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임선남 단장(왼쪽)과 FA 계약을 마친 이재학(오른쪽)

NC 임선남 단장(왼쪽)과 FA 계약을 마친 이재학(오른쪽) ⓒ NC 다이노스


NC가 최소 2024년까지 구단 첫 토종에이스 이재학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자격을 얻은 사이드암 투수 이재학과 계약기간 2+1년, 총액 9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NC의 임선남 단장은 "우리 구단의 첫 승, 첫 완투, 첫 신인상 등 중요한 순간을 함께 한 이재학 선수와 계속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재학도 계약 후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과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1년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NC로 이적한 이재학은 NC의 창단 멤버로 활약하며 지난 10년 동안 팀 내 최다승(76승)과 최다 탈삼진(1047개),최다 선발등판(227경기) 등 많은 기록을 세웠다.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가 2017년부터 해마다 심한 기복을 보였던 이재학은 내년 시즌 NC의 창단 첫 토종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헤커도, 루친스키도 못한 이재학의 4년 연속 10승

지난 2011년11월22일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2차 드래프트가 시행됐다. 보호선수 40인을 제외한 선수들 중에서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2차 드래프트는 사실상 '흙 속의 진주 찾기'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신생구단 NC는 사정이 달랐다. NC는 당장 2012 시즌 퓨처스리그에 참가할 선수들이 부족했고 2차 드래프트는 선수수급을 위한 중요한 기회였다. 이재학은 2라운드로 NC의 지명을 받으면서 프로 입단 2년 만에 팀을 옮겼다.

이재학은 2012년 퓨처스리그에서 15승2패 평균자책점1.55를 기록하며 NC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재학은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에도 한 번의 완봉승을 포함해 10승5패1세이브2.88의 호성적으로 찰리 쉬렉과 함께 NC의 원투펀치로 맹활약했다. NC는 1군 진입 첫 해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한 나성범(KIA 타이거즈)을 팀의 차세대 간판선수로 홍보했지만 정작 NC에 첫 신인왕 타이틀을 안겨준 선수는 나성범이 아닌 이재학이었다.

이재학은 2013년을 시작으로 NC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NC의 토종에이스로 활약했다. 이는 NC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에릭 해커(2015~2017년)와 드류 루친스키(2020~2022년)조차 해보지 못했던 구단 역사상 최장기간 두 자리 승수 기록이다. 실제로 그 시절 이재학은 NC의 '토종에이스'로 불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재학은 2013년 2.88(리그 2위)이었던 평균자책점이 2016년 4.58까지 치솟으며 불안함을 노출했고 2017년 28경기에서 5승7패5.67에 그치며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 도전이 좌절됐다. 2018년에는 152.1이닝을 소화하며 어느 정도 구위가 회복되는 듯 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와 함께 리그 최다패(13패)를 기록하며 NC의 창단 첫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이재학은 2019년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약 한 달 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음에도 24경기에 등판해 10승4패3.75를 기록하며 2016년 이후 3년 만에 10승 달성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129.2이닝을 소화하며 피홈런이 단 6개였던 것이 고무적이었다. 그렇게 NC팬들은 구단 첫 토종에이스 이재학의 부활을 반겼지만 안타깝게도 이재학은 2019년을 끝으로 다시는 인상적인 시즌을 만들지 못했다.

NC에 잔류한 이재학의 내년 시즌 보직은?

NC는 2020년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재학은 2020년 정규리그에서 5승6패6.55로 크게 부진했고 결국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NC의 개국공신이라 할 수 있는 이재학이 정작 팀이 정상에 올랐을 때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다. 이재학은 작년 두 번의 완투경기를 포함해 6승6패5.20으로 성적이 조금 나아졌지만 더 이상 그를 NC의 '토종에이스'라고 부르는 야구팬은 거의 없었다.

이재학은 FA를 앞둔 올 시즌 명예회복을 다짐했지만 26경기에서 5번의 퀄리티스타트와 .224의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하고도 심한 기복과 나빴던 승운이 겹치면서 3승8패4.75의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설상가상으로 양의지(두산)와 박민우,노진혁(롯데), 원종현(키움 히어로즈) 등 팀 내에서 무려 7명의 선수가 동시에 FA자격을 얻으면서 이재학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재학은 11월 말 700억 원이 넘는 거액이 오간 'FA시장의 광풍'에서 한 발 떨어져 있다가 12월 중순이 돼서야 원소속 구단 NC와 2+1년 총액 9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통산 63승105홀드에 빛나는 잠수함 한현희가 A등급 FA로 각 구단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B등급 FA 이재학 역시 C등급 FA로 나란히 4년25억 원 계약을 체결한 원종현과 이태양(한화 이글스)에 비해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재학은 프로 통산 270경기 중에서 84%에 해당하는 228경기를 선발로 등판했던 전문 선발투수다. 당연히 이재학 입장에서는 내년 시즌에도 선발투수로 활약하면서 좋은 성적을 올려 팀과 개인이 동시에 부활하기를 가장 바랄 것이다. 하지만 NC에는 이미 새 토종에이스 구창모를 중심으로 송명기와 신민혁,이준혁 등 젊은 토종 선발 자원들이 즐비하다. 내년 시즌 이재학의 불펜 또는 스윙맨 변신 가능성을 전망해 볼 수 있는 이유다.

NC는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노진혁과 양의지, 원종현이 팀을 떠났고 올해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였던 김태경은 내년 1월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마저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어 재계약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NC가 내년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한 때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구사했던 베테랑 사이드암 이재학의 부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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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이재학 FA계약 2+1년 9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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