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음악가 다카하시 유키히로가 지난 14일 향년 7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흡인성 폐렴. 일본의 전자 음악 그룹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의 멤버로 잘 알려진 그는 팝과 록, 전자음악 등 다채로운 장르를 경유하며 일본 대중음악사에 선명한 발자국을 남겼다.
 
본격적 음악 경력의 출발은 사디스틱 미카 밴드. 부부 관계인 카토 카즈히코와 카토 미카를 중심으로 결성된 밴드는 당시로선 굉장히 개성적인 아트 록을 들려줬다. 일본 퓨전 재즈의 대표 기타리스트 타카나카 마사요시 등 면면도 화려했고 다카하시 유키히로도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시절과 대비되는 기교 넘치는 드럼 연주를 선보였다. 유키히로는 기념비적인 데뷔앨범 < Sadistic Mika Band >(1973)를 포함 석 장의 정규 음반에 참여했다.
 
마이클 잭슨과 에릭 클랩튼의 그들의 음악을 커버했을 정도로 영미권 대중음악에 영향을 준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일명 YMO는 동양적 선율과 서구의 음악 유산을 결합해 일본 전자음악의 한 획을 그었다. 다카하시 유키히로는 간결하지만, 효율적인 드러밍으로 YMO 음악의 뼈대를 세웠고 명작 < Solid State Survior >(1979)의 'Rydeen'과 3집 < X∞Multiplies >(1980)의 'Nice age'(류이치 사카모토와 공동 작곡) 등 대표곡을 써냈다.
 
솔로 활동도 병행했다. 연미복을 차려입은 앨범 재킷의 데뷔 음반 < Saravah! >(1978)는 'Volare'와 'C'est si bon' 같은 유럽 고전을 리메이크했다. 유키히로의 음악적 특성이 잘 드러나는 2집 < Murdered by the Music >(1980)은 YMO 동료들의 조력으로 감각적인 테크노 팝을 완성했고, 뒤이은 < Neuromantic >(1981)엔 록시 뮤직의 기타리스트 필 만자네라와 관악기 연주자 앤디 맥케이와 함께 풍성한 신스팝 사운드를 주조했다.

말년 행보도 특별했다. 2015년에 코넬리우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오야마다 케이고, 시부야케이를 대표하는 토와 테이 등과 함께 슈퍼그룹 메타파이브를 결성, 두 장의 정규 음반 < META >(2016)과 < METAATEM >(2021)을 발표했다. 메타파이브에선 후배들과 감각적인 일렉트로니카를 들려주며 당시 트렌드에 감응했다.
 
YMO의 두 동료인 세계적인 음악가로 명성을 떨친 류이치 사카모토, 핫피 엔도부터 현재에 이르는 일본 대중음악사의 산증인 호소노 하루오미 만큼의 인지도는 아니지만 다카하시 유키히로는 늘 개성 넘치는 음악 집단의 일원으로, 솔로 뮤지션으로 경력을 쌓아나갔다. 또 한 명의 일본 음악계의 거장이 우리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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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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