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끝으로 단 한 차례도 올스타전서 진 적이 없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가 올해도 웃었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서 내셔널리그를 3-2로 꺾었다. 1점 차 승리를 거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는 2013년 이후 올스타전 9연승(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미개최)을 질주했다.

1980년 이후 무려 42년 만에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전으로, 홈 팬들 앞에서 마운드에 오른 내셔널리그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박수를 받으며 등장했다. 여기에 경기를 앞두고 커쇼의 초구를 타격하겠다고 밝혔던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이 말한대로 1구 만에 안타를 기록, 분위기를 한껏 달구었다.
 
 올해 올스타전서도 승리를 거둔 팀은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였다. 4회초 벅스턴(사진)의 역전 솔로포가 결정적이었다.

올해 올스타전서도 승리를 거둔 팀은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였다. 4회초 벅스턴(사진)의 역전 솔로포가 결정적이었다. ⓒ MLB 공식 소셜미디어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간 올스타전

먼저 포문을 연 팀은 내셔널리그 올스타였다. 오타니를 견제사로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린 커쇼가 1회초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가운데, 내셔널리그 올스타는 1회말 무키 베츠의 1타점 적시타와 폴 골드슈미트의 솔로포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최근 8번의 올스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던 아메리칸리그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4회초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바이런 벅스턴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면서 3점을 뽑아냈고, 홈런 두 방으로 단숨에 리드를 잡았다. 공교롭게도 다저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토니 곤솔린이 모두 홈런을 허용했다.

그 이후 양 팀 투수들 모두 무실점 릴레이를 이어가면서 경기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아무리 길게 던져봐야 1이닝을 소화하는 게 전부였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었던 투수들 입장에서는 전력 투구를 선보일 수 있었다.

특히 8회초에 등판한 라이언 헬슬리가 던진 패스트볼 시속은 무려 103마일(약 166km)에 달했다. 타석에 있던 루이스 아라에즈도 순간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장타는 물론이고 출루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한 점 차의 시소게임은 9회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엠마누엘 클라세가 출루 없이 3개의 아웃카운트를 채우면서 경기를 매듭지었다. 5만 명이 넘는 관중은 승패를 떠나서 팽팽한 접전을 펼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린 스탠튼은 MVP의 주인공이 됐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정규시즌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만큼 선수들도 오랜만에 부담감을 내려놓고 경기를 즐겼다. 인상적인 장면도 꽤 나왔다.

윌슨 콘트라레스와 윌리엄 콘트라레스 형제는 이번 올스타전서 각각 6번 타자 겸 포수, 7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형제가 올스타전에 함께 출전한 것은 이번이 5번째로, 2003년 애런 분과 브렛 분 형제 이후 무려 19년 만이었다.

식전행사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42년 만에 다저스타디움서 개최되는 올스타전에 맞춰 미국 스포츠 그리고 다저스의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 재키 로빈슨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등번호 4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나온 영화배우 덴젤 워싱턴, LA 다저스 외야수 무키 베츠가 마이크를 잡았다. 베츠는 이날 100번째 생일을 맞이한 로빈슨의 부인 레이첼 여사를 향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퓨처스 올스타전, 신인 드래프트, 홈런 더비에 이어 올스타전까지 모두 마무리한 메이저리그는 하루 숨을 고른 이후 오는 22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 '아메리칸리그 최강팀' 뉴욕 양키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맞대결 등 첫날부터 흥미로운 매치업이 야구팬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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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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