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양의지

NC 다이노스 양의지 ⓒ 연합뉴스

 
NC가 kt와의 원정 2연전을 쓸어 담으며 kt의 3위 탈환을 방해했다.

강인권 감독대행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4방을 포함해 장단 21안타를 터트리며 17-1로 대승을 거뒀다. kt와의 원정 2연전에서 연승을 기록한 NC는 3연승 행진을 달리며 이날 삼성 라이온즈에게 0-4로 패한 롯데 자이언츠를 반 경기 차이로 제치고 약 보름 만에 단독 6위 자리를 되찾았다(53승3무63패).

NC는 선발 구창모가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8번째 승리를 따냈고 류진욱과 전사민, 하준영이 1이닝씩 던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노진혁이 3점 홈런을 포함해 3안타 5타점, 선두타자 손아섭도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그리고 8월에만 타율 .403 6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월간 MVP에 선정됐던 양의지는 9월에도 6경기에서 .450 3홈런 12타점의 맹타를 이어가고 있다.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고의 포수로 선정

2019 시즌을 앞두고 4년 125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NC로 이적한 양의지는 이적 첫 시즌부터 전년도 꼴찌 NC를 가을야구로 복귀시켰다. 개인 성적에서도 타율 .354 출루율 .438 장타율 .574를 기록하며 1984년의 이만수 이후 무려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등극하는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었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감소되면서 많은 타자들의 타격성적이 크게 떨어졌지만 양의지의 성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양의지는 코로나19의 공포가 대한민국을 집어삼켰던 2020시즌 .354였던 타율이 .328로 떨어졌다. 하지만 2020년의 양의지가 부진했다고 이야기하는 야구팬은 아무도 없다. 양의지는 2020년 33홈런 124타점 86득점을 기록하면서 타율을 제외한 대부분의 타격지표에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게다가 올스타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올스타 본경기에서도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양의지의 진가는 친정팀을 상대했던 한국시리즈에서 나타났다. 두산 시절이던 2016년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던 양의지는 2020년 NC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자신의 6번째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타율 .318 1홈런 3타점 3득점의 성적으로 커리어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KBO리그 역사상 한국시리즈 MVP를 두 번이나 차지한 선수는 LG트윈스의 김용수와 양의지 뿐이다.

NC는 2020년 1위였던 정규리그 순위가 작년 7위로 하락하면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지만 팀의 부진과는 별개로 양의지의 활약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양의지는 작년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25 30홈런 111타점 81득점으로 2년 연속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80득점 시즌을 만들었다. 김태군(삼성)과 마스크를 나눠 쓰면서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이 작년 시즌 양의지의 유일한 흠(?)이었다.

양의지는 두산과 NC를 거치며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2개의 한국시리즈 MVP, 6개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등 화려한 실적을 쌓으며 역대 최고의 포수로 불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실제로 양의지는 지난 1월 모 스포츠 전문지가 KBO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포지션 별 올스타 투표에서 이만수, 박경완(국가대표 배터리코치) 등 쟁쟁한 선배포수들을 제치고 역대 최고의 포수로 선정됐다.

전반기 부진 딛고 8월부터 무서운 맹타 시작

NC 이적 후 지난 3년 동안 타율 .334 83홈런 303타점을 기록한 양의지는 두 번째 FA를 앞둔 올 시즌 평년 수준의 성적만 유지한다면 또 한 번 100억대 FA 대박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었다. 특히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들은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타를 겸비한 데다 '우승 DNA'까지 갖추고 있는 역대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얻기 위한 엄청난 경쟁이 벌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개막하자 야구팬들이 알던 최고의 포수이자 리그를 대표하던 강타자 양의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4월 한 달을 .150이라는 믿기 힘든 타율로 시작한 양의지는 전반기 74경기에 출전해 타율 .256 9홈런 45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간판타자 나성범(KIA타이거즈)이 팀을 떠난 NC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양의지마저 부진에 빠졌으니 팀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었다.

그렇게 양의지의 두 번째 FA 대박 계약은 힘들어졌다고 야구 팬들이 입을 모으던 지난 8월, 드디어 양의지의 '각성'이 시작됐다. 8월 한 달 동안 19경기에 출전한 양의지는 타율 .403 6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며 성적을 바짝 끌어 올렸다. 양의지는 8일 발표된 한국야구위원회의 월간 MVP투표에서 총점 37.58점으로 8월에만 실점 없이 6세이브를 적립한 LG 트윈스의 고우석을 제치고 월간 MVP에 선정됐다.

8월에 되살아난 양의지의 불방망이는 9월에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양의지는 9월 6경기에서 타율 .450(20타수 9안타) 3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5월 초까지 1할대에 허덕이던 타율을 어느덧 .286까지 끌어 올렸다. 양의지는 9일 kt전에서도 1회 결승타와 6회 시즌 19호 홈런을 터트리는 등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양의지가 현재의 타격감을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면 3할 타율 회복도 결코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현재 NC는 유망주 포수 김형준이 상무 전역을 앞두고 십자인대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현재 엔트리에 포수는 양의지와 박대온 뿐이다. 박대온이 올 시즌 선발 출전 경기가 27경기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양의지가 시즌 끝까지 NC의 안방을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성기 때의 감각을 회복한 양의지가 지금과 같은 상승세로 시즌을 마친다면 4년 전처럼 FA 포수 최대어의 자리는 충분히 지킬 수 있을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NC 다이노스 양의지 후반기 맹타 역대 최고의 포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