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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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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및 행위제한 등을 규정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다른 공직자가 퇴임 후 자신처럼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건 문제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최고위 공직자가 될 국무총리 후보자가 가뜩이나 무력화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공직자윤리법'을 더 형해화 시킬 발언을 내놓은 셈이다.

현행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는 이해상충 및 전관예우 논란을 막기 위해 공직자윤리위의 심사 승인이 없으면 퇴직 후 3년까지 직전 5년 간 소속했던 부서 및 기관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즉, 한 후보자의 주장은 퇴직 직전 5년 간 소속했던 부서·기관 관련 기업이라 하더라도 퇴직 3년 후란 조건만 채운다면 이해상충 및 전관예우 우려가 해소된단 얘기다.

참고로, 그는 2002년 청와대 경제수석을 끝으로 공직을 마치고 그해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했다. 이후 국무총리·주미대사 등 고위공직으로 복귀했다가 2017년 12월부터 총리 후보 지명 직전까지 김앤장에서 다시 고문으로 활동하며 약 20억 원의 소득을 올렸다(관련 기사: 한덕수의 황당 답변 "김앤장의 일제 전범기업 변론, 몰랐다" http://omn.kr/1yo5g ).

다만, 한 후보자는 두 차례에 걸친 김앤장 취업 과정에서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제한심사를 받은 바 없다. 2002년 땐 변호사가 아닌 고문 직위로 취업한 것이라 심사대상에 속하지 않았다. 2017년 취업 땐 고문 역시 심사대상에 포함됐으나, 한 후보자가 퇴임한 지 5년이 지나 심사대상이 아니었다.

"후배들에게 나처럼 하라 권할 수 있나"... "법 정한 범위 내라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이) 공직퇴임 5년 후 김앤장에 가서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퇴직공직자에 대한 취업제한제도가 왜 생겼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한덕수 후보자는 "그런, 상충하는 이해들에 대해 조화를 이루게 한 게 법적 규정 때문이라 생각한다"면서 "왜 공무원이 퇴임한 지 20년 뒤에 그런 데 갈 수 없게 하는 게 아니라 3년 뒤에 (가도록) 입법 되었겠나"라고 답했다. '퇴직 후 3년'이란 제한기한을 통해 이해상충 가능성을 없앴다는 취지였다.

최 의원은 이에 "왜 퇴직공무원이 바로 못 가게 하고 3년 뒤에 가도록 했을까를 생각하셔야 한다. 입법 취지가 있는데 '왜 20년이 아니라 3년이겠냐'고 하는 건 궤변이다"고 반박했다. 퇴직공무원이 업무 관련 민간기업 등에 재취업하는 데에 '제한기한' 규정을 두게 된 까닭을 먼저 생각해야지, 제한기한을 채웠다고 이해충돌 등의 우려가 완벽히 해소된 건 아니라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한 후보자는 "아니다. 바로 국회에서 그런 걸 감안해서 (입법한 것)"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최 의원은 재차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입법자들의 노력이고 방침이었다. (퇴직공직자들이) 공직을 마치고 취업하는 문제에서 전관예우 등을 우려했던 것"이라며 "(한 후보자처럼) 사적인 활동을 하셨던 분이 다시 최고공직에 복귀하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따졌다.

특히 한 후보자가 '공직-김앤장-공직-김앤장-공직후보'란 회전문 논란을 사고 있는 점을 겨냥해, 최 의원은 "후보자는 앞으로 후배공직자에게 '나처럼 퇴임하면 법적 기간을 거쳐서 로펌에 갔다가 또 기회가 되면 고위공직이 돼 후배들 데리고 일해라'고 자신있게 권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 '당연히 권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그는 "당연히 자신이 공직에서 얻은 경험과 전문성을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권할 수 있다)"라며 "소위 이해상충이나 전관예우를 중화시키는, 입법부가 정한 규정 내에서 자기가 가진 것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막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과 달리,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는 허점투성이란 지적을 받은 지 오래다. 국가경쟁력 강화나 공익 등 추상적 사유를 '특별한 사유'로 규정해 취업을 승인해주는 공직자윤리법의 시행령 탓에 그 취지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 3월 발표한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8개 부처 퇴직공직자 재취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취업제한심사 또는 취업승인심사를 받은 퇴직공직자 10명 중 8명이 민간기업이나 협회 및 조합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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