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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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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출 논란 끝에 일주일 미뤄졌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일 드디어 막을 올렸다. 이제 공격수가 된 '야당' 민주당은 김앤장 회전문 인사 논란, 이해충돌 의혹 등을 매섭게 지적해 한 후보자를 몰아세우며 향후 인준 과정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후보자의 미진한 자료제출을 지적하며 청문회를 거부했던 민주당은 이날도 재차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간사 강병원 의원은 "후보자의 모두말씀을 들으며 참 참담한 심정"이라며 "여야 합의를 거쳐 후보자께 충실한 자료 제출을 촉구했음에도 달라진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자료 제출을 촉구하며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후보자는 물론 배우자 자료 제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역대급 회전문 인사", "돈 버는 일에 치중"
 
주호영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간사, 국민의힘 성일종 간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관한 인사청문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주호영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간사, 국민의힘 성일종 간사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관한 인사청문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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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질의자로 나선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가 공직과 법률사무소 김앤장을 오고갔던 이력을 집중 추궁했다. 한 후보자는 2002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김앤장 고문으로 2002~2003년 재직했고, 다시 국무조정실장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주미대사 등을 역임한 다음 2015년 한국무역협회장을 마치고 2년 뒤인 2017년 12월부터 총리 후보자 지명 직전까지 일했다.

김 의원은 "김앤장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공개된 고문만 109명인데, 다 똑같은 회전문이 아니다.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회전문 돌아가는 바퀴 수가 많아진다"며 "그런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군계일학이 있다. 바로 후보자님이다. 회전문 중에서도 역대급"이라고 했다. 또 청문회 제도 도입 후 총리를 맡았던 14명을 살펴보면, 법조인 출신이라 변호사로 개업했던 이들을 빼면 퇴임 후 사기업에 가더라도 명예직이었다며 한 후보자만 김앤장에 취업해 사익을 추구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 역시 김앤장 논란을 두고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후보자가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했는데, 청문회 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드러나 실망하는 분들이 있다"며 "봉사나 사회공헌보다 돈 버는 일에 치중한 것 아니냐"고 했다. 또 한 후보자가 김앤장 재직 중 해외 방문 내역 관련 자료제출 요청에 '기업 영업활동에 관한 사항'이라며 제출하기 어렵다고 했다가 '개인 여행'이라고 해명을 바꾼 데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 후보자는 또 통상산업부 재직 시절 1989~1999년 미국계 기업 2곳에 집을 빌려주고 '선월세'로 총 6억2000만 원을 받은 일이 대가성 아니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의혹 검증을 위해 국세청 소득신고내역을 받을 수 있도록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비슷한 자료를 예시로 들며 "본인이 동의만 하면 1989년, 1990년도에 후보자가 얼마의 월세소득을 올렸는지 지금도 확인 가능한데 왜 하지 않냐"고 따졌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론스타와 우리 정부간 ISD 소송이 진행 중인데 한 후보자가 제출한 서면진술서가 일부 인용된 자료를 소개하겠다"며 "한 후보자는 '당시 한국사회는 외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너무 강하다'며 '국회와 국민, 언론매체들이 외국 자본에 대해서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진술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한 나라의 총리를 역임한 분이 할 수 있는 얘기인지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몰아치는 의혹에... 한덕수도 적극 해명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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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는 대체로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갔지만, 쉽게 물러서지도 않았다. 그는 론스타 관련 서면진술서는 "론스타와 전혀 무관한 시각에서 말하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 2차에서 론스타가 해석한 게 틀렸다고 조목조목 다 반박했다. 론스타는 제가 그렇게 얘기한 일부를 전체 국민이 생각한다고 몰아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이해식 의원이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해명을 하든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의원님, 정말 잘못 이해하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앤장 의혹과 관련해선 고액 고문료의 경우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조금 송구스러운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한 후보자는 "제 자신의 행동이 특정케이스에 관여된 것은 한 건도 없었다. 후배 공무원들한테도 단 한 건도 전화하거나 부탁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전관예우라든지 이해충돌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인식하지 않았다"며 전관예우·이해충돌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단 활동 내역을 공개하란 요구에는 '김앤장 영업비밀'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한 후보자는 아마추어 화가인 배우자의 작품이 과도하게 비싸게 팔렸다며 '한덕수 특혜 아니냐'는 의혹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배우자가) 거의 프로(작가)"라며 "제 배우자는 대학교 3학년인 1969년에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에 출품해 국회의장상을 받았다. 2등이다"고 했다. 또 "집사람은 제가 공직에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전시회를 하지 않았다"며 "제가 공직을 떠난 다음에 2012년에 한 번, 그리고 작년에 10년 만에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했다.

태그:#한덕수, #론스타, #김앤장,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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