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광현

프로야구 SSG 랜더스 김광현 ⓒ SSG 랜더스

 
올해 프로야구 마운드는 유난히 토종 투수들과 외국인 투수들의 각축전이 불꽃 튄다. 

그동안 각 구단의 선발 에이스는 주로 외국인 투수의 몫이었으나,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김광현과 양현종이 돌아오고 젊은 선수들이 한층 성장하면서 토종 투수들이 1선발로 나서는 구단도 많아졌다.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한국 무대 경험이 많은 외국인 투수들이 올해도 변함없는 역투를 선보이며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증명하고 있다. 개인 타이틀과 우승을 놓고 다툴 토종-외국인 투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후반기 프로야구를 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김광현 '명불허전'... 안우진·소형준 '일취월장' 

메이저리그를 밟고 돌아온 김광현(SSG 랜더스)은 한층 성숙한 활약으로 투수 성적의 대표적인 지표인 평균자책점 부문 1위(1.65)를 달리고 있다. 15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을 거두며 다승 부문에서도 5위에 올라있다. 

전성기 시절처럼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는 아니지만, 안타를 많이 맞고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관록이 눈에 띈다. 과감히 세대교체에 나서며 잠재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으나,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에 SSG로서는 김광현에게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다.

김광현이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강렬함은 따라가기 어렵다.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데다가 올해는 완급 조절 능력까지 갖추면서 키움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전반기 선발 등판한 17경 중 1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달성했다. 그중 8경기에서는 7이닝 이상 2실점 이하로 사실상 경기를 혼자 책임지면서 개막 전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던 키움이 우승 경쟁을 펼치도록 해준 일등 공신이다. 더 나아가 외국 스카우트들의 눈길도 사로잡으면서 벌써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광현이나 안우진보다는 덜 주목받고 있으나, 소형준(kt 위즈)도 3년 전 신인왕을 넘어 정상급 투수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국내 투수로는 가장 먼저 10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도 2.55로 빼어나다. 

kt가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상 이탈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부진, 고영표와 배제성도 기복 있는 투구로 선발진이 크게 흔들렸으나 소형준이 있기에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소형준으로서는 신인 티를 벗고 김광현, 양현종 등의 뒤를 잇는 최고의 선발투수로 발돋움할 기회다. 

구관이 명관? 켈리-폰트-루친스키 '외국인 삼대장' 

여기에 맞서는 외국인 투수 삼대장은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 윌머 폰트(SSG 랜더스)다. 특히 켈리와 루친스키는 벌써 한국 생활 4년 차로 KBO리그에 대한 이해도가 토종 투수들 못지않다.

2019년 한국에 온 켈리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2020년 5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무려 72경기 연속 선발 5이닝 이상 투구를 이어가면서 LG를 가을야구 단골 손님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12승 1패 평균자책점 2.28의 역투를 펼치며 LG 선발진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2020년 15승을 넘어서는 '커리어 하이'가 유력하고, 더 나아가 LG 외국인 투수로는 처음으로 다승왕에 오를 수도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 ⓒ LG 트윈스

 
켈리와 KBO리그 데뷔 동기 루친스키의 활약도 변함없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탓에 6승을 챙기는 데 그쳤으나, 평균자책점 2.86으로 '클래스'는 여전하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잔 부상도 없다. 

무엇보다 루친스키의 강점은 올 시즌 116.1이닝을 소화한 '강철 어깨'다. 구창모와 웨스 파슨스가 연이어 부상으로 빠지면서 붕괴 직전에 몰린 NC 선발진을 외롭게 이끌면서 유난히 루친스키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로 한국 생활 2년 차가 된 폰트의 활약도 눈부시다. 작년에는 부상으로 고생했으나 올해는 개막전에서 비공인 9이닝 퍼펙트로 역투하며 충격을 안겼다. 반짝 활약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지금까지도 이닝당 출루 허용(WHIP) 0.77, 피안타율 0.177의 '짠물 투구'를 선보이며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김광현과 최강의 원투 펀치를 이루며 SSG의 선두 질주를 이끄는 폰트가 과연 한국 무대에서 우승 반지를 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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