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필요로 하는 영웅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특별한 능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능력과 업적을 만들어낸 사람들. 책임감을 가지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자신의 분야에서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영웅이라고 불릴만한 자격이 있지 않을까.
 
5월 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152회에서는 '영웅 특집'으로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 격투기 선수 정찬성, 가수 임영웅이 출연했다. 이들은 특유의 열정과 도전으로 자신들의 분야에서 영웅의 자리에 오른 뜨거운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은 대한민국에서 반려견 관리와 훈육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강형욱은 길에서도 수시로 반려견 상담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운전 중인 톨게이트에서 잠시 지나가는 찰나에도 즉석 상담을 해준 적이 있다"는 에피소드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강형욱은 어릴 때 유기견 봉사활동을 다닌 것을 계기로 16세 부터 반려견 훈련사의 길에 뛰어들었다. 그가 처음 활동을 시작한 20년 전만 해도 반려견 훈육에 대한 인식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반려견의 입장에서 공생에 대한 고민보다는 보호자인 인간들의 편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기존 방식들이 마음에 와닿지않았던 강형욱은 새로운 훈련법을 찾아 외국 연수를 다녀왔다. 외국에는 다른 훈련법이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었던 강형욱은 평화롭고 여유있게 개와 사람들이 공존하는 해외의 반려견 문화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이를 두고 강형욱은 "해외에서 배운 것은 기술이 아니라, 개와 인간이 공존하는 방식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강형욱은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강형욱은 사나운 개를 상대할 때마다 마치 매운 음식에 도전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는 설레임과 긴장감을 느껴져서 너무 좋다"고 고백했다.

반려견들의 문제행동을 기가 막히게 간파하는 강형욱의 통찰력은 엄청난 화제가 됐다. 또한 강형욱은 솔루션에서는 마치 개가 실제로 빙의한듯한 '개소드'(개+메소드) 연기력으로도 화제가 됐되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농반진반으로 '강형욱 강아지설'까지 등장했다.

강형욱은 "개소드 연기는 사실 보호자를 설득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혔다. 반려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못하는 보호자와 상담할 때 이해를 돕기 위해 연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즉석에서 신들린 개소드 연기를 재연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강형욱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반려견 에티켓으로 섣부른 스킨십과 관심표현을 꼽았다. 개들과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근처에서 가만히 있거나 개와 함께 잠을 자는 것이라고. 

도시의 개들은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보호자에게 대신 표현을 하고, 한적한 곳에서는 보호자들의 동의를 먼저 얻은뒤 앉아서 손을 내밀고 기다리는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형욱은 산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들은 밥주는 사람보다 산책시켜주는 사람을 더 좋아하고 주인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가 생각하는 반려견을 절대 키워서는 안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강형욱은 반려견들이 보호자와의 정해진 규칙과 그에 따른 생활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방송같이 불규칙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본인이 아무리 개를 사랑한다고 해도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 개들은 정착을 원하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보편적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규칙이 깨지는 것은 반려견들에게는 너무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20년된 훈련사인 강형욱에게도 반려견과의 이별 후유증을 의미하는 펫 로스 증후군은 감당하기 어려운 난제였다. 강형욱은 13년간 함께하다가 떠나보낸 반려견 다올이를 회상하며 "저는 극복한 상태가 아니라 슬픔을 유예한 상태다. 다올이랑은 몇 번 슬퍼하고 끝날 사이가 아니다. 아직 펫 로스 증후군은 해결해본 적이 없다"며 담담한 고백으로 못다한 슬픔을 전했다.
 
강형욱은 반려견 보호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개들은 진짜 보호자를 좋아한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보호자와 잘 지내려보다가 생기는 문제들이다.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으로 항상 바라봤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강형욱은 "한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날 거다. 누군가의 전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전부가 됐을때의 책임감과 부담감도 상당할 것이다. 준비되어있지않으면 시작하지 않는게 좋다"며 반려견을 키운다는 것이 한 생명을 책임져야하는 일임을 강조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다음 게스트로 등장했다. 최근 UFC 두 번째 타이틀 매치를 치렀던 정찬성은 석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행히 부상은 현재 많이 회복한 상태라고.
 
정찬성의 아내 박선영 씨는 경기를 이겼을때는 만들어놓은 몸이 아까워서 식욕을 자제하지만, 경기를 패했을때는 폭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폭로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정찬성은 "패배하고 나면 마음이 많이 허하다"며 파이터의 애환을 고백했다.
 
정찬성은 어릴 때는 의외로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으나 이모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밝혔다. 독특하게 정찬성은 격투기 인생에서 수많은 패배의 경험들이 언급되며 실패를 통하여 포기하지않고 오히려 성장했던 과정을 돌아봤다.

