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카타르.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카타르.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아시아에선 두 번째이자 중동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가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이번 대회 유일한 첫 출전국인 카타르는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사상 첫 승에 이어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12년의 시간 동안 카타르가 걸어온 길

2010년 12월 스위스에서 열린 2018, 2022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카타르는 미국, 대한민국 등을 제치고 2022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때부터 카타르는 착실하게 월드컵을 준비해나갔다. 정부와 축구협회의 적극적인 노력속에 2000년대 초반부터 추진한 귀화선수 합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고 더불어 FC 바르셀로나 유스팀 감독 출신인 펠릭스 산체스 감독의 지휘하에 어린 선수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는 성과를 거뒀다. 2014년 AFC U-19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시작으로 U-23 챔피언십에서도 두 차례 4강(2016, 2018)에 오르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팀은 비록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2014 서아시아 선수권 대회와 같은 해 걸프컵에서 우승을 경험한다.

그리고 마침내 2019 아시안 컵에서 모두를 놀라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조별리그에선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오른 카타르는 토너먼트서부턴 실리적인 경기운영을 통해 강력한 우승후보 대한민국(8강), 일본(결승전)을 차례로 물리치고 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다. 무엇보다 19득점 1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골득실 속에 7전 전승으로 우승을 하며 확실한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한 결실을 맺었다.

이후에도 카타르는 많은 경험들을 쌓아나갔다. 초청국 자격으로 2019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와 2021년 북중미 골드컵에 참가한 데 이어 유럽 지역예선 A조에 속한 다섯 팀(세르비아, 포르투갈,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아제르바이잔)과 A매치 데이를 활용해 평가전을 치르는 등 2019년부터 최근 3년간 A매치를 50경기 이상 치렀다. 2020년부터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 현상으로 다른 국가들이 제대로 된 A매치를 치르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했을 때 카타르의 이러한 경험은 대단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여전히 건재한 아시안컵 우승멤버들, 본선 경쟁력은?
 
카타르 월드컵까지 'D-40'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까지 40일 남은 1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건물에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오른쪽·파리 생제르맹)와 카메룬 축구선수 가엘 온두아(하노버)가 그려진 현수막이 걸려있다. 한국 등 32개국이 참가하는 카타르 월드컵은 내달 20일부터 오는 12월 18일까지 열린다.

▲ 카타르 월드컵까지 'D-40'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까지 40일 남은 1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건물에 브라질 축구선수 네이마르(오른쪽·파리 생제르맹)와 카메룬 축구선수 가엘 온두아(하노버)가 그려진 현수막이 걸려있다. 한국 등 32개국이 참가하는 카타르 월드컵은 내달 20일부터 오는 12월 18일까지 열린다. ⓒ AFP=연합뉴스

 
카타르의 장점이라면 2019 AFC 아시안 컵 우승멤버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알모에즈 알리다. 수단에서 귀화한 그는 뛰어난 침착성을 통해 기회를 놓치지 않는 전형적인 골게터 기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아시안 컵에서 9골을 터뜨려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우승을 이끈 데 이어 2021년 골드컵에서도 5골로 득점왕과 베스트11에 선정되었다. 2016년 A매치 데뷔 이후 6년 만에 명실상부한 카타르 최고 스트라이커로 올라선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카타르 역대 A매치 최다득점 1위에 도전한다.(현재 39골로 이 부분 3위)

그와 호흡을 맞추는 선수는 하산 알 하이도스와 아크람 아피프다. A매치 165경기 출전으로 카타르 역대 최다 출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알 하이도스는 득점력과 더불어 드리블을 활용한 개인능력에서도 상당한 능력을 선보이고 있어 경계대상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아피프는 2019 아시안 컵에서 11어시스트라는 한 대회 역대 최다기록을 세울 정도로 도움 능력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세 선수가 포진하는 카타르의 공격진은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중원에는 지난 2019 아시안 컵에서 대한민국과 일본을 상대로 득점을 터뜨려 우승에 일등공신이 된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압둘아지즈 하템을 비롯해 수비력과 활동량이 뛰어난 아심 마디보, 그리고 프랑스 태생의 귀화파 카림 부디아프가 있다. 하템이 공수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마디보와 부디아프가 수비에서 얼마나 많은 공헌을 하느냐가 카타르의 이번 월드컵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수비진은 각각 알제리와 이라크에서 귀화한 부알렘 쿠키, 바삼 히샴을 중심으로 압델카림 하산, 타렉 살만,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귀화한 페드루 미구엘이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모두 지난 아시안 컵에서 1실점만 기록하는 데 이바지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또 하나 카타르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조직력이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알 사드, 알 두하일 등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대표팀에서도 지속되는 해외 전지훈련, 많은 A매치를 치르면서 조직력을 가다듬을 수 있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를 보이는 카타르 입장에선 강력하게 자신들을 어필할 수 있는건 바로 이 점이다. 여기에 홈 그라운드 어드밴티지 역시 카타르가 누릴 수 있는 특권 중에 하나다.

하지만 냉정하게 본선에서의 경쟁력은 의문이 따른다. 최근 3년간의 A매치 성적에서도 나타나는데 골드컵에선 4강에 올랐으나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그라나다와 같이 전력이 떨어지는 팀에게 거둔 승리였으며 유럽예선 A조 팀을 상대로 치른 A매치에선 룩셈부르크, 아제르바이잔에게 거둔 승리를 제외하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이 밖에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선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 세르비아, 포르투갈, 아일랜드와 같이 전력이 한 수 위의 팀들에겐 큰 점수차로 패하는 등 전력의 한계를 여지없이 보여준 카타르였다.

조편성 역시 개최국임에도 수월하지 못하다. 2포트에서 독일과 가장 강한 팀으로 평가받은 네덜란드,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 한 조에 속한 것도 부담스러운 가운데 탄탄한 전력을 갖춘 에콰도르 역시 카타르가 상대하기엔 버거운 팀이다. 사실상 16강은커녕 1승도 기대하기 어려운 조편성이라 해도 무방하다.

지금까지 치러진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지 못한 개최국은 2010년 남아공이 유일하다. 카타르 역시 이 길을 따라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보이는데 돈으로 월드컵 개최를 샀다는 비아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 성적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카타르(Qatar)
FIFA 랭킹: 50위(2022년 10월 기준)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1회(2022)
역대 월드컵 최고성적: 없음
역대 월드컵 전적: 없음
감독: 펠릭스 산체스(스페인, 1975. 12. 13)

*카타르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1일 01:00 에콰도르, 알 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개막전)
11월 25일 22:00 세네갈,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
11월 30일 00:00 네덜란드, 알 코르 알 바이트 스타디움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펠릭스 산체스 알모에즈 알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