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에서 롯데 자이언츠는 최종 8위로 시즌을 마쳐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시즌 막판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5위 싸움에 나섰지만 승부처에서 번번히 무너지고 말았다. 등 번호 10번이 영구 결번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끝내 우승 반지 획득은커녕 한국시리즈 경험조차 하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1982년생인 이대호는 올시즌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81로 만 40세 은퇴 시즌을 치른 베테랑답지 않은 놀라운 맹활약을 펼쳤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3.76으로 팀 내 야수 중 1위로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이대호의 은퇴로 인해 롯데의 전력 누수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대호의 후계자'로 공인받은 한동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다.

※ 롯데 한동희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올시즌 한동희는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 OPS 0.817을 기록했다. WAR은 3.71로 이대호에 이어 팀 내 야수 중 2위를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 타석 3할 타율을 달성하며 OPS와 WAR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하지만 홈런은 14개로 지난 2년간 매년 17개에서 감소했다. 사직구장이 리모델링을 통해 외야 담장을 높이는 등 투수 친화적으로 변모한 탓으로 분석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4월 한 달간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을 발휘했기에 시즌 20홈런은 손쉽게 돌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동희는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10개의 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홈런 개수의 감소는 타격 페이스의 기복이 원인이었다. 한동희가 월간 타율 3할을 넘긴 것은 4월과 7월 두 달 뿐이었다. 이때 몰아쳤던 반면 나머지 기간에는 2할대 타율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첫 3할 타율 달성에는 성공했으나 꾸준함이 아쉬웠다. 

혹시 시즌 초반이었던 4월에 오버 페이스를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4월까지 단독 2위였던 롯데가 이후 추락을 지속해 가을야구과 좌절된 결과와 한동희의 타격 페이스는 무관하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한동희의 핫코너 수비다. 한동희는 올해 3루수로 19개의 실책을 기록해 프로 데뷔 후 개인 한 시즌 최다를 기록했다. 리그 야수 중에는 최다 공동 3위, 3루수 중에는 최다 1위였다. 특히 타구 처리 과정에서 송구가 매우 불안한 약점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동희가 송구 부담을 덜고 타격에 주력하기 위해 전문 1루수로 변신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하지만 베테랑 좌익수 전준우는 물론 주전 2루수 안치홍의 1루수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연배가 적지 않은 두 선수 역시 수비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은퇴로 지명 타자 자리가 비었으나 정훈이 1루수와 지명 타자를 맡아야 한다. 롯데는 1루수를 맡아야 하는 선수만 넘치는 형국이다. 

향후 한동희의 선수로서의 가치는 홈런 생산 능력과 더불어 안정적인 핫코너 수비에 달렸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에 입문한 그가 잠재력이 대폭발해야만 롯데는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다. 프로 데뷔 후 아직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한동희가 공수 맹활약으로 내년에는 롯데의 가을야구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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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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