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랜스젠더 여자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의 A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미국 트랜스젠더 여자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의 A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 ABC

 
미국의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을 한 리아 토마스(22)는 현지시각 1일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오랜 목표였다"라며 2024 파리올림픽에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에 다니고 있는 토마스는 지난 3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주최한 수영 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여자 자유형 500야드)을 획득했다. 

남자로 태어나 4살 때부터 수영을 시작한 토마스는 사춘기가 되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나는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으나, 중고등학교에서 사춘기를 겪으며 내 자아와 몸이 단절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시 처음에는 어떤 느낌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생이 되어 성 정체성 떄문에 깊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습니다. 그리고 이대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결심을 내렸습니다. 

토마스는 "수영 선수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망설였지만, 성전환하고 정신적으로 훨씬 나아졌다"라고 밝혔다. 

또한 NCAA가 트랜스젠더 여자 선수가 여자부 경기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내건 테스토스테론 기준값도 충족시켰다. 토마스는 "호르몬 치료를 통해 (남자일 때보다) 근육량이 많이 줄어들고, 물속에서 훨씬 느려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자 선수일 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토마스가 여자 선수가 되어 메달을 휩쓸자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트랜스젠더 여자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의 A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미국 트랜스젠더 여자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의 ABC 방송 인터뷰 갈무리. ⓒ ABC

 
토마스의 대학 동료 선수들과 부모들은 그녀가 성전환을 할 권리는 지지하지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성전환을 한 것이라며 여자 스포츠에 위협이 된다고 비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미 대형병원 메이요 클리닉의 마이클 조이너 박사는 ABC 방송에 "성전환하더라도 남자의 신체적 특성이 트랜스젠더 여자에게 남아있을 수 있다"라며 "특히 토마스처럼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경우 이런 특성이 활성화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렌스젠더 선수의 스포츠 대회 출전을 금지하거나, 남자도 여자도 아닌 트랜스젠더 선수를 위한 별도의 경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토마스는 "모든 운동선수는 신체 크기와 힘이 각자 다르고, 트랜스젠더 여자 선수들끼리도 편차가 많다"라며 "다른 선수보다 키가 크고 근육량이 많은 선수는 실격당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대회 참가를 막거나 별도의 경기에 참가하는 것도 이미 사회적으로 엄청난 차별을 당하고 있는 트랜스젠더들에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수영협회는 "토마스가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기준을 충족한다면 여자 선수로서 미국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토마스도 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한 미국 국가대표팀 선발전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 정체성과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놓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라고 이같이 호소했다.
 
나를 둘러싼 논란에 관한 대답은 간단합니다. 나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며, 트랜스젠더는 다른 운동선수들처럼 존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트랜스젠더에게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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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트랜스젠더 리아 토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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