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세 커플의 진정한 화해와 새 출발은 가능할까. 4월 22일 방송된 TV조선 <우리 이혼 했어요2>(이하 우이혼)에서는 시즌1에 출연했던 최고기와 유깻잎의 근황, 나한일-유혜영의 재회여행 마지막날, 일라이-지연수의 가족 상봉 이야기가 그려졌다.
 
시즌1 화제의 커플이었던 최고기와 유깻잎 커플은 게스트로 함께 등장하며 <우이혼> 출연 이후 달라진 근황에 대하여 설명했다. 유깻잎은 "우이혼을 통하여 최고기와 결혼생활 동안 부족했던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오해를 풀었고, 이해도 많이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최고기는 "우이혼 출연 이후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이 많이 바뀐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최고기와 유깻잎은 재결합에는 실패했지만 이제 서로 편안한 친구같은 사이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딸인 솔잎이라는 연결고리로 인하여 자주 만나게 되면서 더 가까워졌다고. 최고기는 아직 솔로도 지내고 있지만, 유깻잎은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유깻잎은 전 시아버지인 최고기의 부친과 재회했다. 시즌 1 당시만 해도 갈등이 깊었던 유깻잎과 최고기의 부친은 이제는 얼굴을 마주하고 편안한 농담까지 주고받을 정도로 관계가 많이 회복됐다. 부친은 유깻잎을 향해 "내가 오래살면 너에게 안좋잖아?" "요즘 연애하니 깨가 쏟아지나?"라고 연딜아 짓궂은 농담을 던지며 유깻잎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부친은 "처음에는 솔잎이 때문에 네가 네 복장을 얼마나 쳤나. 살면서 반성할 때도 있지. 그 반성이 쌓이고 쌓이면 언젠가는 기적이 올 수도 있다. 그때를 기다리는지 모르겠다"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유깻잎은 <우이혼>을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면서 몰입감에 공감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대화의 중요성을 정말 많이 느꼈다"라고 고백했다. MC들은 편안해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이제는 미운 감정이 쏙 빠진 것 같다"라며 반겼다. 
 
최고기와 유깻잎은 <우이혼>의 시작을 알린 첫 커플이다. 이들은 결혼 시절의 어두운 가정사와 실제 갈등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며 많은 화제를 일으켰고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자극적인 연출과 과도한 사생활 노출, 재결합을 둘러싼 논란으로 비판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시즌 1에서 충분히 다루어졌고 사실상 완결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또다시 반복해야 할 당위성이 있었는지 아쉬움을 남긴다.
 
출연자 중 최고령 커플인 나한일과 유혜영은 재회 여행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나한일은 아침부터 부지런히 유혜영을 위하여 카페에서 커피를 사오고 달걀 프라이를 만들었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낚시가 실패로 돌아가자 저녁에 자연산 도미를 구입해와 직접 정성스럽게 회를 뜨기도 했다. 나한일은 "결혼생활할 때 못해줬던 걸 이번 기회에 최선을 다해서 해주는 거야"라고 밝히자 유혜영은 배시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나한일은 잠시 망설이다가 "만약 이런 기회를 또 준다면 앞으로 당신을 더 이해하고 더 파악하고 싶어. 더 열심히 잘해주고 싶다"라는 진솔한 바람램을 드러냈다. 유혜영은 "이만하면 됐다. 잘했다"라고 칭찬했다. 나한일이 "그럼 합격이네?"라고 묻자 유혜영은 "예전엔 알아서 하는 게 없었다니까"라고 답했다. 나한일은 "언제라도 내가 필요하다면 만사 제치고 달려가겠다. 앞으로 잘 지냅시다"라고 다짐했다.
 
나한일은 취침 준비를 하는 유혜영의 방을 다시 찾았다. 짐을 정리하는 유혜영의 모습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한일은 돌연 "한번 안아보자"며 팔을 벌렸다. 유혜영은 천천히 일어나 나한일의 품을 안겼고, 두 사람은 서로의 등을 끌어안고 가볍게 두드려주며 마음을 나눴다. 지켜보던 MC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두 사람의 감정에 눈시울을 붉혔다. 유깻잎도 최고기와 똑같은 상황이 있었다며 나한일-유혜영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다.
 
재회 여행 마지막날 아침, 나한일은 마음 속 못다한 이야기를 꺼냈다. 교도소에 있던 시절 유혜영이 마음고생이 컸음에도 묵묵히 옥바라지를 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사람들이 당신을 알아보는데도 일주일에 몇 번씩 왔다. 그때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라며 뒤늦은 마음을 전했다.

나한일은 옥중에서 배운 기술로 만든 자개장을 유혜영에게 선물했고 유혜영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MC들은 스튜디오에서 직접 나한일이 만든 자개장을 확인하고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유혜영은 "만일 기회가 있으면 사업을 또 할 거냐"라고 질문했다. 나한일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안해, 이제는 배운 게 많다. 최소한 사인은 절대 안 한다"라고 말했다. 유혜영은 "참 오래 걸렸다"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나한일과 유혜영은 밖으로 나와 마지막 데이트를 즐겼다. 바람이 불어 출렁대는 구름다리에서 나한일은 유혜영의 손을 잡아주고 사진도 함께 찍었다. 여행 내내 유독 사진을 많이 찍은 이유에 대하여 "(결혼생활동안) 둘이 찍은 사진이 없더라"며 속내를 밝혔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이별을 앞둔 차안에서 나한일은 "이렇게 같이 있는 게 꿈만 같다"라고 말했고 유혜영은 "그러게,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라고 화답했다. 유혜영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한일이 손을 내밀자, 유혜영은 말없이 그 손을 잡아줬다. 두 사람은 더 이상의 이야기없이 그렇게 손을 잡고 한참 동안을 앉아있었다. 7년 만의 재회이자 34년 만에 두 사람이 함께 떠난 첫 여행은, 그렇게 말로 다할 수 없었던 많은 감정들을 남기고 아름답게 막을 내렸다.
 
