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만19세의 신예공격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 FC)를 파격적으로 주전으로 기용했다. 그리고 음바페는 조별리부터 결승전까지 프랑스가 치른 7경기 중 6경기에 선발 출전해 4골을 터트리며 프랑스의 두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만23세에 불과한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도 프랑스의 에이스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처럼 월드컵에서는 대회마다 축구팬들을 놀라게 하는 신성들이 좋은 활약을 선보이곤 한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폭풍 드리블을 선보였던 마이클 오언과 프랑스의 첫 우승을 이끌었던 티에리 앙리가 등장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도합 12개의 발롱도르를 나눠 가진 '메날두'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FC)가 월드컵 무대에서 세계 축구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사실 월드컵 무대는 젊은 신예선수들이 세계 축구팬들과 각 국의 명문구단에 기량을 선보여 자신의 가치를 대폭 끌어 올릴 수 있는 대형 쇼케이스 같은 무대다. 특히 이번 대회는 각 나라들마다 유난히 부상선수가 많이 발생하면서 2000년대에 태어난 신예들이 대거 최종엔트리에 선발됐다. 과연 이 젊은 선수들 중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새로운 스타로 도약할 신성은 누가 있을까.

아스날과 잉글랜드 대표팀의 마스코트

2022-20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시티FC도 아니고 리버풀FC나 첼시FC도 아닌 아스날FC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9-2020 시즌과 2020-2021 시즌 8위, 2021-2022 시즌 5위를 기록한 아스날은 이번 시즌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통해 14경기에서 12승1무1패의 뛰어난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아스날 질주의 중심에는 유스시절부터 활약했던 아스날의 2001년생 '성골' 부카요 사카가 있다.

2008년부터 아스날의 유스팀에서 활약하다가 2018년 유로파리그에 출전하며 1군에 데뷔한 사카는 2020-2021 시즌 46경기에서 8골7도움, 2021-2022 시즌 43경기에서 12골7도움을 기록했다. 사카는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두 시즌 연속 아스날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특히 2021-2022 시즌에는 해리 케인(토트넘 핫스퍼FC)과 잭 그릴리쉬(맨시티) 같은 쟁쟁한 스타들을 제치고 잉글랜드 올해의 남자선수상을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되던 사카는 2020년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고 작년에 열린 유로 2020 대회에 출전해 잉글랜드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다만 이탈리아와의 결승 승부차기에서는 마지막 5번 키커로 출전해 잔루이지 돈나룸마 골키퍼(파리 생제르맹)의 선방에 막히면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 좌절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카가 잉글랜드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윙포워드 자원임을 확인하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사카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무난히 최종명단에 포함됐다.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케인을 원톱으로 세우고 좌우로 윙포워드를 배치한다면 왼쪽과 오른쪽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사카는 전술적 활용도가 매우 높다. 잉글랜드는 모든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고르게 포진한 이번 월드컵에서 역대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는데 사카는 이번 대회 잉글랜드의 비밀무기로 활약할 예정이다.

도약 노리는 '포스트 네이마르' 후보 

역대 챔피언스리그 최다우승(14회)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CF는 갈락티코스라는 팀의 핵심정책이 말해주듯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를 모아 키우기 보다는 이미 기량이 검증된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로 유명하다. 그런 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2017년 4000만 유로라는 거액을 투자해 브라질의 CR 플라멩구로부터 만17세의 유망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영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비니시우스의 엄청난 잠재력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2018-2019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1군 멤버로 활약한 비니시우스는 31경기에서 4골9도움을 기록했고 38경기에서 5골3도움을 기록한 2019-2020 시즌에는 첫 라 리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2021-2022 시즌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비니시우스는 52경기에서 22골16도움으로 득점 공동 2위에 올랐고 리버풀FC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019년 9월 성인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비니시우스는 소속팀에서의 엄청난 활약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A매치 15경기에 출전해 단 1골에 그치고 있다. 브라질에는 비니시우스의 레알 마드리드 동료이자 브라질이 자랑하는 또 한 명의 초신성 호드리구를 비롯해 A매치 11경기에서 5골을 기록한 하피냐(FC파르셀로나), 멀티 공격수 히샬리송(토트넘) 등 주전을 노리는 윙포워드 자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비니시우스는 폭발적인 드리블과 빠른 스피드는 물론이고 수비 1, 2명 정도는 간단하게 제칠 수 있는 피지컬까지 겸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엄청난 활약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14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하며 뛰어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를 통해 어느덧 30대가 된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의 후계자를 찾아야 하는데 비니시우스에게는 이번 대회가 '포스트 네이마르'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스페인에는 또 한 명의 '토레스'가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골결정력을 바탕으로 스페인 부동의 원톱스트라이커로 활약하던 페르난도 토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후베닐A 감독)가 있었다. 토레스는 뛰어난 실력에 비해 다소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1년 동안 A매치 110경기에 출전해 38골을 기록하며 역대 스페인 대표팀 A매치 득점 3위에 올라 있다.

페르난도 토레스는 2018-2019 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을 마감했지만 스페인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또 한 명의 토레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고 있는 2000년생 공격수 페란 토레스가 그 주인공이다. 전문 중앙공격수로 선발된 선수가 알바로 모랄타(AT. 마드리드) 밖에 없는 스페인에서 윙포워드와 중앙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페란 토레스는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자원이다.

발렌시아 CF의 유스출신으로 2020년부터  맨시티에서 한 시즌 반 동안 활약한 페란 토레스는 작년 연말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25경기에서 7골6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페란 토레스는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한다. 성인 대표팀으로 데뷔한 후 두 번째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린 페란 토레스는 지금까지 A매치 3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평균 0.43골을 기록했다.

역대 월드컵 최다골(16골)에 빛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SC 라인도르프 알타흐 감독)와 세 번의 월드컵에서 10골을 기록한 토마스 뮬러(FC 바이에른 뮌헨) 등은 대표팀 경기, 특히 월드컵에서 유난히 강한 선수로 유명하다. 스페인에서는 남아공월드컵에서 5골을 넣은 다비드 비야가 대표팀 경기에서 유난히 강했다. 그리고 스페인의 축구팬들은 이번 대회 페란 토레스가 비야의 명성을 이으며 스페인 축구의 부활을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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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영플레이어 부카요 사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페란 토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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