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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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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된다'

전국 경찰서장들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 반대' 입장을 내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보수 언론들이 일제히 맹비난했다. 공무원으로서 집단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인데, 과거 검수완박 당시 검찰의 집단 행동을 옹호하던 것과 정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발하는 전국 경찰서장들은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사상 첫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고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과 경찰청 지휘규칙 제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경찰국이 신설되면 경찰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되고, 민주적 통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조선>과 <중앙> 등 보수언론들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이익관철을 위한 집단행동', '하극상'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25일 지면 1면에 '총경 집단 항명'이라는 기사로 포문을 연 <조선>은 사설에서도 경찰서장들을 맹비난했다. <조선>은 '집단행동으로 어떤 경찰 독립 지킨다는 건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취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경찰이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집단 행동에 나선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며 "경찰이 숫자의 힘에 의존하는 행태를 보이면 다른 집단들의 불법 집회나 시위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중앙>도 같은 날 사설에서 경찰서장 회의를 '하극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 간부들이 정부와 정면 대결을 불사하는 모습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법과 질서를 지키는 임무가 경찰에 부여됐다. 그런데 정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경찰이 집단 행동에 나서면 누가 이를 막는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중앙>은 또 경찰의 집단행동이 여당과 야당과의 갈등까지 야기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25일자 사설
 조선일보의 25일자 사설
ⓒ 조선일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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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검찰청법 개정 당시 검사 집단 항명은 옹호

경찰 집단 행동에 대해 날카롭게 날을 세운 이들 언론이지만, 불과 2개월 전 검찰의 집단 행동에 대한 태도는 달랐다.

지난 4월 민주당이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되자, 전국 검사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검찰 간부는 물론 평검사들도 회의와 모임을 통해 잇따라 반대 목소리를 냈고, "헌법질서 파괴"라는 격한 말들까지 쏟아냈다.

<조선>과 <중앙>은 이런 검사들의 모임을 상세히 전달하면서도 '집단 행동'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검사들의 격앙된 반응과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기사 제목만 봐도 검사들의 입장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검사들 "정권 적폐 수사 막겠다는 방탄용 입법 아닌가"<중앙, 4월 9일>
"자기들 치부 덮으려 헌법 질서 파괴"...지검부터 대검까지 격앙<조선, 4월 9일>
전국 지검장 "직을 걸고 검수완박 반대" <조선, 4월 12일>
검찰 내부 "믿기지 않는다, 참담하다"<중앙, 4월 13일>


'검찰국 신설'과 '검수완박'은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해 내부 반발을 샀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 신문들의 기조를 톺아보면,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 된다'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총경회의 소집에 대한 비판과 논란에 대해 지난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경찰이 경찰 이야기를 했고 검찰은 검찰 이야기 했는데 무엇이 다른가"라고 억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관련기사 : "내무부 장관 지시 받아 고문... 경찰을 30년 전으로 돌릴 수 없어" http://omn.kr/1zyg9).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보수 언론들은 검찰들이 검찰청법 개정에 대해 조직적으로 항명할 때는 정의로운 검찰 조직의 목소리라고 하고, 이번 경찰 조직의 반발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항명으로 깎아내리고 있다"며 "보수 언론들이 자사의 입장과 이익에 따라, 선택적 지지와 선택적 비판을 해왔는데, 이번 보도는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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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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