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국가대표 선수만 10명이 뛰고 있는 최고의 팀 인천 현대제철이 10년 연속 통합 챔피언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게 됐다. 라이벌인 한수원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까다로운 어웨이 게임 첫 고비를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실점 없이 끝낸 것이다.

김은숙 감독이 이끌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인천 현대제철이 19일 오후 2시 경주 황성 제3구장에서 벌어진 2022 W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경주 한수원과의 어웨이 게임을 0-0 득점 없이 비기고 일주일 뒤에 홈에서 열리는 두 번째 게임만을 남겨놓게 되었다.

경주 한수원 GK 김도현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023년 7월 개막하는 여자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며칠 전까지 월드컵 개최지 중의 한 곳인 뉴질랜드까지 날아가서 뉴질랜드 국가대표팀과 두 차례의 평가전(1승 1무)을 뛰고 돌아왔다. 대표팀 명단에 인천 현대제철 소속 선수들이 무려 10명(GK 김정미, DF 김혜리, 임선주, 홍혜지, MF 장창, 강채림, 장슬기, 이민아, FW 최유리, 손화연)이나 포함되어 있는데 한수원과 경기에서도 이들 다수가 주전 멤버였다.

한국 시각으로 15일 오후에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이 끝난 터였지만, 선수들 대부분이 스타팅 멤버로 나왔다. 현대제철 국가대표 멤버 10명 중 홍혜지, 장창을 뺀 8명이 인천 현대제철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미드필더 장창은 87분에 이민아를 대신하여 들어가 추가 시간 3분이 지날 때까지 게임을 마무리하는 임무를 맡았다.

홈 팀이었던 경주 한수원 선수들은 지난 4일 수원 FC 위민과의 플레이오프를 4-3으로 이긴 뒤에 오랜만에 게임을 뛰는 것이기 때문에 체력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유리한 부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인천 현대제철이 빠른 전방 압박 플레이를 펼친 것은 물론, 탄탄한 두 줄 수비를 촘촘하게 펼치며 끝날 때까지 밸런스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일본인 미드필더 요코와 왼발잡이 플레이 메이커인 이세은을 중심에 세운 현대제철은 경주 한수원 선수들에게 중거리슛은 물론 골문 앞 슛 기회조차 좀처럼 내주지 않았다. 골키퍼 김정미가 전반전 단 한 번 앞으로 달려와 미끄러지며 공을 잡아낸 순간 이외에는 경주 한수원 선수들에게 득점 창출 기회조차 내주지 않은 것이다.

반대로 인천 현대제철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두 번이나 얻고 누가 봐도 골이라 생각했지만 경주 한수원 골키퍼 김도현의 슈퍼 세이브에 혀를 내둘러야 했다. 21분 인천 현대제철의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가 골문 앞에서 빛났다. 수비수 임선주가 기다렸다는 듯 다이빙 헤더로 빈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경주 한수원 골키퍼 김도현은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골 라인 위에서 임선주의 헤더 슛을 기막히게 걷어냈다.

63분에도 인천 현대제철 최유리가 절묘하게 빼준 공이 수비수 다리에 맞고 방향이 바뀌어 손화연에게 노마크 대각선 슛 기회가 열렸지만 이번에도 각도를 잘 잡고 나와서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김도현 골키퍼가 오른손 끝으로 공을 쳐냈다. 

어웨이 골 우대 규정은 없지만 이제 마지막 남은 한 게임에서 이긴 팀이 이번 시즌 마지막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된다. 오는 2차전에서는 한국 여자축구 맏언니 골키퍼 김정미와 떠오르는 차세대 국가대표 골키퍼 후보로 손색없는 김도현의 슈퍼 세이브 대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묘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은 일주일 뒤(11월 26일) 인천 남동 아시아드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공 다툼을 펼치게 된다. 인천 현대제철은 2013년부터 이어 온 정규리그 및 챔피언결정전 통합 챔피언 10년 연속 달성 대기록에 도전하며, 경주 한수원은 이번까지 3년 연속 도전의 역사를 첫 우승의 역사로 장식하고자 한다.

2022 W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결과(19일 오후 2시, 경주 황성 제3구장)

경주 한수원 0-0 인천 현대제철

경주 한수원 

FW : 현슬기(46분↔우첸두), 나히(90분↔강유미), 김상은(71분↔서지연)
MF : 이시호, 아스나(58분↔김혜지), 여민지, 이세진
DF : 정영아, 김진희, 김혜영
GK : 김도현

인천 현대제철 

FW : 손화연, 최유리(90분↔최유정)
MF : 장슬기, 요코, 이민아(87분↔장창), 이세은, 강채림(72분↔정설빈)
DF : 김혜리, 김도연, 임선주
GK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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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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