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의 2001년생 신예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멀티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수원의 '슈퍼매치'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이 4일 오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2 29라운드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8승 9무 12패의 성적을 기록한 수원은 7위 수원FC와의 승점차를 4점으로 좁히며 강등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완벽한 경기력 수원, 자멸한 서울
 
 후반 18분 오현규의 득점 이후 희비가 엇갈린 양팀 선수들

후반 18분 오현규의 득점 이후 희비가 엇갈린 양팀 선수들 ⓒ 노성빈 기자

 
초반에는 서울이 경기 주도권을 잡었다. 전반 12분 나상호의 슈팅을 시작으로 17분에는 강성진이 연속으로 슈팅으로 수원을 위협했다. 이 상황에서 수원은 양형모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부턴 수원이 경기 주도권을 잡었다. 이종성과 정승원이 포진한 중원이 수비와 활동량에서 서울 중원을 압도하자 오현규, 전진우, 류승우를 중심으로 한 빠른 역습공격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결국 전반 27분 수원의 선제골이 나왔다. 왼쪽에서 이기제가 볼을 받은 뒤 다이렉트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오현규가 발을 뻗어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한 것. 오현규는 전반 16분 류승우의 패스를 받아 빈 골대에 슈팅을 시도했으나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자신의 실수를 10분만에 만회했다.

한 골의 리드를 잡자 수원 이병근 감독은 곧바로 강현묵 대신 안병준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이는 주효했다. 전반 32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기제가 짧은 패스를 주고받은 뒤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을 안병준이 헤더골로 마무리 지으면서 순식간에 2대 0으로 점수를 벌렸다.

2골차로 점수가 벌어지자 서울 선수들은 거친 플레이를 남발하며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반 39분 나상호, 전반 44분 일류첸코가 경고를 받기에 이른다.

결국 후반 11분 대형사고가 터졌다. 나상호가 상대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무리한 파울을 범해 경고를 받게 되었고 결국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서울로선 후반 시작과 함께 조영욱, 김진야, 임민혁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꿔보려던 했으나 오히려 숫적 열세에 직면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러자 수원의 빠른 역습이 빛을 발했다. 서울이 라인을 올린 데다 수비전환 속도에 문제를 드러내며 자연스레 속도싸움에서 수원이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

이를 바탕으로 후반 18분 세번째 골이 나왔다. 서울의 공격을 차단한 뒤 이어진 역습 기회에서 전진우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양한빈 골키퍼를 제친 뒤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터뜨리며 점수를 3대 0으로 벌렸다.

승부가 기울었음에도 수원의 공격은 그칠줄 몰랐다. 후반 25분 전진우의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1분 뒤에는 오현규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이어 후반 31분에는 김태환이 왼발로 낮게 깔아찬 슈팅을 기록하는 등 3골차 리드에도 만족하지 않은 채 추가골을 넣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반면 서울은 나상호 퇴장에 3골차로 점수가 벌어지자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공격에 많은 숫자를 배치했음에도 중원싸움에서 밀려 패스가 3회이상 전개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고, 지나치게 라인을 올리다보니 오히려 상대 역습에 실점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나마 서울은 영패를 모면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종료직전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의 크로스에 이은 정한민의 헤더슛이 수원 양형모 골키퍼 맞고 흐르자 이것을 일류첸코가 밀어넣은 것. 하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기엔 시간이 부족했고 그렇게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수원의 공격 이끄는 오현규, 슈퍼매치에서 보여준 존재감
 
 K리그1 수원 삼성의 오현규(21)는 4일 적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에 3-1 승리를 거둔 후 경기 중 보여준 골 세리머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사진은 슈퍼매치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오현규.

K리그1 수원 삼성의 오현규(21)는 4일 적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에 3-1 승리를 거둔 후 경기 중 보여준 골 세리머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사진은 슈퍼매치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오현규. ⓒ 한국프로축구연맹

 
7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수원에게 달라진 점은 공격력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7월 16일까지 22경기를 치르는 동안 수원은 15골을 기록해 성남FC와 함께 최소득점 1, 2위를 다퉜다. 

하지만 7월 30일 김천 상무전을 시작으로 지난 6경기에서 수원의 공격은 그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속도감 있는 역습과 세트피스에서의 약속된 플레이가 나오는 등 공격 파괴력이 더해진 수원은 이 기간동안 12골을 터뜨리며 3승 1무 2패의 성적을 기록해 강등권에서 탈출하게 됐다. 

그리고 이번 슈퍼매치에서도 수원의 공격은 그 위력을 발휘했다. 속도감있는 역습과 후방에서 전방으로 한 번에 연결하는 다이렉트한 공격, 세트피스시엔 약속된 플레이를 펼치는 등 다양한 공격루트로 서울의 수비를 궤멸시켰다. 결과뿐 아니라 경기내용,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투지 등 모든 면에서 서울보다 한 수위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 승리에 중심엔 오현규가 있었다. 지난 6경기중 5경기에서 4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그는 이번 슈퍼매치에서도 물오른 경기력을 마음껏 보였다.

팀내 최다인 5번의 슈팅을 바탕으로 전반 27분 선제골과 후반 18분 쐬기골을 터뜨려 멀티골 경기를 완성시켰다. 본인 커리어 통산 최초의 멀티골을 기록하게 됐다. 이뿐 아니라 역습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수원 공격을 이끌었으며 투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팀에 파이팅까지 불어넣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도 오현규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수비시엔 미드필드 진영까지 내려와 적극적인 수비가담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3번 시도한 태클을 모두 성공시켰으며 3번의 양팀 통틀어 최다인 11번의 볼 경합 승리로 수비에서도 엄청난 기여를 했다. 오현규의 활약 속에 서울 센터백으로 나선 박동진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아웃 되었고 후반전 센터백으로 나선 기성용은 오현규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다.

오현규의 활약속에 수원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서울전까지 7경기에서 4승 1무 2패, 15득점, 11실점을 기록하는 등 승점 13점을 획득한 수원은 강등권 탈출을 넘어서 7위 수원FC와의 승점차를 4점으로 좁히며 이제 중위권 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이 기간동안 오현규는 무려 6골을 터뜨리는 괴력을 과시하며 팀 상승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수원은 2019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아담 타가트가 떠난 뒤 크르피치, 제리치, 그로닝 등 용병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친 데다 '아픈 손가락' 이었던 김건희가 끝내 꽃 피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하지만 신예 오현규가 등장하면서 수원은 다시한번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시즌 후반부 수원의 상승세의 키는 오현규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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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슈퍼매치 FC서울 수원삼성 오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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