코리안 좀비라는 별명을 얻게된 2010년 레너드 가르시아와의 난타전, KO패를 당하고 병원에 실려갔던 조지 루프와의 대결 등은 정찬성의 격투기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정찬성은 "병원에서 의식을 찾고 이렇게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시합을 그저 싸움이라고 생각했고 본능에만 의존했다. 하지만 그때부터 격투기를 스포츠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그날의 승부가 자신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정찬성은 "좋은 신체조건을 타고나지는 않았지만, 노력이 재능이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고백했다. 2013년 조제 알도와의 대결에서 어깨가 두번이 빠지는 악재 끝에 패배했던 정찬성은, 재기에 대한 회의적 시선을 극복하고 불굴의 노력 끝에 2017년 데니스 버뮤데즈와의 복귀전에서 KO 승을 거두며 3년 5개월만에 화려하게 귀환했다.
 
2022년 4월에는 무패의 챔피언 볼카노프스키와의 생애 2번째 타이틀 매치를 치렀다. 하지만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간신히 버텼다는 평가가 나올만큼 일방적이었다. 정찬성은 패배 후 "많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버텼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다. 그래서 힘들었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정찬성은 "3라운드가 끝나고 코치님이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해야죠'라고 답했다더라. 평소의 정찬성이라면 하지 않을 이야기였다. 본능적으로 상대를 이기기 힘들다는 걸 알았던 것 같다. 지금도 그걸 받아들이기가 힘들다"고 솔직히 밝혔다. 듣고 있던 아내도 눈물을 훔쳤다.
 
경기를 패배한 후 "더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걸 느낀다"며 은퇴를 암시한 듯한 정찬성의 슬픈 고백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정찬성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멈춰야하나는 생각 때문에 가장 힘들다. 격투기는 이기는 자가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지는 자는 다 잃는 느낌이다. 그게 격투기의 매력이기도 하다. (경기 패배 직후에는) 조금 감정적이었지만 앞으로 내가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계속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정찬성은 나이보다 부상에 대한 부담을 털어놨다. "아프고 수술하는건 괜찮다. 하지만 몸이 불편해지는건 상상하기 싫다. 저도 세 아이의 아빠로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싶다. 한편으로 격투기를 너무 많이 사랑한다. 그래서 고민이다"라고 고백했다.

아내와 딸들이 등장하며 정찬성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선영 씨는 "남편이 어떤 선택을 해도 존중하지만 남편이 사랑하는 일을 같이 한다는 자체가 저희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격려했다.
 
노래로 전 세대를 휘어잡으며 이름 그대로 영웅이 된 가수 임영웅이 등장했다. 임영웅은 실용음악학원에 다니면서 각종 가요제에 도전하며 묵묵히 가수의 꿈을 키웠다. "트로트가 요즘 다시 사랑받는다고 하는데 사실 트로트에는 비전성기가 없었다. 저 역시 항상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가깝게 접해왔다"며 트로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임영웅은 2016년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수의 길에 입문했다.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임영웅은 매일 10시간씩 연습을 거듭하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하여 시작한 유투브 영상만 600여개가 넘게 쌓였다.
 
신인 시절 임영웅은 "지금은 40명 앞에서 노래하지만, 5년후에는 4천 명, 10년 뒤에는 4만명 앞에서 노래하겠다"는 각오가 있었고, 그 말을 현실로 이뤄냈다. 임영웅은 "그 꿈을 이루어갈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하다"며 당시를 시간을 돌아봤다.
 
임영웅은 노래로서 자신만의 무기를 고민하다가 "테크닉적으로 희열을 주기보다 사람들이랑 대화를 할 수 있는 스킬을 키워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치 담담하게 말하듯이 부르는 노래는 임영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베테랑 연주자 권영호와 음악 감독 임현기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흔하지만, 노래는 '정말' 잘하는 가수는 흔치않다. 그게 바로 임영웅"이라며 극찬했다.
 
임영웅은 "노래할 때의 '내가 진짜 좋다. 무대에 서있을때의 내가 진짜 나인 것 같다"고 설명하며 "테크닉만이 아니라 내가 충분히 가사에 공감하면서 전달하고 있는가 고민한다"고 밝혔다. 임영웅은 강진 이후 트로트 가수로는 14년만에 아이돌의 전유물이던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오랫동안 공연을 할 기회가 부족했던 임영웅은 "음악적으로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바램을 드러냈다. 임영웅은 "제가 가진 것에 비하여 너무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전보다 나아지기 위하여 고민하고 노력하는데 벽에 부딪힐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지금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올라갈 길이 남아있기 때문에 부족함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한다.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는 순간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강형욱 정찬성 임영웅 유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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