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정민철 단장의 후임으로 임명한 손혁 단장

한화가 정민철 단장의 후임으로 임명한 손혁 단장 ⓒ 한화이글스

 
가을야구에 돌입한 KBO리그는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준플레이오프가 한창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하위권 팀들은 감독을 새로 선임하거나 단장을 교체하며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한화 역시 손혁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올해로 3년 임기가 만료된 정민철 단장과는 결국 재계약하지 않았다. 

선수 시절 등 번호 23번이 영구 결번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투수 코치에 이어 단장까지 역임했던 정민철 단장과 한화의 이별은 최하위에 그친 팀 성적이 결정적 이유로 풀이된다. 최근 2년간 한화가 진행해 온 '리빌딩'이 성공적이었다면 정민철 단장과 재계약하며 힘을 실어줬을 것이기 때문이다.

3년 임기 중 2년 동안 3할대 승률의 최하위에 그친 수베로 감독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해 한화의 승률은 0.371이었는데 올해는 0.324로 더욱 낮아졌다. 올해는 임기 2년 차였던 만큼 포스트시즌 진출까지는 무리더라도 4할대 승률 달성과 탈꼴찌는 성공했어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년 임기 동안 내내 3할대 승률의 최하위에 그친 한화 수베로 감독

2년 임기 동안 내내 3할대 승률의 최하위에 그친 한화 수베로 감독 ⓒ 한화이글스

 
외부 FA 영입 포기나 외국인 투수 영입 실패와 같은 최하위 추락의 일부 원인은 수베로 감독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이 취임한 뒤 한화의 투타 주축으로 발돋움해 타 팀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게 된 선수가 드문 것이 사실이다. 숱한 유망주들이 1군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수베로 감독이 옥석 고르기를 통해 한화의 주축으로 지목한 선수가 누구인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멀티 포지션을 돌고 있는 김태연이 수베로 감독의 선수 기용 중 비판받는 대표적 사례다. 그는 올 시즌 1루수, 2루수, 3루수로 출전해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외야수로는 좌익수와 우익수도 맡았다. 한 시즌에만 5개의 포지션을 맡은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수비력이 그다지 빼어나지 않은 김태연은 멀티 포지션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타율 0.240 7홈런 53타점 OPS 0.662로 부진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60으로 음수를 모면하는 수준이었다.
 
 내외야를 합쳐 5개의 포지션을 소화한 한화 김태연

내외야를 합쳐 5개의 포지션을 소화한 한화 김태연 ⓒ 한화이글스

 
한화 내야는 1루수 김인환, 2루수 정은원, 3루수 노시환, 유격수 하주석으로 사실상 주전이 고정되어 있다. 김태연은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외야수로 등록된 바와 같이 외야 한 포지션을 붙박이로 맡기는 편이 바람직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외국인 선수 터크먼을 제외하면 국내 외야수 중에서 주전이 불명확했던 한화의 올 시즌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했다. 

한화는 134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1위의 불명예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에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를 도입하는 데 앞장선 수베로 감독이지만 한화 수비진에 안정감을 심어주진 못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한화의 팀 분위기가 '리빌딩'을 면죄부처럼 앞세워 느슨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우려한다. 공수주에 걸쳐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승부처에서 선수들이 스스로 무너지는 경향이 강했다. 수베로 감독의 경기 운영은 실험에만 의존했다. 과연 한화가 '승리 DNA'를 키워나가고 있는지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10개 구단 중 절반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KBO리그에서 한화가 내년까지 3년 동안 리빌딩에만 매달린다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2023년에는 한화가 지난한 리빌딩의 성과를 통해 탈꼴찌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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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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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민상현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인턴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한화이글스 손혁 수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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