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만에 돌아온 K리그 1이 다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하루에 2게임씩 이어졌는데 묘하게도 하루 2게임 합산 다섯 골들이 3일간 모여 게임 당 2.5골의 기록이 16라운드에 찍혔다.

특히 일요일 저녁에는 K리그 팬들이 손꼽아 기다린 최고의 더비 매치가 나란히 열려 시즌이 절정을 향해 뜨겁게 달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일요일 저녁 시간임에도 울산 빅 크라운(문수경기장)에는 1만3192명의 많은 축구팬들이 찾아와 뜨거운 함성을 울려주었다. 지난 4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시즌 첫 슈퍼 매치(FC 서울 2-0 수원 블루윙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관중수를 기록한 것이다.

김상식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가 19일 오후 6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울산 현대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3-1로 완승을 거두고 선두 추격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었다. 전북(3위)은 이 귀중한 승리로 1위 울산(36점)과의 승점 차를 8점까지 줄여놓은 것이다.

29분만에 3-0으로 달아난 전북, 활짝 웃다

지난 달 29일 이후 비교적 긴 A매치 휴식기를 끝내고 다시 열린 K리그 1 축구장의 열기는 '모기업 더비(울산 - 전북)'와 '슈퍼 매치(수원 블루윙즈 - FC 서울)'가 나란히 배치되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결과는 두 더비 매치 모두 어웨이 팀의 승리로 끝났다. 

1시간 30분 먼저 시작한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모기업 더비는 시작 후 30분도 안 되어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빅 크라운이 크게 흔들렸다. 어웨이 팀 전북 현대가 무려 3골을 몰아 넣으며 멀리 달아난 것이다. 17분 42초에 첫 골이 터지고 단 2분 31초만에 두 번째 골이 들어갔으니 울산 홈팬들은 물론 선수들조차 정신을 못 차린 듯 보였다.

전북 바로우의 첫 골부터 묘한 궤적으로 빨려들어간 순간이 예사롭지 않았다. 수비수 홍정호의 후방 로빙 패스를 가슴으로 받은 바로우가 중심이 흔들리면서도 오른발 하프 발리슛을 시도한 것이다. 바로우의 오른발에 애매하게 깎인 공은 울산이 자랑하는 골키퍼 조현우의 키를 넘어 골문 오른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갔다. 축구에서 때로는 빗맞은 공이 더 위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첫 골이었다.

그로부터 2분 31초만에 울산의 골문이 또 한 번 흔들렸다. 전북 미드필더 백승호의 패스를 받은 왼발잡이 미드필더 쿠니모토가 반 박자 빠른 슛 타이밍으로 울산 수비수는 물론 조현우 골키퍼까지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전북의 기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8분 47초 뒤에 세 번째 골까지 터뜨린 것이다. 게임 시간이 정확하게 29분에 도달하는 순간 쿠니모토가 빠른 드리블에 이은 왼발 슛을 정확하게 차 넣었다.

지난 3월 6일 전주성에서는 어웨이 팀 울산 현대가 1-0으로 이겼지만 이번에 장소를 바꿔 다시 만난 게임 흐름은 도무지 적응하기 힘들 정도였다. 시즌 초반에 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기 시작한 전북의 뒷심이 이렇게 놀랍고 빠르게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특히 전북 선수들의 눈빛은 이 게임 하나에 시즌 운명이 걸린 듯 그 어느 때보다 매섭고 뜨거워 보였다.

1만3천명 넘게 찾아온 홈팬들 앞에서 30분도 지나지 않아 0-3 점수판을 받아든 울산 선수들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따라붙기 시작했다. 41분에 교체 선수 엄원상이 오른발 골을 터뜨린 것이다. 미드필더 아마노 준의 왼발 중거리슛을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잡지 못하고 떨어뜨린 것을 엄원상이 놓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울산의 후반전 추격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바코와 박주영이 교체 선수로 들어갔지만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은 전북의 골문은 단단하게 잠겨있었다. 

슈퍼 매치, 조영욱의 짜릿한 헤더 결승골

이어서 수원 빅 버드에서 벌어진 시즌 두 번째 슈퍼 매치에도 1만2922명의 많은 축구팬들이 몰려들어서 오랜만에 뜨거운 열기가 뿜어올랐다. 홈 팀 수원 블루윙즈 입장에서 전반전 종료 직전에 만든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는 게임이었다.

44분에 수원 블루윙즈의 역습이 완벽하게 이어지며 강현묵이 혼자서 FC 서울 골키퍼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순간 강현묵은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와 온몸을 날리는 FC 서울 양한빈 골키퍼를 피하지 못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내는 슈퍼 세이브 그 자체였다. 반대쪽 아무도 없는 곳으로 류승우가 빠져나가며 몸짓으로 달라고 했지만 직접 슛을 결심한 강현묵은 이미 패스 타이밍을 놓친 것이었다.

그리고 후반전에 짜릿한 결승골이 수원 블루윙즈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58분, FC 서울의 유능한 날개 공격수 나상호가 왼쪽 측면에서 유연한 드리블로 휘젓다가 왼발로 감아올린 크로스를 향해 조영욱이 솟구쳐 올라 정확한 헤더 골을 꽂아넣은 것이다.

수원 블루윙즈의 이병근 신임 감독은 후반전에 레전드 염기훈을 비롯하여 정승원, 그로닝을 들여보내 라이벌 팀 골문을 계속 위협했지만 FC 서울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FC 서울은 '오스마르-기성용-황인범'이 척추 라인을 잘 조율하며 지켜낸 덕분에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내며 상위권을 넘볼 수 있는 자리(6위)까지 올라온 것이다.

이제 K리그 1은 곧바로 주중 일정으로 이어진다. 21일(화) 저녁에는 '김천 상무 - 성남 FC' 게임부터 '대구 FC -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FC - 포항 스틸러스' 게임까지 벌어지고, 22일(수) 저녁에는 '전북 현대 - 수원 블루윙즈', 'FC 서울 -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FC - 강원 FC' 게임들이 여름 밤 축구팬들을 기다린다.

2022 K리그 1 결과(6월 19일 오후 6시, 7시 30분 / 왼쪽이 홈 팀)

★ 울산 현대 1-3 전북 현대 [득점 : 엄원상(41분) / 바로우(17분 42초,도움-홍정호), 쿠니모토(20분 13초,도움-백승호), 쿠니모토(29분)]
- 관중 : 1만3192명

★ 수원 블루윙즈 0-1 FC 서울 [득점 : 조영욱(58분,도움-나상호)]
- 관중 : 1만2922명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36점 11승 3무 2패 26득점 13실점 +13
2 제주 유나이티드 29점 8승 5무 3패 20득점 13실점 +7
3 전북 현대 28점 8승 4무 4패 18득점 12실점 +6
4 포항 스틸러스 26점 7승 5무 4패 21득점 14실점 +7
5 인천 유나이티드 FC 24점 6승 6무 4패 18득점 17실점 +1
6 FC 서울 21점 5승 6무 5패 18득점 16실점 +2
7 대구 FC 19점 4승 7무 5패 23득점 22실점 +1
8 수원 블루윙즈 18점 4승 6무 6패 12득점 17실점 -5
9 김천 상무 17점 4승 5무 7패 18득점 20실점 -2
10 수원 FC 15점 4승 3무 9패 21득점 28실점 -7
11 강원 FC 15점 3승 6무 7패 15득점 22실점 -7
12 성남 FC 10점 2승 4무 10패 12득점 28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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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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