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울산의 노장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광저우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박주영 울산의 노장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광저우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 울산현대 제공

 
 
백전노장 공격수 박주영이 이적 후 드디어 1호골을 터뜨린 가운데 소속팀 울산 현대는 광저우를 제압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첫 승을 따냈다.
 
울산은 21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탄 스리 다토 하지 하산 유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광저우(중국)와 2022 ACL 조별리그 I조 3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1무 1패로 주춤한 울산은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두며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의 불씨를 살렸다. 광저우는 3연패에 빠지며 I조 최하위(승점 0)에 머물렀다.
 
'코스타-박주영 연속골' 울산, 광저우에 3골차 대승
 
이날 울산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코스타-박주영 투톱을 두고, 미드필드는 윤일록-고명진-김성준-김민준을 포진시켰다. 포백은 이명재-김영권-원두재-오인표, 골문은 조수혁이 지켰다. 주전급들을 절반 이상을 제외한 라인업이었다.
 
울산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점유율에서 84%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슈팅수에서 39-3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전반 6분 만에 코스타의 첫 슈팅으로 포문을 열더니 울산은 공 소유 시간을 늘리며 광저우 진영에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12분 오인표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1분 뒤 박주영-코스타의 합작 플레이에 의한 슈팅은 골문 왼편으로 벗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영점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전반 19분 박주영과 코스타의 연속 슈팅이 전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전반 28분 선제골을 엮어냈다. 코스타가 먼 거리에서 시도한 프리킥이 절묘하게 골문으로 들어갔다.
 
울산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32분 윤일록의 헤더와 39분 김민준의 슈팅은 정확도가 높지 못했다. 전반 40분 박주영이 내준 패스를 코스타가 연결한 슈팅은 윗 그물을 때렸다.
 
1-0으로 전반을 앞선 채 마친 울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민준 대신 이청용을 투입했다. 이청용의 가세 이후 공격의 세밀함이 더해졌다. 이러한 결과가 후반 12분에 나타났다. 이명재-이청용을 거친 패스를 박주영이 박스 안에서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홍명보 감독은 바코, 레오나르도, 설영우 등 주전급들을 대거 투입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후반 23분 원두재의 패스를 윤일록이 밀어 넣으며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광저우는 추격의 의지를 잃었다.
 
울산은 주도권을 줄곧 쥐어가며 네 번째 골 사냥에 나섰다. 바코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여러차례 슈팅을 날렸지만 광저우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울산의 3골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분위기 반전' 울산, 두터운 스쿼드의 힘 재확인
 
울산의 올 시즌 ACL 출발은 좋지 못했다. 1차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1-1로 비긴 울산은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2차전서 충격의 1-2 패배를 당했다. 제아무리 원정이지만 동남아시아 클럽에게 패한 것은 2020시즌 ACL 우승팀에게 자존심을 긁는 상처였다.
 
때마침 유망주들로 꾸려 대회에 출전한 이번 광저우전은 비주전들에게 기회를 부여함과 동시에 분위기를 바꿀 기회이기도 했다. 예상대로 울산은 압승을 거뒀다. 승리도 승리지만 새 얼굴들의 데뷔골이 더욱 반가웠다. 헝가리 출신의 공격수 마크 코스타가 프리킥으로 포문을 열었으며, 홍명보 감독의 애제자 중 한 명인 박주영도 드디어 골맛을 봤다.
 
헝가리 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코스타의 영입은 울산 공격진 뎁스를 두껍게 가져다 줄 주요 자원이었다. 울산 이적 후 치른 두 경기만에 첫 골을 쏘아올린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또, 박주영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FC서울과의 계약이 만료된 후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울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주전이 아닌 스트라이커 세 번째 옵션이라는 보직임을 알고도 마지막 불꽃을 피우기 위해 친정팀 서울과 작별하는 선택을 내렸다.
 
아무래도 입지가 입지인만큼 9라운드까지 진행된 K리그에서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2월 26일 성남FC전 15분이 전부였다. ACL에서는 1차전 가와사키전 3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경기였다. 광저우전은 교체가 아닌 첫 번째 선발이었다. 박주영의 클래스는 빛났다. 후반 12분 이청용이 내준 크로스를 깔끔한 발리슛으로 매듭지었다. 이날 박주영은 63분 동안 1골을 포함, 터치 30회, 슈팅 3회, 키패스 2회, 공중볼 경합 성공 3회을 기록하며 코스타와 함께 전방을 책임졌다.
 
이미 울산은 레오나르도, 코스타라는 두 명의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여기에 박주영마저 제 몫을 해준다면 두터운 선수층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다. 무엇보다 울산은 이번 ACL 3경기에서 터뜨린 5골 모두 다른 선수가 넣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 1차전은 레오나르도, 엄원상이 득점을 기록했다면 이번 3차전에서는 코스타, 박주영, 윤일록이 골맛을 봤다.
 
3경기에서 승점 4를 확보한 울산이 갈 길은 아직 멀다. 조1위까지 주어지는 토너먼트 직행 티켓을 위해 남은 3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리를 거둬야 한다.
 
2022 AFC 챔피언스리그 I조 3차전
(탄 스리 다토 하지 하산 유노스 스타디움, 말레이시아 – 2022년 4월 21일)
울산 현대 3 – 코스타 28' 박주영 57' 윤일록 68'
광저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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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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