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 사진공동취재단

 
고 강수연 배우 떠나보내는 김동호 이사장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고 강수연 배우 떠나보내는 김동호 이사장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배우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가운데 여러 영화인들이 고인과 함께 한 기억을 공유했다.  

배우 유지태의 사회로 시작된 영결식엔 약 1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온라인으로 중계된 영화진흥위원회 유튜브 계정엔 동시 접속자가 한때 1만 5천 명에 이를 정도였다.
 
"아직 전혀 실감이 안 나고 있다. 영화 속 한 장면이었으면 한다"라고 운을 뗀 유지태는 감정을 추스르며 차분하게 행사를 시작했다. 그의 진행에 따라 평소 고인과 깊은 관계를 이어왔던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임권택 감독, 배우 설경구, 문소리, 그리고 연상호 감독이 차례로 추도사를 전했다.
 
김동호 이사장은 평소 강수연과 자주 가던 단골 식당을 언급하며 약 한 달전 고인을 만난 사연을 전했다. "그때 화색도 좋았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처음 만난 지 33년이 지났고, 아빠와 딸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이렇게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는가"라던 김 이사장은 "억세고도 지혜롭고 강한 가장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부모님과 큰오빠를 지극 정성으로 모셨고, 동생을 잘 이끌어왔다"고 말했다.
 
강수연의 출세작 <씨받이> 등을 연출한 뒤 오랜 인연을 이어온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니. 편히 쉬어라"라는 짧은 말로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설경구는 고인과 곧 만나기로 약속한 사연을 들며, 비통한 마음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1998년 영화 <송어>로 강수연과 처음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그는 저예산 영화로 배우와 스태프들이 어려움을 겪을까 고인이 모든 동료의 식사를 챙겼던 사연을 전했다. 강수연을 향해 "영원한 제 사수"라 칭한 설경구는 "소탈했고, 친근했고, 섬세했고, 영화인으로서 자존심이 충만했다"라며 "그토록 행복해했던 촬영장에 자주 찾아와주시고 극장에도 와달라. 사부님이 보여주신 배려와 헌신을 잊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문소리, 고 강수연 추모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문소리 배우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문소리, 고 강수연 추모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문소리 배우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유지태 배우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고 강수연 배우 영결식 및 발인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됐다. 유지태 배우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문소리는 지인과 시간을 보내다 부고를 들은 당시 기억을 전했다. "소식을 듣고 허망한 마음으로 멍하니 앉아 있는데 친구가 (강수연 출연작인)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LP를 들고와 같이 한참을 들었다"며 "(부고를 들은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났다. 영화의 세계라는 게 땅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도 왜 못하겠나. (먼저 작고한 영화인들을 언급한 후) 그분들과 함께 영화 한 편 하시라. 마음이 잘 맞을지 모르겠지만 우린 늘 그랬잖나. 싸워가며 웃어가며. 그래도 가운데에 언니가 있다면 모든 게 잘 해결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던 문소리는 "한국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겠다. 여기서는 못 했지만 다음에 우리 다시 만나면 영화 해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최근까지 강수연의 영화 복귀작 <정이>를 지휘해 오던 연상호 감독은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일화를 전했다. "시상식 후 스태프와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칸영화제 관계자가 우릴 불러 엄청 열정적으로 말했다, 당시 우린 영어를 할 줄 모른다고 말할 뿐이었다"라며 그는 "그때 강수연 선배가 오셔서 통역해 주셨다. 그 외국인의 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영화계 스타가 쩔쩔매는 독립영화인의 통역을 자처하신 건 분명히 기억한다. 그분은 한국 영화계 일이라면 자기 일처럼, 마치 그 자신이 한국 영화인 것처럼 나섰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영결식이 끝나고 강수연 선배님과 영원한 작별을 하는 대신 작업실로 돌아가 선배 얼굴을 마주할 것이다. 선배님의 영화는 현재진행형"이라며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에 끝까지 동행하겠다. 마지막 순간까지 든든한 백이 되어 드리겠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마음을 전했다.
 
고인의 동생이 유족 대표로 답사한 후 마지막으로 고인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이어졌다. 오전 11시 10분경 고인과 함께 유족은 장지인 용인 추모공원으로 향했다.  
강수연 설경구 문소리 임권택 연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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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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