나한일의 속죄와 반성으로 요약되는 나유 커플의 이야기는 역대 <우이혼> 출연자을 통틀어 가장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잡음과 사건사고가 많았지만 젊은 시절의 과오를 온전히 자신의 탓으로 받아들이고 전 아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나한일의 허당스러우면서 귀여운 노력들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자아냈다. 
 
이어 11살차 연상연하 이혼 커플 일라이와 지연수의 재회 3일차 이야기가 이어졌다. 한결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두 사람은 함께 마스크팩을 하며 잠시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냈다.
 
지연수는 "여보라고 불러줘서 고맙다"라고 고백하며 결혼생활을 할 때는 무시한다고 느낄까봐 '너'라는 호칭을 쓴 적이 없다. 근데 이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너라고 하니까 쾌감이 있더라"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만일 네가 나한테 너라고 했다면 '누나라고 해'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혼하고 나서도 나를 끝까지 대우해주는 것 같아서 솔직히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일라이는 "뭐라고 불러야할지 많이 고민했다. 누나라고 부르면 대화의 진도가 잘 안나갈 것 같았다"라고 고백했다.
 
일라이는 "메신저 프로필은 왜 그렇게 자주 바꾸냐"고 질문했다. 프로필이 자주 바뀌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자주 들어가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연수는 당황하더니 "너에 대한 감정 때문에 바꾼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사진을 올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각각 휴대폰에 서로의 번호를 각각 일라이는 '민수 엄마'로, 지연수는 '미국 전화'로 저장해놓았다고 고백했다. 이혼 6년차인 MC 김새롬은 전 남편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저장해놨냐는 질문에 웃으며 "흔적도 없다"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혼 후 서로에 대한 호칭 문제는 사실 자녀와의 관계와도 관련이 있었다. 지연수와 일라이는 아들 민수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면서 "누나만 아니면 여보든 민수엄마라고 부르던 괜찮다. 아이에게 부모의 사이가 나쁘다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일라이는 "그렇다고 재결합할 것이라는 기대를 못주니까"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연수는 "그래서 민수를 만나는 걸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라이는 휴대전화 속 아들 민수의 사진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일라이는 "아빠가 민수를 버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아이를 꽉 안아주고 얼굴을 파묻고 향을 맡고 싶다"며 절절한 속내를 고백했다. 
 
일라이는 "헤어진 2년 동안 시간이 지날수록 겁이 났다. 민수와 관련된 요구를 하면 안들어줄까봐"라고 말했다. 지연수는 "만일 민수가 미국에 있는(아빠가 양육하는) 상황이었다면 나도 그런 걱정이 들었을 것"이라며 일라이의 입장에 공감했다. 일라이는 "아들과 껌딱지처럼 붙어있고 싶은데 시간을 골라서 만나야 하는 게 되게 슬프다"라며 씁쓸해했다.
 
지연수는 민수를 유치원에서 데려와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차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라이는 지연수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향했다. 아들과 2년만의 만남이었다. 예상못한 재회에 민수는 잠시 쭈볏쭈볏하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일라이는 아들을 번쩍 들어 품에 안더니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지연수는 일라이와 아들을 함께 토닥여주며 달랬다. 지켜보던 MC들도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일라이와 마주한 민수는 "아빠가 그동안 엄마와 나를 미워하면서 미국 할머니-할아버지랑 행복하게 사는줄 알았다"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일라이는 "아빠는 항상 민수를 생각한다. 엄마랑 민수를 미워하지 않는다"며 달랬다.
 
일라이는 아들을 직접 목욕시켜주며 오붓한 대화를 나눴다."아빠, 우리 집에서 그냥 살면 안 되냐"는 민수의 이야기에, 일라이는 "엄마와 아빠는 이제 같이 안 살아도 민수와 사이좋게 지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민수는 "아빠 혹시 결혼했냐." "우리 엄마 쫓아낸거 아니냐"라는 폭탄 질문을 연거푸 던지며 듣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7살 아이라도 보고 느끼며 알 것은 다 안다는 것을 일깨워준 장면이었다. 일라이는 크게 당황하면서도 아니라고 부인하며 "그렇게 생각할만한 모습을 보여줘서 미안하다"라며 사과했다. 민수는 "아빠 사랑해요"라고 고백하며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둔 그리움을 토해냈고, 일라이는 "아빠는 언제나 민수 아빠다"라며 부정을 확인했다. 
 
일라이가 떠나야 하는 시간이 되자, 민수는 "아빠랑 같이 자고 싶다"며 무릎까지 꿇고 사정했다. 당황한 지연수는 "엄마 아빠가 싫어서 그러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고, 일라이는 "아빠가 한국에 있는 동안 우리 셋이서 민수가 하고 싶은 걸 다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아이를 달랬다.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최고기와 유깻잎은 딸 솔잎을 생각하며 가장 미안했던 일로 "어린 나이에 '헤어짐'이라는 것을 알게 한 데 항상 죄책감이 있다"며 공감했다. 유깻잎은 딸의 양육을 맡은 최고기에 대하여 "이혼 후에도 엄마에 대하여 좋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웠다"라고 밝히며, 지연수에게는 "아이가 아빠를 오해하지 않게끔 잘 설명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최고기와 유깻잎 커플이 재등장하여 최근 유깻잎의 연애에 대하여 뼈 있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했다. 한편 잠시 평화롭던 일라이와 지연수는 또다시 말싸움을 벌이며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우이혼 나한일 일라이 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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