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클로저' 고우석(LG 트윈스)이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LG는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서 1-0으로 영봉승을 거두었다. 같은 시각 SSG 랜더스도 승리를 거두면서 선두 SSG와 2위 LG의 격차는 그대로 3.5경기 차다.

양 팀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이민호의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두 팀 모두 경기 중반까지 적어도 한 차례 이상 찬스가 찾아왔음에도 점수로 연결시킨 팀이 없었다. 6회말이 되어서야 1사 2, 3루서 1루 땅볼로 3루주자를 불러들인 문보경의 타점으로 LG가 0-0의 균형을 깼다.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서 9회초 마운드에 올라와 공을 던지고 있다.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서 9회초 마운드에 올라와 공을 던지고 있다. ⓒ LG 트윈스

 
뒷문 단속 성공한 고우석

6이닝을 책임진 이민호가 내려간 이후 김진성-정우영-김대유-이정용이 차례로 올라와 7회초와 8회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무사 1, 3루의 위기를 맞이한 8회초 이정용이 이대호를 직선타로 돌려세운 데 이어 전준우를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팀을 위기서 구해냈다.

8회말이 끝나고 나서 장내가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LG 문보경과 롯데 구승민이 신경전을 벌이자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뛰쳐나왔다. 구승민이 '사인 훔치기'에 불만을 나타냈고 벤치 클리어링으로 번진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두 팀 선수들끼리 오해를 풀면서 일단락돼 큰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

그리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고우석이었다. 팀의 한 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등판한 고우석은 지시완-안치홍-한동희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출루 허용 한 번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다.

특히 선두타자 지시완을 상대로 던진 5구 가운데 4구가 무려 슬라이더였는데, 시속이 150km까지 찍힐 정도로 위력이 강력했다. 알고도 공략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딱 맞았다. 이날 패스트볼보다 슬라이더를 더 많이 구사한 고우석의 투구에 롯데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날 경기로 올 시즌 39번째 세이브를 수확한 고우석은 2013년 봉중근(38세이브)을 뛰어넘고 구단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덕분에 LG는 SSG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80승 고지를 밟게 됐다.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서 팀의 한 점 차 승리를 지킨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서 팀의 한 점 차 승리를 지킨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LG 트윈스


40세이브도 눈앞...  더 발전한 고우석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는 '돌부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다. 2006년과 2011년 47개의 세이브를 챙겨 이 부문서 1위를 지키는 중이다. LG의 잔여경기가 14경기인 점을 고려할 때 산술적으로는 가능해도 8개의 세이브를 추가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달성할 것이 확실시되는 40세이브도 의미가 크다. 오승환(2006, 2007, 2011년, 2021년)과 손승락(2013년), 진필중(2000년), 정명원(1994년) 단 네 명만 KBO리그 40년 역사상 단일시즌 40세이브를 기록했다. 고우석도 곧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여름이 지나면서 부침을 겪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핸 시즌 내내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해왔다. 특히 8월 9경기에서 9이닝 동안 자책점 한 점 주지 않고 6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팀이 후반기 선두 경쟁을 하는 데 있어서 크게 기여했다.

23일 롯데전처럼 접전 상황이라고 해도 이전과 달리 물러서지 않고 공을 던진 것이 원동력이 됐다. 패스트볼이나 슬라이더의 위력도 한층 좋아졌는데 여기에 자신감까지 붙으니 말 그대로 '언터처블' 투수가 된 셈이다.

세이브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고우석과 2위 김재윤(31개, kt 위즈)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타이틀홀더를 예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고우석의 시선은 가을야구로 향한다. 팀, 개인 모두 아쉬움을 씻어야 하는 올가을 '해피엔딩'으로 마지막을 장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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