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에 이어 통합 2연패를 노리던 kt 위즈는 2022 KBO리그에서 4위로 추락했다.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2위인 LG 트윈스에 역전패해 3위에서 4위로 밀려나며 가을야구 전략이 꼬인 kt는 결국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2승 3패로 밀려 탈락했다. 지난해 챔피언답지 않은 허망한 퇴장이었다. 

kt가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보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선수들을 가리지 않고 부상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우승에 공헌했던 베테랑들의 부진 역시 kt가 이렇다할 힘을 쓰지 못한 이유였다. 지난해 정규 시즌 1위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MVP의 영예를 차지한 베테랑 박경수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시즌 박경수는 타율 0.120 3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427로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29로 리그 야수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 kt 박경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박경수는 FA 자격을 취득해 LG 트윈스에서 kt로 이적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며 '수원 거포'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는 홈런이 3개에 그쳤다. 지난해는 26.56타수 당 하나의 홈런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55.33타수 당 하나의 홈런으로 두 배 이상 나빠졌다.

전반적으로 저조했던 타격 지표는 선구 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경수는 70개의 삼진을 당하는 사이 24개의 볼넷을 얻었다.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34로, LG에 입단했던 프로 데뷔 시즌인 2003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박경수의 부진은 이어졌다. 10타수 1안타 타율 0.100에 홈런 및 타점 없이 OPS 0.282에 불과했다. 박경수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모습을 재현했다면 kt의 가을야구는 더 길게 이어질 수도 있었다.
 
박경수는 2루수 수비도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413.1이닝 동안 7개의 실책을 저질러 수비 이닝 대비 실책이 많았다. 팀 내 2루수 수비 이닝은 오윤석이 594.2이닝으로 박경수보다 더 많았다. 박경수는 사실상 주전 2루수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1984년생으로 만 38세 시즌을 치른 박경수는 공수에 걸쳐 '에이징 커브'를 숨기지 못했다. 박경수는 세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지난 13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FA 자격 선수 40인 중 한 명으로 포함되었지만 이번에는 FA를 신청하지 않았다.

현재 kt는 박경수의 에이징 커브와 확실한 2루수 요원의 부재, 그리고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상무 입대 추진으로 키스톤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각에서 kt가 외부 FA를 영입해 키스톤 보강을 노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 경우 박경수는 2루 백업을 하며 덕아웃 리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승 도전에 실패한 kt는 국내 선발진을 비롯한 마운드가 강력해 야수진이 뒷받침된다면 내년에도 얼마든지 우승에 재도전할 수 있다. 팀의 요청으로 현역 연장을 결심한 박경수가 2023시즌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kt의 두 번째 우승 도전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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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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