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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경찰 집단반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경찰 집단반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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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회 12·12 쿠데타(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세력이 일으킨 군사반란사건)가 이런 시작에서 비롯됐다."

"경찰 서장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 참석한 사람들 쭉 보시면 특정 출신(경찰대)이더라, 이게 우연의 일치일까 합리적 의문이 든다."

"단순 징계를 넘어 형사 처벌 될 엄중한 사안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에 대해 쏟아낸 발언들이다. 이 장관은 25일 브리핑을 자처해 "오해와 왜곡이 계속돼 총경 회의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집회 금지 및 해산 명령 있음에도 위계질서가 중요한 집단에서 (명령을) 정면으로 위반했다. 경찰 서장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하나회가 그렇게 출발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정 그룹이 경찰대 출신을 의미하냐'고 묻자 "서장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쭉 보시면 특정 출신이더라. 여러분들이 취재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국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런 모임을 하는 건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부화뇌동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단순 징계를 넘어서 형사 처벌 될 엄중한 사안"  

앞서, 지난 23일 경찰서장 190여명은 회의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법령 제정 절차를 당분간 보류하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경찰청 지휘부는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을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 장관은 "총경이 집단행동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이 사안을 평검사 회의와 비교하는데 평검사 회의는 금지나 해산 명령이 없었고 총경 회의는 강제력과 물리력을 동원할 수 있고 무기도 소지할 수 있는 치안 책임자가 모인 거(라서 다르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해 경찰청이 위법성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하고 후속 처리할 것"이라며 "사태를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단순 징계를 넘어서 형사 처벌 될 엄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처벌 관련) 국가공무원법은 1년 이하로 돼있는데 경찰공무원법은 2년 이하로 더 가중해서 처벌하도록 돼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 배경에 대해 "역대 정부는 헌법이 명하는 시스템을 무시하고 대통령실에 파견된 민정수석실, 치안 비서관 등이 경찰 공무원들을 통해 음성적으로 경찰업무를 지휘해왔다"며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조직을 설치하지 않는다면 헌법과 법률이 행안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 의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음성적 지휘에 의해) 울산시장 불법선거 개입, 현재 수사 진행 중인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등과 같은 불법이 자행될 수 있다"며 "또한, 해경의 피살 공무원 사건에서도 어떤 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알 수도 없고 밝히기도 쉽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경찰청 역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에 속해있다"며 "신설되는 경찰국은 과거 치안사무를 직접 수행하던 치안본부와는 명백히 다르다. 야권 등에서 문제삼고 있는 정부조직법 제34조에 규정된 치안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들은 경찰국 신설이 졸속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일선 경찰과 국회, 언론, 시민단체 등을 통해서 충분히 공론화하였고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선 경찰들까지 가세, '전면전' 치닫나... "경찰 걱정했는데 돌어온 건 대기발령"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장단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대국민 홍보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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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같은 이 장관의 강경 발언에 일선 경찰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총경에 이어 일선 현장 경찰들까지 목소리를 높이며 전면전을 선포하는 모양새다. 

경찰 내부에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경감·경위급 전국팀장회의'에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참여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다.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25일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전국 총경들이 경찰인재개발원에 모이고 화상회의를 함께하며 단지 경찰을 걱정했는데 돌아온 건 '대기발령'과 감찰이었다"며 "(류삼영) 서장도 대기발령에 감찰조사 받게 되고 팀장들도 같이하겠다는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동참하는 게 동료의 의리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경찰 직장협의회(직협, 경찰의 노조격인 단체)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는 25일부터 서울역 등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국민 홍보전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서대문구 경찰청 본청 앞에서 류 총경 징계에 반발하는 1인 시위도 벌이고 있다.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류삼영 총경은 언론을 통해 "칼을 휘두르면 머리를 숙일 줄 아는 모양인데 우리는 목을 내놓고 하고 있다"며 "우리(경찰)를 무시하는 처사다. 더 큰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경찰국 신설 반대에 주도적으로 나선 것에 대해서 류 총경은 "국가와 국민, 경찰에 중대하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30년 만에 바꾸는데 아무런 논의도 없이 얼렁뚱땅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경찰력을 장악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태그:#경찰국, #이상민, #행안부, #경찰청, #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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