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 SBS

 
천지훈이 '천원의 변호사'가 된 진짜 이유가 밝혀졌다. 지난 10월 14~15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7, 8회에서는 천지훈(남궁민)의 가슴아픈 과거사가 그려졌다. 유능한 검사이던 그가 수임료를 천 원만 받는 괴짜 변호사가 된 계기가 바로 아버지와 약혼녀를 연이어 잃은 비극에서 비롯되었음이 드러났다.
 
천지훈은 과거 검사시절 재벌기업 JQ그룹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천지훈은 JQ그룹의 담당 변호사 이주영(이청아)과 법정에서 상대편으로 만난 것을 계기로 서로에게 이성적 호감을 느끼고 가까워진다.
 
한편 JQ그룹의 비자금이 정계의 뇌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천지훈은 자신의 아버지인 김윤섭(남명렬)도 연루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천지훈은 김윤섭의 혼외자로 아버지와는 애증의 관계였다. 친부를 뇌물수수혐의로 수사해야 하는 상황은 천지훈을 괴롭게 했다.
 
하지만 김윤섭을 소환 조사하고 어렵게 뇌물 수수 리스트를 전달받기로 약속했던 천지훈은, 돌연 김윤섭이 수상한 마지막 통화 이후 그의 눈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 장면을 목격하면서 충격에 빠진다. 김윤섭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JQ그룹 비자금 사건 공식 수사는 흐지부지 되어 버리고, 천지훈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간 배후를 찾기 위해 외롭게 고군분투하지만 끝내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했다.
 
절망한 천지훈을 위로하며 한줄기 빛이 되어 준 것은 이주영이었다. 그녀는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 천지훈의 곁에 찾아와 말없이 함께 있어줬고, 길거리에 누워 쏟아지는 비까지 같이 맞아줬다.
 
2년의 시간이 흘러 천지훈과 이주영은 연인이 되어 있었다. 천지훈은 여전히 아버지의 사건에 매달리고 있었고, 천지훈이 새 출발을 하기 원했던 이주영은 새로운 법률사무소를 준비했다. '수임료를 단돈 천 원만 받는 변호사'의 비밀은 바로 이주영이 천지훈과 함께 꿈꿨던 미래였던 것. 천지훈은 이주영에게 반지를 선물하며 프로포즈를 하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며 비로소 행복을 찾는 듯 보였다.
 
이주영은 새출발을 위하여 전 직장인 법무법인 '백'에서 퇴사하며 짐을 챙겨 나오는 날,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의문의 남자와 부딪히며 서류가 뒤바뀌게 된다. 이주영이 잘못 들고 온 서류는 놀랍게도 천지훈이 수사하던 JQ그룹 비자금 관련 기밀문서였다.
 
사실을 파악한 이주영은 천지훈에게 서류를 전달하기 위해 검찰청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주영은 지하철에서 의문의 괴한에게 피습을 당하고 만다. 꽃다발을 들고 지하철까지 이주영을 마중나왔던 천지훈은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어가는 이주영을 뒤늦게 발견하고 경악한다. 이주영은 눈물을 흘리며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천지훈의 얼굴을 쓰다듬다가 쓰러진다.
 
이주영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에 이어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천지훈은, 피로 범벅이 된 이주영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주영을 살해했다는 범인이 자수한다. 범인은 이주영을 살해한 것이 아무런 원한이나 이해관계가 없는 '묻지마 범죄'였다고 주장한다. 천지훈은 해당 사건을 자신이 맡기를 고집했지만 피해자가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요청은 묵살된다.

자신이 검사임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분노한 천지훈은 자수한 피의자를 찾아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앞에서 피의자와 눈이 마주친 천지훈은, 사건 당일 그의 앞을 스쳐 지나갔던 범인과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단숨에 알아차렸다. 천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날 본 적 없네?... 너 아니었어"라고 돌아서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SBS <천원짜리 변호사>의 한 장면. ⓒ SBS

 
검찰을 떠난 천지훈은 이주영이 개업을 준비하던 사무실을 찾아간다. 사무실 곳곳에 묻어있는 이주영의 흔적을 돌아보던 천지훈은 '수임료 천 원'이라고 붙어있는 벽보를 발견하고 그리고 천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지갑에서 꺼내 유리병에 넣은 뒤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사무실로 사무장(박진우)이 찾아온다. 사실 그는 원래 생전의 이주영이 새로운 사무실에서 처음으로 맡으려 했던 사건의 의뢰인이었던 것. 천지훈은 "정말 수임료가 천 원이냐"는 사무장의 물음에 울음을 멈추고 "맞습니다. 천 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선글라스로 가린 채 사무장 앞으로 돌아서며 연인 이주영의 꿈을 대신하여 '천원짜리 변호사'로 거듭났음을 드러냈다.
 
주연배우 남궁민의 열연이 돋보이는 <천원짜리 변호사>는 고전 무협물의 정서를 현대의 법정으로 재현해놓은 느낌을 주는 일종의 권선징악 활극이다. 법이라는 룰에 따라 치열한 논리와 이성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법정은 무협물속 강호의 또다른 모습이다. 총칼과 권법이 없는 대신, 법과 언변으로 정의를 구현하는 드라마 속 변호사는 '현대판 협객'으로 그려진다.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단돈 천 원으로 온갖 어려운 사건에 뛰어들어 약자를 보호하고 악인을 응징하는 정의로운 주인공,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버린 상처와 복수심을 계기로 히어로로 각성한다는 스토리 등은 실제 고전 무협물들의 전형적인 설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갑질, 묻지마 살인, 비자금... 주인공이 다루는 사건들은 하나같이 우리 일상에서 빚어지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이다.
 
선과 악의 구분이 뚜렷하고 비현실적인 판타지에 가까운 스토리지만, 한편으로 초능력이나 사적 제재를 내세우지 않고도 오직 '법'이라는 도구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여 온갖 문제를 해결하는 천지훈의 캐릭터는, 그만큼 '정의로운 법'에 목마른 서민 대중의 판타지를 충족하는 인물이라서 더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8회에서 닐슨코리아 수도권 평균 15.6%, 전국 평균 15.0%, 순간 최고 18.8%, 2049 시청률 역시 5.1% 등을 기록하며, 경쟁사의 신작 공세 속에서도 또 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의 기록이자, 주간-주말을 통틀어 현재 방영 중인 미니시리즈 전체 1위에 해당한다.

천지훈의 과거사로 드라마 1막을 마친 <천변>은, 다음주 22일 방송되는 9회부터 다시 현재로 돌아와 '중고차 허위 매물 사건'을 코믹하게 해결하는 천변 패밀리의 모습을 다루며 본격적인 2막의 돌입을 예고했다.
천원짜리변호사 남궁민 이청아 법정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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