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단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단 ⓒ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혹독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두산은 지난 주말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모두 패했다. 두산이 '잠실 라이벌' LG와의 맞대결에서 1승도 없이 3연전을 다 내준 것은 2017년 5월 이후 무려 5년 2개월 만이다. 

특히 3연전의 마지막인 10일 경기에서는 최근 국내 투수들 중 구위가 가장 좋은 이영하를 선발로 내세우고, 발목 부상을 당한 주전 포수 박세혁의 출전을 강행하는 등 초강수를 던졌으나 기울어진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투타 부진에 수비도 삐걱... '두산다움' 사라졌다 

작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황금기를 누린 두산이 올해는 의기소침하다. 현재 34승 2패 45패(승률 0.430)로 7위에 있다. 사실상 우승은 물 건너갔고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4~5위를 노려야 할 판이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작년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진에 큰 구멍이 생겼다. 미란다를 믿었던 두산은 충분히 기다려줬으나, 결국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찾아 나섰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 ⓒ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최원준이 선발진을 이끌어왔으나 최근 들어 6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LG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도 선발로 나섰으나, 홈런 두 방을 맞고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만에 돌아온 박치국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과거의 위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타선도 근심이 가득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으나 거액을 주고 잡아둔 4번 타자 김재환은 타율 2할대 초반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으며, 톱 타자로 공격을 풀어나갈 정수빈은 얼마 전 경기 도중 허리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투타의 동반 부진은 숫자로도 알 수 있다. 팀 타율이 7위(0.253), 팀 평균자책점도 8위(4.25)에 그친다. 두산이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극복하고 상위권에 오른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탄탄한 수비도 금이 갔다. 황당한 실책을 저지른 선수는 바로 2군으로 내려보내는 징계도 별 소용이 없어 보인다. 

작년에도 전반기 7위서 KS 진출... 올해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 두산 베어스

 
그러나 후반기부터 수준급의 새 외국인 투수가 합류하고, 부상으로 빠진 간판타자들이 돌아오면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 두산이 유독 '뒷심'이 강했던 팀이라는 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두산은 작년에도 7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누가 봐도 황금기가 끝난 것 같았다. 하지만 찬 바람이 부는 9월이 되자 무서운 기세로 연승을 질주하며 4위로 정규시즌을 마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미라클 두산'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시즌을 보냈다.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는 혹평을 받긴 했으나, 별다른 전력 보강 없이도 주전급 선수가 끊임없이 나오는 두산의 '화수분 야구'도 아직 살아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온 양찬열은 적극적인 타격과 수비로 주전에 도전하고 있으며, 입단 4년 만에 1군에 오른 투수 정철원도 필승조에 자리 잡았다. 

현재 5위 KIA 타이거즈와는 6.5경기 차, 갈 길이 멀지만 기회는 충분하다. 힘들었던 전반기를 마치고 곧 재정비에 돌입하는 두산이 과연 올해도 후반기에 기적을 일으킬지, 아니면 더 이상 반등 없이 이대로 무너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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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김태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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