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안방에서 롯데를 꺾고 신흥 라이벌 3연전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강인권 감독대행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3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1방을 포함해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5-1로 승리했다. 9위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던 NC는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롯데를 8위로 떨어트리고 탈꼴찌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19승 35패).

NC는 2회 2사1,2루에서 선제 적시 2루타를 때린 김수윤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양의지는 시즌 7호 홈런을 포함해 2개의 장타로 2타점3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하지만 요즘 NC팬들을 가장 즐겁게 하는 선수는 따로 있다. 2020년 한국시리즈 이후 1년 6개월 만에 마운드에 복귀해 2경기에서 12.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NC의 '토종에이스' 구창모가 그 주인공이다.

NC의 우승을 좌절시킨 토종에이스의 부재
 
 3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NC 선발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2022.6.3

3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NC 선발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2022.6.3 ⓒ 연합뉴스

 
아무리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높아졌다곤 하지만 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듬직한 토종 에이스가 필요하다. 따라서 각 구단들은 토종에이스를 구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김광현(SSG랜더스)이나 양현종(KIA 타이거즈)같은 연고 지역에서 괴물투수가 알아서 나타나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김광현이나 양현종 같은 '역대급' 에이스들은 그리 자주 등장하는 게 아니다.

1군 진입 2년 차 시즌이었던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며 2010년대의 신흥강호로 떠올랐던 NC는 토종에이스 문제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미치지 못했던 대표적인 팀이었다. 2011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은 '딸기' 이재학이 2013년 10승 5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를 때만 해도 NC의 토종에이스 고민은 쉽게 해결되는 듯 했다.

실제로 2013년 신인왕을 차지한 이재학은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선발 투수로서 확실히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2013년 2.88이었던 이재학의 평균자책점은 4.21, 4.10, 4.58로 점점 나빠지면서 토종에이스로는 다소 아쉬운 성적에 그쳤다. 무엇보다 이재학은 역대 3번의 가을야구에서 6경기에 등판해 1패 ERA 14.85로 무너지기도 했다.

2015년 NC는 다승왕(19승)을 차지한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를 제외하고도 3명의 토종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하지만 11승을 따낸 베테랑 손민한(NC 2군 투수코치)은 그 해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승 기록(40세9개월19일)을 세웠지만 결국 시즌종료 후 현역생활을 접었다. 2015년 10승을 따낸 또 한 명의 사이드암 유망주 이태양은 2016년 승부조작사건에 연루되면서 NC와의 계약이 해지됐다.

NC는 처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16년 스윙맨 최금강이 11승을 올렸지만 최금강 역시 풀타임 선발투수는 아니었다. 그리고 NC가 최하위로 추락했던 2018년에는 7승을 따낸 불펜투수 강윤구(롯데 자이언츠)가 팀 내 최다승 투수였을 정도로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졌다. 하지만 NC가 그렇게 토종에이스를 갈구하던 사이 한 쪽에서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좌완 유망주 구창모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다. 

1년 6개월 만에 복귀 후 12.1이닝 무실점 행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구창모는 서울의 덕수중을 졸업하고 울산공고로 진학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비교적 많은 지역을 옮겨 다녔다. 그리고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에 지명됐는데 좌완 투수로는 한화 이글스의 1차 지명 선수인 김범수에 이어 두 번째로 지명이었다. 구창모 다음으로는 김택형과 정성곤(이상 SSG), 이준영(KIA) 등이 프로 무대를 밟았다.

프로 2년 차 시즌이었던 2016년부터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한 구창모는 2017년부터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2017년 115이닝, 2018년 133이닝을 던지며 NC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2019년 23경기에 등판한 구창모는 10승 7패 1홀드 ERA 3.20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5년 만에 두 자리 승수를 따내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19년 구창모의 10승은 2020년 대폭발을 위한 예고편에 불과했다.

구창모는 2020년 전반기에만 13경기에 등판해 9승 무패 ERA 1.55의 성적으로 리그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비록 후반기엔 부상으로 2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복귀해 13이닝 3실점 (2자책)으로 호투하며 NC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NC가 어렵게 발굴한 토종에이스 구창모는 작년 왼팔 전완부(팔꿈치에서 손목 사이) 부상으로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구창모는 올 시즌에도 시즌 개막 후 한 달 동안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NC 팬들 역시 점점 기다림에 지쳐갔다. 하지만 지난 5월 28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른 구창모는 5.1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구창모는 3일 롯데전에서도 7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연승을 기록했다.

NC는 시즌 초반 양의지의 부진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 등 주전급 선수들의 징계로 인해 최하위로 추락한 후 6월이 되도록 좀처럼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타율 .331를 기록하던 '100억 외야수' 박건우도 지난 1일 허벅지 통증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NC팬들은 2020년 한국시리즈 이후 1년 6개월 동안 애타게 기다렸던 '토종에이스' 구창모의 호투행진 덕분에 잃었던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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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구창모 토종에이스 2경기 연속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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