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늘 고달프지만 즐거운 요리 미션 수행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백패커>가 역대 최다 인원을 위한 조리에 도전했다.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 9회에선 지난 주에 이어 백종원과 출장조리단이 평택에 위치한 주한 미군부대(캠프 험프리스)에서 무려 500인분 식사 공급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종원은 부대 주방을 총괄한 부매니저의 소개로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주방, 재료 창고 등을 둘러봤다. 워낙 초대형 건물에 대규모 병력이 근무하는 곳이다 보니 그동안 소개된 주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역대급 규모를 자랑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곳곳에서 불거졌다.  

​이곳 주방에는 '화기'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전기로만 조리하는 시스템이었다. 게다가 미국 시설이다보니 전기는 모두 110V였다. 이건 우리 주변에서 쓰이던 220V 기구를 전혀 사용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이어 줄줄이 더 큰 위기가 발생했다. 

국내산보다 훨씬 큰 닭고기
 
 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마감시간은 다가오는데 좀처럼 요리의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장의 각종 장비들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인덕션 장비 하나는 노후된 탓에 열이 제대로 오르지 않았고, 수십 개 감자를 깎아야 할 기구는 고장으로 방치된 상태였다.  

​부족한 일손에 상당량의 채소 손질까지 해야 하는 터라 목표로 삼은 요리는 전혀 완성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출장조리단은 나름의 지혜를 총동원했다. 불판의 세기가 제각각임을 감안해서 뜨겁게 달아오른 판에 가급적 많은 양의 떡볶이 재료를 쏟아붓고 상대적으로 열이 약한 기구엔 그 양을 적게 하는 방식으로 요리를 시작했다.

또 다른 난관은 닭 요리였다. 닭고기 재료는 작고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져 판매되는데 반해 미국식 닭은 큰 조각으로 포장되어 있기에 한국식 찜 요리를 하기엔 적절한 재료가 아니었다. 200인분 규모 닭을 일일이 자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에 잠시 생각에 잠겼던 백종원은 고농도 소금물로 염지(음식을 소금에 절이는 과정)를 해서 수백 개 닭고기에 골고루 간이 배도록 했다. 그리고 화력을 전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 닭을 오븐에 초벌해 익힌 후 찜요리를 하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이를 두고 백종원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한다."

특단의 조치로 미션 완료
 
 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이날 출장 조리단을 돕기 위해서 미슐랭 셰프이자 유튜버로 유명한 파브리가 기꺼이 일손을 돕기 위해 등장했다. 처음 부대 식당에 도착했을 때 500인분의 요리를 해본 적 없다며 기겁하던 그였지만 나름 백종원의 방송 수제자답게 큰 몫을 담당해줬다.  

​사태찜, 떡볶이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지만 여전히 애간장을 태운 건 찜닭이었다.인덕션만으로는 도저히 국물이 졸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백종원이 결단을 내렸다. 2대의 인덕션 중 하나는 끄고 하나만 가동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좀처럼 국물이 줄어들지 않자 그는 갑자기 전분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걸쭉한 탕수육 소스 만들기 마냥 임시방편의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한편 이미 수시간 전부터 출장 조리단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장병들이 식당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한국군 장병 뿐만 아니라 한식이 낯선 미군들도 김치찜을 선호했다.   

"먹다가 눈물 날 것 같다."
"이런 요리는 LA 한인 타운에선 전혀 맛 볼 수 없다."
"미군 식당에서 떡볶이를 먹게 될 줄은 몰랐다."
"백종원 아저씨가 (골목식당처럼) 부대 식당 솔루션 해줬으면 좋겠다." 


백종원 팬미팅 연상시킨 500인분 식사 제공
 
 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같이 식사를 나눠 먹지 않는 미국인들조차 사태찜, 찜닭을 함께 즐길 정도로 출장조리단의 요리는 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모처럼 집밥 같은 요리를 만난 한국군 장병들은 흰 쌀밥에 김치찜을 얹어먹으며 큰 호응을 보내줬다. 

이날의 배식은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종료되었다. 400명에게 '좋아요'를 받게 되면 차후 출장조리단에게 포상 휴가를 부여하겠다는 제작진의 제안 속에 이뤄진 이번 도전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최종적으로 선택된 '좋아요' 개수는 413개였다.

​미군 장병에겐 우리 음식의 자부심을, 한국 장병들에겐 집밥같은 따뜻함을 선사하고 싶었다는 백종원의 시도는 이번에도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잠시 숨 돌릴 시간도 없이 제작진은 그들에게 미션 내용이 적힌 종이를 건넸다. 이를 받아본 딘딘은 "단위가 100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백종원 스스로는 "말도 안 되는 요리"를 한다고 했지만 이날 탄생한 결과물은 정말 "말이 되는 요리"로 새롭게 탄생했다. 무려 4시간 이상 서 있으며 고군분투해야 했지만 백종원과 출장조리단은 재미와 도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백패커 백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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