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연장 접전 끝에 키움을 꺾고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4-2로 승리했다. 17일에도 연장 접전 끝에 4-2로 승리한 LG는 이틀 만에 또 다시 키움과의 연장 접전에서 승리를 챙기고 고척에서의 주말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하며 2위 키움과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38승1무28패).

LG는 선발 애덤 플럿코가 7이닝4피안타9탈삼진1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8회부터 3명의 필승조가 이어 던지며 승리를 완성했다. 타선에서는 연장 10회 밀어내기 볼넷을 고른 박해민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4번타자 채은성은 7회 동점 홈런을 포함해 2안타2타점1득점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LG가 자랑하는 베테랑 좌완 셋업맨 진해수는 9회말 키움의 중심타선 3명을 단 11개의 공으로 막아내며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LG 진해수.

LG 진해수. ⓒ 연합뉴스

 
KIA와 SK 거쳐 LG 유니폼 입은 진해수

'좌타자는 좌투수에 약하고 우타자는 우투수에 약하다'는 야구계의 오랜 속설은 말 그대로 속설일 뿐 반드시 모든 타자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키움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는 우타자임에도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좌완에 유난히 약한 면모를 보여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팀들이 좌타자가 등장하면 좌투수를, 우타자가 등장하면 우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소위 '좌우놀이'를 신봉한다.

LG는 21세기 들어 좌완 셋업맨의 활용을 가장 잘했던 팀이다. LG는 팀이 잘 나갈 때는 물론이고 암흑기를 보내던 시절에도 언제나 좌완 불펜투수가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있었다. 1999년부터 2014년까지 LG에서 활약하며 통산 5위에 해당하는 122개의 홀드를 기록했던 류택현(KIA타이거즈 2군 투수코치)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OB 베어스 시절 '실패한 유망주'였던 류택현은 LG 이적 후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 있었다.

현대 유니콘스에서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03,2004년)에 기여하며 전성기를 보냈던 이상열도 LG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좌완 투수다. 2009 시즌이 끝나고 히어로즈에서 방출됐던 이상열은 2010 시즌을 앞두고 LG에 합류해 4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과 두 자리 수 홀드를 기록하며 LG의 좌완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이상열이 64경기에서 13홀드 평균자책점3.27을 기록했던 2013년, LG는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가을야구의 단골손님이 된 LG는 류택현과 이상열의 뒤를 이을 연투가 가능한 좌완 셋업맨이 필요했고 2015년7월 SK 와이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 진해수를 영입했다. KIA 입단 초기 양현종과 함께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유망주로 주목 받았던 진해수는 KIA 유니폼을 입고 5년 동안 105경기에 등판해 1승6패1홀드로 큰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2013년 5월 SK로 트레이드됐다.

진해수는 2014년 SK 유니폼을 입고 75경기에 등판해 15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7.16에 불과해 효율적인 불펜투수로 인정 받진 못했다. 진해수는 2015년에도 SK에서 12경기에 등판해 1승6.14로 부진을 이어갔다. 그렇게 인천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진해수는 2015년 7월 여건욱(LG데이터 분석원), 임훈(LG 잔류군 타격코치)과 함께 정의윤, 신재웅(LG잔류군 투수코치), 신동훈의 반대급부로 3:3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최다홀드에 도전하는 37세 베테랑 좌완

KIA와 SK 시절의 성적이 말해주듯 진해수는 처음 LG로 이적할 때만 해도 크게 기대를 받는 투수는 아니었다. 실제로 진해수는 LG 이적 첫 해 27경기에 등판해 1승2패4홀드5.57로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수들이 넓은 잠실야구장을 편안하게 생각하며 성적이 올라가듯 진해수 역시 잠실야구장 적응을 끝낸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좋은 성적을 올리며 LG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았다.

2016년 75경기에서 17홀드를 기록한 진해수는 2017년에도 75경기에 등판해 2승3패1세이브24홀드3.93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홀드왕에 등극했다. 진해수는 KBO리그에 타고투저가 절정에 달했던 2018년 평균자책점이 7.21로 치솟으며 LG팬들을 걱정시켰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 다시 2년 연속 70경기 이상 등판과 함께 20개 이상의 홀드를 기록하며 LG의 좌완 셋업맨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진해수는 작년 시즌에도 50경기에 등판해 프로 데뷔 후 가장 낮은 2.4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1승5홀드에 머물며 6년 연속 두 자리 수 홀드 기록이 좌절됐다. LG 불펜에 진해수보다 5살이나 어린 김대유라는 새로운 좌완 투수가 홀드 부문 4위(24개)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기 때문이다. 진해수는 예년에 비해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이고도 LG 불펜에서 뒷전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진해수는 올 시즌 실력으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했다. 김대유는 올 시즌에도 27경기에 등판해 1승1패6홀드3.06으로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지만 진해수는 34경기에서 3승5홀드1.82로 프로 데뷔 17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진해수는 19일 키움전에서도 1:1로 맞선 9회말에 등판해 키움이 자랑하는 중심타선 이정후와 김혜성, 송성문을 나란히 범타로 처리하고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겼다.

143홀드(역대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진해수는 통산 홀드 1위 안지만(177개)에 34개가 뒤져 있다. 올해 한국나이로 37세가 된 진해수가 안지만의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3~4년 정도는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홀드를 적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 받지 못하던 투수가 17년 차가 된 2022년까지도 여전히 1군의 핵심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LG의 베테랑 좌완 진해수는 충분히 박수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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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LG 트윈스 진해수 좌완 스페셜리스트 인생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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