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KBO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던 우완 사이드암 투수 신재영이 선수생활을 마감한다.

SSG 랜더스는 16일 오후 "내년 시즌을 대비해 3명의 선수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하고 선수단 정비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방출 대상자는 투수 신재영과 외야수 오준혁, 유서준이다.

또한 SSG는 이들 가운데 투수 신재영의 경우 현역 연장 대신 은퇴 의사를 전했다고 알렸다. SSG와 손을 잡은 지 약 1년 5개월여 만에 팀을 떠나게 된 그는 야구인생 2막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난 6월 24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서 구원 등판한 신재영

지난 6월 24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서 구원 등판한 신재영 ⓒ SSG 랜더스

 
화려하게 비상한 신재영의 2016년, 그러나

대전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2012년 8라운드(전체 69번)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은 신재영은 2013년 시즌 도중 2:3 트레이트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신재영과 함께 넥센으로 온 선수는 송신영(현 키움 투수코치)이었다.

2014년과 2015년 경찰청에서 퓨처스리그 경기 경험을 쌓은 신재영은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소속팀으로 돌아온 첫해였던 2016년, 1군에서 30경기 168⅔이닝 15승 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140km/h가 채 되지 않아 공이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를 앞세워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따금씩 던진 커브와 체인지업의 위력도 빛났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덕분에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구단으로서는 2012년 서건창(현 LG 트윈스) 이후 두 번째 신인왕 배출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가 문제였다. 2017년과 2018년에도 매년 20경기 이상 등판한 신재영은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2018년에는 무려 31개의 피홈런을 기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2019년 12경기, 2020년 7경기 등판으로 팀 내에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졌다. 그 사이 안우진 등 젊은 투수들이 마운드를 지켰다. 결국 신재영은 2020년 11월 12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고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지난 7월 6일 롯데와 홈 경기서 등판했던 것이 1군에서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지난 7월 6일 롯데와 홈 경기서 등판했던 것이 1군에서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 SSG 랜더스


재기를 꿈꿨던 신재영의 마지막 도전

이듬해인 2021년, 신재영은 조금 낯선 곳에서 공을 던졌다. 독립리그에 소속돼 있는 시흥 울브스에 입단해 경기를 뛰었다.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싶지 않았던 신재영은 프로 구단의 연락을 간절하게 기다렸다. 독립리그 성적은 6경기 22이닝 평균자책점 3.27이었다.

그 간절함이 통했을까, 신재영에게 손을 내민 팀이 나타났다. SSG였다. 그해 6월 7일 신재영 영입을 확정했다. SSG는 국내 선발이었던 문승원과 박종훈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마저 방출돼 선발진이 헐거워진 상태였다. 당시 SSG는 "선발 투수진의 뎁스 강화를 위해 영입을 추진했다"고 영입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한 신재영은 자신이 원했던대로 다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다만 팀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1군에서 20경기 28⅓이닝 평균자책점 5.72의 성적을 남기며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문승원, 박종훈 복귀와 더불어 미국에서 돌아온 김광현까지 가세한 올핸 마운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구원투수로 기회를 잡는 것조차 어려웠다. 1군(4경기 4⅓이닝 평균자책점 12.46)서 초라한 성적을 올렸고 퓨처스리그에서는 26경기 30⅔이닝 3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했다.

그렇게 신재영의 도전은 '새드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아쉬움 가득한 결말인 것은 맞지만 마지막까지 공을 놓지 않고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던 신재영의 의지는 많은 팬들이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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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BO리그 신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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