은 웃지도 않고 사는 줄 아셨어요? 나는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현남)

"세상에(웃음). 그런 얘긴 진작 하셨어야죠. 전 웃고 싶지 않거든요. 웃다보면 잊어버릴까 봐요. 내가 뭘 하는지." (동은)

"아, 그 생각을 못했네요. 조심할게요. 지금이 너무 좋은가 봐요, 제가. 명랑하지만 명랑할 기회가 없다가 숨이 쉬어져서... 가끔 웃게 돼요." (현남)

 
3화에 나오는 현남과 동은의 대사가 어쩌면 이 작품의 최종 목적지가 아닐까 싶다. 동은이 다시 웃을 수 있을지, 현남의 말처럼 명랑한 사람이 명랑하게 살 수 있고 그래서 숨이 쉬어지는 날이 모든 피해자에게 올지, 피해자들의 연대가 가해자들의 연대보다 더 견고하다는 결론으로 이 작품이 끝날 수 있을지. 복수 너머의 진짜 목적지에 동은과 피해자 일동이 가 닿기를 바라며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파트2 한 장면.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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