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공격수 박철우와 임성진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공격수 박철우와 임성진 ⓒ KOVO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에 오르며 5년 만의 '봄 배구' 진출에 턱걸이했다. 더 나아가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우리카드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KB손해보험에 패해 탈락했으나, 한국전력으로서는 만년 하위권의 설움을 털어낸 의미있는 결과였다.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한국전력은 안정보다 변화를 선택했다. 재계약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병철 감독과 결별하고 권영민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했고, 2018년부터 한국전력 코치를 맡으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다. 

든든한 선배들과 패기 넘치는 후배들의 '콜라보'

권영민 감독은 공식 데뷔 무대였던 지난 8월 컵대회에서 한국전력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접전 끝에 대한항공에 패하며 아깝게 우승은 놓쳤으나 '초보 사령탑'으로서는 만족스러운 데뷔였다. 

한국전력의 최대 강점은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신구 조화'가 가장 잘 이뤄졌다는 것이다. 박철우(37) 신영석(36) 서재덕(33) 등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과 박찬웅(25) 임성진(23) 장지원(21)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공존한다.

박철우는 선수로서 어느덧 황혼기에 접어들었으나, 전성기 못지않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V리그 최고의 미들블로커 신영석은 후배 박찬웅과 함께 짝을 이뤄 지난 시즌 팀 블로킹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벽을 자랑한다.

프로 데뷔 3년 차를 맞이하는 임성진은 V리그에서 가장 촉망 받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코트에 서는 시간을 대폭 늘리면서 주전 공격수로 거듭났고, 국가대표에도 선발되어 세계 무대를 경험했다. 임성진이 한국전력을 넘어 한국 배구를 이끌 차세대 스타라는 점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현역 시절 세터였던 만큼 세터 욕심이 많은 권영민 감독은 우리카드에서 뛰었던 하승우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김광국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하승우는 범실이 잦다는 약점이 있으나, 빠른 배구를 한다는 강점이 있다. 김광국과 경쟁 체제를 만들어 공격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승 간절한 한국전력... 이번엔 '별' 달 수 있을까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공격수 서재덕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 공격수 서재덕 ⓒ KOVO

 
대부분의 남자부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로 오른쪽 공격을 맡는 아포짓 스파이커를 선택한 것과 달리 한국전력은 왼쪽 공격에 나설 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스 덜 호스트(네덜란드)를 영입했다. 

2016-2017시즌 삼성화재에 입단해 3년간 V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타이스는 첫 시즌과 2018-2019시즌 남자부 전체 득점 1위에 올랐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거포다. 통산 107경기 출전해 2837득점, 공격 성공률 55.64%를 기록했으며 남자부 '베스트 7'에도 두 차례나 선정됐다. 

서브가 부족하지만 한국전력은 공격의 파괴력을 기대하고 타이스를 데려왔다. 한국을 떠나 이탈리아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왔으니, 예전보다 한층 성숙한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한국전력이 타이스를 선택한 것은 왼쪽과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어떤 자리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 서재덕이 있기 때문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시즌 복귀한 서재덕은 한국전력의 봄 배구 진출을 이끌며 에이스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만 박철우, 서재덕, 타이스, 임성진 등 공격수들의 장단점이 워낙 뚜렷해 권영민 감독으로서는 이들의 조합을 잘 살려서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올 시즌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등 전통의 강호들이 주름잡던 남자부의 판도를 흔들고 있는 신흥 강호 중 하나다. 지난 시즌 봄 배구를 경험했으니 올 시즌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전력이 과연 텅 빈 유니폼에 '별'을 새겨 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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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한국전력 박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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